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의 SLL중앙 투자금 회수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큐리어스파트너스가 SLL중앙과 프랙시스 측에 총 1050억원을 투입하면서다. 이 가운데 550억원은 프랙시스가 보유한 SLL중앙 전환우선주(CPS)를 사들이는 데 쓰인다. 프랙시스는 매각대금 전액을 1300억원 규모 인수금융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리어스는 SLL중앙과 프랙시스 측에 총 1050억원을 투입한다. SLL중앙이 새로 발행하는 전환사채(CB) 500억원을 인수하고 프랙시스가 특수목적법인(SPC) 프랙시스샤토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SLL중앙 CPS 가운데 550억원어치를 매입하는 구조다. 큐리어스는 약 4300억원 규모의 기업재무안정 블라인드펀드 등을 활용해 투자금을 마련한다.
이번 거래로 지난 6월 말 만기를 넘긴 프랙시스의 인수금융 문제도 일단 고비를 넘기게 됐다. 프랙시스는 CPS 매각으로 확보하는 550억원 전액을 기존 인수금융 대주단에 상환한다. 한국산업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이 참여한 대주단은 프랙시스가 신규 재무적투자자(FI)를 확보해 상환 재원을 보강하는 것을 전제로 만기 추가 연장을 논의해왔다.
큐리어스 역시 이번 투자의 선행 조건으로 프랙시스 인수금융 대주단의 안정적인 만기 연장을 요구했다. SLL중앙의 기존 채권금융기관이 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것도 조건에 포함됐다. 여기에 중앙그룹 오너 일가는 BGF리테일 상장주식 등 약 13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큐리어스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충분한 담보와 변제 순위를 확보하는 구조다.
프랙시스는 2021년 SLL중앙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에 참여하면서 인수금융을 일으켰다. 당시 SLL중앙이 발행한 CPS에 3000억원을 투자했고 이 가운데 13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프랙시스가 설립한 프랙시스샤토홀딩스는 SLL중앙 지분 18.3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당초 투자금 회수는 SLL중앙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콘텐츠 업황 부진과 증시 상황 등이 겹치면서 상장 일정이 미뤄졌고 투자 기간도 예상보다 길어졌다. 프랙시스가 조달한 인수금융은 올해 3월 말 만기가 돌아왔지만 대주단과 협의를 거쳐 6월 말까지 한 차례 연장됐다.
당시에는 SLL중앙 모회사인 콘텐트리중앙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프랙시스 보유 지분 일부를 사들이고 프랙시스가 매각대금으로 인수금융을 갚는 방안이 추진됐다. 그러나 콘텐트리중앙의 자금 조달이 지연되면서 기존 상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후 인수금융 만기가 다시 도래하면서 프랙시스는 신규 FI 유치를 통한 해법을 찾아왔다.
새 투자자를 찾는 작업도 쉽지 않았다. SLL중앙 자체는 회생절차 대상에서 빠졌지만 최대주주인 콘텐트리중앙과 중앙홀딩스 등 중앙그룹 핵심 법인들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투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규 FI로서는 향후 SLL중앙의 지배구조와 기존 투자자의 회수 경로를 동시에 따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2021년 투자 이후 프랙시스의 회수가 장기화됐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큐리어스가 구조화 투자 방식으로 나서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단순히 프랙시스 보유 지분을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SLL중앙에도 신규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를 짰다. 큐리어스가 SLL중앙에 투입하는 CB 500억원은 오는 23일 만기가 돌아오는 350억원 규모 공모채 상환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SLL중앙은 기존 채권금융기관의 만기 연장과 비핵심자산 매각도 함께 추진해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큐리어스 입장에서는 향후 SLL중앙의 정상적인 M&A를 통한 투자금 회수가 기본 시나리오다. 투자 구조에 변제 순서를 달리하는 워터폴(Waterfall)을 적용하고 오너 일가가 보유 중인 BGF리테일 상장주식 등 1300억 규모의 담보도 추가로 확보했다. 큐리어스는 이를 통해 투자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향후 SLL중앙 매각 시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를 짰다.
프랙시스도 이번 거래를 통해 당장의 EOD 위험에서 한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550억원을 우선 상환한 뒤 남은 인수금융의 만기를 연장해 SLL중앙 지분을 정상적으로 처분할 시간을 확보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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