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영훈 기자] DB손해보험의 베트남 자회사 ‘사이공하노이보험(BSH)’이 올해 들어 기존 지역 영업조직의 절반을 웃도는 31곳의 운영 종료를 결정했다. 대면 영업망은 또 다른 현지 자회사 DBV에 무게를 싣고 BSH는 기업·온라인 영업과 수재보험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는 재편 작업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실제 BSH의 상반기 원수보험료는 70% 넘게 줄어든 반면 수재보험료는 18배 가까이 불어났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BSH 이사회는 지난달 14일 21곳, 15일 4곳 등 총 25개 지역 영업조직의 운영 종료를 각각 결의했다. 하노이·하이퐁·다낭·껀터 등 베트남 곳곳의 영업거점이 대상이다.
앞서 BSH는 지난 6월29일에도 영업거점 6곳의 운영 종료를 결의했다. 이번 25곳과 중복되지 않아 올해 이사회가 운영 종료를 결정한 영업거점은 모두 31곳이다. BSH가 기존에 운영해 온 54개 지역 영업조직과 비교하면 57.4%에 해당하는 규모다.
대규모 영업망 정리는 DB손보가 베트남에서 보유한 두 보험사의 역할을 재편하는 과정과 맞물려 있다. DB손보는 2024년 초 베트남국가항공보험(VNI·현 DBV)과 BSH의 지분을 각각 75%씩 인수했다.
인수 이후 DB손보는 DBV의 대면 영업망을 확대하는 한편 BSH는 온라인·전화영업과 기업 대상 영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두 회사의 영업구조를 재편해왔다. 지난해 7월에는 BSH의 기존 지점 다수를 DBV로 이전하는 행정절차도 마쳤다. 올해 BSH의 추가 영업망 정리는 이 같은 역할 분담을 한층 선명하게 만드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사업구조 변화는 올해 보험료 목표에서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 BSH의 올해 원수보험료 목표는 별도 기준 6500억동으로 지난해 실적보다 73.0% 낮다. 원수보험료는 회사가 고객과 직접 맺은 보험계약에서 받는 보험료다. 반면 다른 보험사의 위험을 나눠 맡는 대가로 받는 수재보험료 목표는 9000억동으로 지난해 실적의 9.8배에 달한다.
사업계획에 담긴 방향은 상반기 실적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BSH의 상반기 원수보험료는 4054억동으로 전년 동기보다 73.7% 줄었다. 반면 수재보험료는 6698억동으로 전년 동기의 17.9배로 늘었다. 원수보험료와 수재보험료를 합친 규모는 31.8% 감소했지만 보험료 구성은 완전히 달라졌다. 전체에서 수재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4%에서 올해 62.3%로 뛰었다.
특히 수재보험 확대의 중심에는 DBV가 있었다. 올해 상반기 BSH가 DBV로부터 받은 수재보험료는 5248억동으로 전체 수재보험료의 78.4%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재보험료 증가분 가운데 DBV 거래에서 발생한 증가분이 차지한 비중도 82.9%에 달했다. BSH의 수재보험 급증이 DB손보의 베트남 자회사 간 역할 재편과 맞물려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영업망 재편과 함께 조직도 빠르게 슬림화됐다. BSH의 직원 수는 지난해 말 1259명에서 올해 6월 말 886명으로 373명(29.6%) 감소했다. 상반기 일반관리비도 전년 동기보다 21.3%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별도 순이익은 326억동으로 131.8% 증가했다. 외형을 줄이는 동시에 비용 구조를 가볍게 하면서 수익성은 개선된 셈이다. BSH는 “수익성이 낮은 보험 부문을 줄이고 관리비를 절감한 것이 이익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BSH는 줄어든 대면 영업망을 기업·한국계 고객과 보험중개 채널, 온라인 영업으로 채운다는 구상이다. 지난 4월 주주총회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고객군에 집중하고 상품 구성을 조정하는 한편 보험계약 인수 단계의 위험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재보험 역시 제휴사와의 협력을 통해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전화영업을 뒷받침할 인프라 구축도 진행 중이다. BSH는 온라인 플랫폼과 전화 상담·판매를 결합한 영업모델을 준비해왔다. 지난 6월에는 비즈플라이 VCCorp와 함께 마케팅·전화영업·고객서비스 데이터를 통합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보험 판매와 보상에 활용하는 MyBSH와 자동차보험 사고 심사 관리체계, 고객상담센터 등 비대면 영업 기반도 확충하고 있다.
이번에 운영 종료를 결정한 영업거점의 권리와 의무는 본사나 다른 조직으로 넘긴다. 관련 예치금과 보증금도 회사 계좌로 이전해 관리하고 계약자와 피보험자의 권익을 보호할 방침이다.
DB손보 관계자는 “(이번 BSH 현지 영업 거점 정리는) 베트남 두 자회사를 효율적으로 개편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빠른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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