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신한카드가 자금세탁방지 전담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업무 자동화에 투자했지만, 최근 금융당국 검사 과정에서 추가 인력 확보를 요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내부 감사위원회에서도 담당 인력의 적정성을 살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 데 이어 이번 검사에서도 같은 문제가 점검 대상에 오르면서, 양적 확대를 넘어 실제 업무량에 맞는 운영 역량을 키우는 일이 과제로 떠올랐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신한카드에 대한 자금세탁방지 검사를 지난 8월 말 시작한 뒤 두 차례 일정을 연장해 이달 초까지 진행했다. 검사 과정에서는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한편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담당할 인력을 추가로 확보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사에서는 전담 인력의 적정성을 비롯한 자금세탁방지 운영체계가 주요 점검 대상에 올랐다. 신한카드의 자금세탁방지 전담 인력은 2017년 1명에서 올해 10월 기준 41명으로 늘었다. 9년 만에 40명 늘어난 셈이지만, 금융당국은 단순한 인원 규모를 넘어 실제 업무량과 담당 범위에 맞게 인력이 확보·배치됐는지를 들여다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 내부에서도 앞서 비슷한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신한카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열린 정기 감사위원회는 2024년 자금세탁방지제도 운영 평가 결과를 보고받고 담당 부서의 업무 인력이 적정한지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내부에서 제기된 인력 적정성 문제가 이번 금융당국 검사에서도 다시 수면 위로 오른 셈이다.
올해 들어서는 보완 과제도 인력에서 의심거래 분석과 해외 위험 대응으로 넓어졌다. 지난 2월 열린 정기 감사위원회는 위험평가와 모니터링 등 내부통제가 전반적으로 적정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외부 정보 기반 의심거래 분석 체계의 고도화와 해외 자금세탁 리스크 대응 체계 강화를 권고했다.
금융당국의 추가 인력 확보 요구는 신한카드가 그동안 자금세탁방지 인력과 시스템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신한카드는 2023년 11월 전담 인력 확충과 관련 투자 확대 등을 높이 평가받아 제17회 자금세탁방지의 날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전문자격 취득과 외부 교육을 지원하는 등 담당 인력의 전문성 강화도 추진해 왔다.
시스템 투자와 외부 검증도 병행했다. 2024년에는 의심거래와 고액현금거래 보고의 누락 여부를 자동 점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객확인 서류 점검에도 자동화 기술을 적용했다. 시스템 관리 전담 인력을 배치하는 한편 외부 전문기관의 점검과 자문을 통해 취약점을 보완해 왔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추가 인력 확보를 요구하면서 그동안의 인력 확충과 시스템 고도화가 실제 업무 부담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는지가 과제로 남게 됐다. 자동화 시스템이 이상 거래를 포착하고 보고 누락 가능성을 줄이더라도 실제 거래 내용을 분석하고 의심거래보고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는 담당 인력이 필요하다. 거래와 고객 유형이 복잡해질수록 시스템에서 걸러낸 정보를 분석하고 판단할 전문 인력의 역할도 커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보다 전담 인력을 늘렸더라도 업무량이나 담당 범위가 확대됐다면 추가 인력이 필요할 수 있다”며 “다른 회사와 인원수를 비교하기보다 회사의 사업구조와 실제 업무량에 맞는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로서는 금융당국이 요구한 추가 인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그동안 구축한 시스템과 늘어난 인력을 실제 의심거래 분석 역량으로 연결하는 과제가 남았다. 지난해 감사위원회의 인력 적정성 점검 주문에 이어 올해는 외부 정보 기반 의심거래 분석과 해외 자금세탁 리스크 대응 강화까지 권고된 만큼, 앞으로는 전담 인력의 숫자뿐 아니라 배치와 전문성, 시스템 활용도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자금세탁방지 체계의 실효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서비스를 범죄에 악용하는 수법이 다양해지면서 금융당국도 자금세탁방지에 대한 경영진의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위험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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