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DB손해보험의 보험계약마진(CSM)이 올해 2분기 감소세로 돌아섰다. 손해율·사업비 계리가정 변경으로 기존 계약의 미래이익이 줄어든 가운데 보장성 신계약 판매까지 위축되면서 신규 CSM 유입도 둔화한 영향이다. 상반기 순이익은 증가했지만 미래이익 기반을 다시 확대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신계약 판매 회복이 과제로 떠올랐다.
13일 DB손보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CSM 잔액은 12조7940억원으로 3월 말(12조8220억원)보다 28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 12조2050억원과 비교하면 5890억원 늘어난 수준이지만, 1분기 6170억원 증가했던 CSM은 2분기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CSM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올해 2분기부터 적용된 손해율·사업비 계리가정 변경이다. 금융당국은 신규 담보의 손해율을 90%와 유사한 상위 담보의 경험손해율 가운데 높은 값으로 적용하고, 사업비 가정에도 물가 상승과 공통비를 반영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손해율과 사업비 가정이 높아지면 향후 지급할 보험금과 비용 예상치가 늘면서 계약에서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이익인 CSM은 감소한다.
DB손보는 손해율·사업비 가정 변경 등의 영향으로 2분기 CSM에 3620억원의 감소 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계리가정 변경에 따른 충격에도 실제 CSM 잔액 감소폭은 280억원에 그쳤다. 신계약을 통해 새롭게 확보한 CSM이 감소분을 일부 메운 데다 상각과 경험조정 등 다른 변동 요인도 최종 잔액에 함께 반영된 결과다.
DB손보 관계자는 “이번 CSM 감소는 2분기 결산 실적부터 반영된 손해율·사업비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의 영향이 컸다”며 “가정 변경에 따라 미래 보험금과 사업비 추정치가 조정되면서 CSM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계리가정 변경에 따른 CSM 감소분을 메울 보장성 신계약 판매도 위축됐다는 점이다. DB손보의 올해 상반기 월평균 보장성 신계약 보험료는 118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46억2000만원)보다 19.1% 감소했다. 2분기 월평균 보장성 신계약 보험료 역시 116억2000만원으로 1분기(120억1000만원)보다 3.2% 줄었다.
상품별로 보면 상반기 질병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434억원으로 전년 동기(525억원)보다 17.3% 감소했다. 운전자보험은 123억원에서 68억원으로 44.7% 줄었고 상해보험도 229억원에서 208억원으로 9.2% 감소했다.
보장성 신계약 판매 감소는 신규 CSM 유입 둔화로 이어졌다. DB손보의 신계약 효과는 1분기 6240억원에서 2분기 5860억원으로 380억원 감소했다. 신계약 보험료 대비 확보한 CSM 규모를 보여주는 CSM 배수도 같은 기간 16.2배에서 15.9배로 소폭 낮아졌다. 계리가정 변경으로 기존 계약의 CSM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를 보완할 신규 미래이익 확보 속도까지 둔화한 셈이다.
미래이익 기반이 주춤한 것과 달리 당기 실적은 개선됐다. DB손보의 상반기 순이익은 9796억원으로 전년 동기(9069억원) 대비 8.0% 증가했다. 특히 2분기 장기보험 이익은 5105억원으로 전년 동기(2570억원)보다 98.6% 늘면서 1분기의 부진을 만회했다.
당장의 이익 증가와 미래이익 지표인 CSM이 엇갈린 만큼 하반기에는 보장성 신계약 판매 회복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계리가정 변경에 따른 일회성 충격을 소화하더라도 신규 CSM 유입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CSM 잔액을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이 처음 적용되면서 보험사별 가정 변경 규모에 따라 CSM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변경된 계리 가정 아래 보장성 신계약 판매를 얼마나 회복하는지가 향후 CSM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B손보는 하반기 장기보험을 비롯한 전 보험 영역의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보종별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운영전략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본원적인 이익 창출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계약을 중심으로 미래 수익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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