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TA어소시에이츠의 시지바이오 인수가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기존 원매자보다 높은 가격과 매도자 측에 유리한 조건을 앞세워 독점 협상권을 확보했지만 이후 초기 제안과 동떨어진 가격할인을 요구하다가 대웅그룹과 갈등을 빚은 탓이다. 서울에 데스크를 두지 않고 홍콩에서 한국 딜을 커버해온 탓에 국내 실행 기반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TA어소시에이츠는 지난 7월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를 제치고 대웅그룹 관계사인 시지바이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석 달 간 공방 끝에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이전까지 IMM PE는 시지바이오 경영권 지분 51%를 516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협의했지만 경업금지 조항 등 세부 계약 조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TA어소시에이츠는 IMM PE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제시하는 동시에 매도자 측이 요구한 조건도 상당 부분 수용하면서 후발주자임에도 독점 협상권을 확보했다. 시지바이오가 일정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경우 잔여 지분 일부를 2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로 추가 매입하는 조건까지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과 비가격 조건 모두 직전 원매자보다 적극적인 제안을 내놓은 셈이다.
문제는 본계약 협상에 들어가면서 이 하우스의 입장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실사가 진행되면서 가격과 거래 조건을 다시 조율하기 시작했고, 우협 확보 당시 수용 의사를 밝혔던 조건 일부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르면서 대웅그룹 측과의 이견 간극도 벌어졌다.
시지바이오는 TA어소시에이츠가 나타나기 전부터 경업금지 등 주요 쟁점을 드러낸 거래였다. TA는 주요 쟁점을 인지한 상태에서 우협을 확보한 터라 조건을 다시 수정할 협상 여지가 제한적이었다.
잔여 지분 매입 조건도 협상 부담을 키운 요인이다. TA는 경영권 지분에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한 데 이어 향후 잔여 지분에 대해서도 매입 조건을 제시했다. 실사 이후 기업가치나 거래 조건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경우 초기 제안의 일부를 다시 조정해야 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대웅그룹 측은 이를 전제로 TA에 우협 지위를 부여했다. 결국 공격적인 초기 제안이 이후 협상에서 운신의 폭을 좁힌 셈이다.
결국 TA는 약 3개월 독점협상 기간 내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지 못했고 지난달 말 배타적 협상 기간은 종료됐다. 자금조달 문제보다는 우협 확보 당시 제시한 조건과 실사 이후 최종 투자 판단 사이의 이견 간극을 해소하지 못한 것이 거래 종결의 주 원인이 됐다.
TA는 별도의 서울 사무소 없이 홍콩 오피스에서 한국 투자를 담당해왔다. 2019년 공차 투자 이후 수년간 국내 신규 투자가 많지 않았고, 서울에 전담 투자조직을 둔 다른 글로벌 PEF들과 비교해 한국시장 내 활동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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