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중앙일보와 JTBC에 이어 같은 계열의 콘텐츠 제작사인 SLL중앙도 대주주인 프랙시스캐피탈이 연내에 경영권 매각에 착수한다. 프랙시스는 최근 실타래처럼 꼬였던 인수금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큐리어스파트너스로부터 10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연내에 조기 매각을 추진해야 금융부담을 덜 수 있다는 계산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프랙시스는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SLL중앙 인수금융 문제를 큐리어스 투자 유치로 해결하면서 매각 작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프랙시스의 목표는 올해 안에 원매자를 확보해 거래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연내 원매자를 확정하고 내년 초 거래를 종결하는 타임테이블이 예상된다.
큐리어스는 지난달 SLL중앙과 프랙시스 측에 총 1050억원을 투입했다. SLL중앙이 발행한 전환사채(CB) 500억원을 인수하고 프랙시스의 특수목적법인(SPC) 프랙시스샤토홀딩스가 보유한 SLL중앙 전환우선주(CPS) 가운데 550억원어치를 사들이는 구조다. 중앙그룹 오너 일가는 BGF리테일 상장주식 등 약 1300억원 규모 자산을 담보로 제공했다.
SLL중앙은 CB로 조달한 자금을 지난달 23일 만기가 돌아온 350억원 규모 공모채 상환 등에 사용했다. 프랙시스도 CPS 매각으로 확보한 550억원을 인수금융 상환에 투입했다. 프랙시스는 2021년 SLL중앙에 3000억원을 투자하면서 13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지난 6월 말 만기를 넘기면서 EOD가 발생한 상태였다.
당초 프랙시스는 SLL중앙 지분 일부를 유동화해 인수금융을 갚은 뒤 잔여 대출의 만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큐리어스가 CPS 550억원어치를 인수하면서 이 구상이 현실화됐다. 최근에는 인수금융 EOD 상태도 해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대주단의 담보권 행사 가능성에 쫓기던 상황에서 벗어나면서 경영권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큐리어스의 투자 구조를 감안하면 프랙시스가 반드시 올해 안에 SLL중앙을 팔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큐리어스가 인수한 CB의 만기는 2029년 3월이며 발행 2년 뒤부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큐리어스는 이와 별도로 향후 2년 안에 SLL중앙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럼에도 프랙시스가 연내 거래 종결을 목표로 잡은 것은 투자금 회수를 더 늦추지 않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프랙시스가 SLL중앙의 전신인 JTBC스튜디오에 투자한 시점은 2021년이다. 당시 3000억원을 투입한 이후 5년이 지난 데다 인수금융 만기도 한 차례 넘겼다. 연내 클로징이 여의치 않더라도 올해 안에 원매자를 확정해 매각의 큰 틀을 정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매각 과정에서는 SLL중앙의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진 점이 핵심 변수다. 프랙시스가 SLL중앙의 전신인 JTBC스튜디오에 투자한 2021년 당시 회사의 투자 전 지분가치는 약 1조2000억~1조3000억원으로 평가됐다. 프랙시스가 3000억원을 투자했고 텐센트 계열사도 1000억원을 넣었다. 반면 이번 큐리어스 투자 과정에서 평가된 SLL중앙의 지분가치는 4000억원대다. 5년 만에 몸값이 당시의 3분의 1 안팎으로 떨어진 셈이다. 주당 가격도 당시 1만6048원에서 이번 CB 전환가 3928원으로 약 75% 하락했다.
실적은 회복세다. SLL중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721억원과 영업이익 187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312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실적 개선에도 2021년 프리IPO 당시 인정받았던 1조원대 기업가치와 현재 눈높이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큐리어스 투자로 당장 급했던 채무 문제를 정리하면서 매각을 추진할 시간은 확보했다”며 “프랙시스는 연내 거래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원매자를 확정하고 실사와 협상을 거쳐 내년 초 거래를 마무리하는 게 현실적인 일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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