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와 경기 둔화로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2금융권의 해외 사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카드·보험·캐피탈사 등 금융사들은 글로벌 거점을 확대하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실적 개선과 수익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주요 2금융권의 해외 사업 성과를 살펴보고, 글로벌 확장 전략과 과제를 점검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신한카드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거점의 성장을 발판 삼아 해외사업 수익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금융 시장에 특화된 사업 모델과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이 맞물리면서 동남아 법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반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카자흐스탄법인은 수익성 회복이 더딘 만큼 향후 해외사업 포트폴리오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주요 해외 종속회사 4곳의 분기순이익 합계는 94억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73억3700만원) 대비 28.1% 증가한 수치다.
신한카드는 국내 카드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소비자금융업 기반 해외사업을 확장해 온 회사로 평가받는다. 단순 카드 발급보다 할부금융과 신용대출, 자동차금융 등을 중심으로 현지 금융 수요를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신한은행 등 그룹 관계사와의 시너지 및 지급보증 지원이 더해지면서 해외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법인별 실적을 살펴보면 베트남법인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Shinhan Vietnam Finance)가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올해 1분기 48억92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2억원) 대비 52.9% 증가한 수치다. 2019년 6월 신한카드 자회사로 최종 편입된 이후 신한베트남은행과 신한라이프베트남 등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확대해 왔다.
특히 모바일 비대면 대출 플랫폼(iShinhan App)을 통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직장인 신용대출 중심에서 오토론(2020년), 내구재·오토바이 할부금융(2021년), 신용카드(2022년)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1월 베트남 법인 증자에 1350억동(VND)을 출자한 데 이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총 464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며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인도네시아법인 신한인도파이낸스(PT Shinhan Indo Finance) 역시 21억29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2억6400만원) 대비 68.4% 성장했다. 2015년 인수 이후 인도네시아 재계 2위 살림그룹 산하 '인도마렛' 임직원 카드 발급과 조인트 파이낸스(Joint Finance) 사업을 확대해 왔다.
최근에는 히노(Hino)와 닛산(Nissan) 등 인도모빌 계열 캡티브 시장을 공략하며 승용·상용차 할부금융과 중장비 리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들어 총 818억6000만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며 현지 사업 확장을 지원했다.
또한 신한인도파이낸스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중간지주사 설립 규정에 맞춰 보유 지분 중 일부를 신한은행 인도네시아 현지법인(BSI)에 매각할 예정이다. 매각이 완료되면 신한카드 지분율은 76.33%에서 26.3% 수준으로 낮아지고, 연결 종속회사에서 관계기업으로 전환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단순 지분 매각보다는 현지 규제 대응과 그룹 차원의 해외 금융사업 체계 정비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향후 연결 실적 기여도는 줄어들 수 있지만 자본 효율성은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미얀마법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Shinhan Microfinance)의 올해 1분기 순손실은 2억원으로 전년 동기(6억3400만원 손실) 대비 적자 폭을 줄였다.
신한카드는 소액신용대출 중심인 미얀마 법인에 대해 무차입경영 체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자본금 증자 이후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고 신용공여 한도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이는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차입 의존도를 낮추고 자본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올해 2월에도 30억4752만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며 체질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카자흐스탄법인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는 올해 1분기 25억80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35억700만원) 대비 26.4% 감소했다. 4개 해외법인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할부금융과 신용대출, 담보대출 등을 영위하는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는 2014년 국내 신용카드사 최초로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신한카드의 대표 해외 거점이다. 2021년 현지 대형 딜러 아스터(Aster)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2024년에는 아스터오토(Aster Auto) 투자 유치를 통해 조인트벤처(JV) 체제로 전환했다.
다만 JV 전환 이후 외형 확대 과정에서 수익성 개선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카드 지분은 현재 72.09%이며, 아스터오토는 향후 5년 내 지분을 49%까지 늘릴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카자흐스탄법인에 대한 지원 규모 대비 이익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점을 과제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 법인의 신용공여 한도를 기존 1550억 텡게(KZT)에서 1744억 텡게로 증액하고, 기한도 2032년까지 연장했다. 누계 지급보증 잔액은 5598억원으로 4개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신한카드는 "신용공여 한도 조정을 통해 본사 신용공여 관리를 효율화하는 동시에, 기한 연장을 통한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 금융과 소비자금융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동남아 거점이 안정적인 수익 창출 단계에 진입한 만큼, 향후 카자흐스탄 투자 성과가 본격화될 경우 해외사업 포트폴리오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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