[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제이알글로벌리츠 주주들이 금융감독원에 공시 및 회계처리 문제를 두 차례 제기한 데 이어 이사진을 형사 고발했다. 벨기에 현지 배당 중단과 캐시트랩(Cash Trap) 발생 과정에서 주요 위험 요인을 적정하게 공시했는지를 문제 삼은 데 이어 핵심 자산인 브뤼셀 파이낸스 타워의 평가액 차이까지 지적하고 있다. 주주들은 형사 절차를 통해 위법 여부를 입증한 뒤 민사상 책임을 묻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 주주들은 올해 8월31일과 9월8일 두 차례에 걸쳐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각각의 민원에서 문제 삼은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400억원 채무불이행(디폴트)과 캐시트랩 등 주요 재무 위험이 투자자들에게 부실하게 공시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여기에 브뤼셀 파이낸스 타워의 평가액 차이까지 더해지면서 공시와 회계처리 전반으로 문제 제기가 확대됐다.
주주들이 금감원에 문제를 제기한 사안 중 하나는 벨기에 현지 배당과 관련한 공시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핵심 자산인 브뤼셀 파이낸스 타워는 벨기에 현지법인 FTB NV를 거쳐 보유하고 있다. FTB NV에서 발생한 현금이 제이알26호를 거쳐 제이알글로벌리츠로 유입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주주에게 배당하는 구조다.
지난해 4~9월 제12기 동안 FTB NV에서 제이알26호로 지급된 배당금은 0원이었다. 주주들은 벨기에 현지에서 배당가능이익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배당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벨기에 현지 배당이 중단된 이후에도 국내 주주에 대한 배당은 곧바로 중단되지 않았다. 제이알26호는 기존 유보재원과 공모채 발행 등을 활용해 제이알글로벌리츠에 자금을 지급했고 제이알글로벌리츠도 국내 주주에 대한 배당을 이어갔다.
주주들은 이 과정에서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에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이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배당이 계속되면서 브뤼셀 파이낸스 타워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캐시트랩과 관련한 공시 문제도 주주들이 문제 제기하는 핵심 사안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2024년 말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LTV가 52.5%를 초과할 경우 현금 사용과 배당 등을 제한하는 캐시트랩 조건을 설정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측이 첫 캐시트랩 발생 사실을 공시한 것은 2026년 4월14일이다. 실제 캐시트랩은 다음 날인 4월15일 발생했다. 주주들은 캐시트랩이 발생한 시점뿐 아니라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이전부터 관련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향후 LTV 테스트와 캐시트랩 발생 조건 및 이에 따른 자금 운용·배당 제한을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했는지를 문제 삼고 있다.
두 번째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한 내용의 골자는 브뤼셀 파이낸스 타워의 평가액 차이다. 벨기에 현지 자회사인 투르 데 피낭스(Tour des Finances NV)는 2025년 결산에서 브뤼셀 파이낸스 타워의 공정가치를 12억4000만유로로 평가했다. 반면 제이알글로벌리츠가 2026년 3월23일 공시한 2025년 연결재무제표에는 같은 자산의 가치가 2조2793억원으로 반영됐다.
2025년 말 환율을 적용하면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된 금액은 약 13억4500만유로 수준이다. 현지 평가액과 비교하면 약 1억500만유로, 원화로 약 1785억원의 차이가 난다는 게 주주 연대의 설명이다.
주주들은 동일한 자산을 같은 기준일에 평가했음에도 상당한 차이가 발생한 만큼 그 배경과 근거가 명확하게 설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평가기법과 주요 가정을 적용했는지,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된 평가액이 국제회계기준상 공정가치 측정 원칙에 부합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주주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10월9일 제이알글로벌리츠 대표 등 이사진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형사 고발했다. 금융당국에 민원을 제기한 데 이어 수사기관을 통해 관련 의혹의 위법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주주연대 관계자는 “주주연대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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