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호반의 재무통’ 송종민 대한전선 부회장이 전선업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한 지 올해로 4년차를 맞았다. 전선업 경험이 전무했음에도 취임 이후 해저케이블과 초고압직류송전(HVDC)을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는 데 주력하는 등 능숙한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4년 당진 해저케이블 1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관련 수주 및 실적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만들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HVDC 해저케이블 시장 진출도 점차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대한전선은 내년 준공 예정인 2공장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런 만큼 사업 전략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위해서 송 부회장 체제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송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조선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호반건설에 입사했다. 그는 호반건설 내에서 재무·회계 부문을 거치며 재경 전문가로서 경력을 쌓아왔다. 회계팀장, 재경담당 임원을 거쳐 2021년 KBC광주방송 전무로 자리를 옮기며 전문경영인로 입지를 확대해 나갔다. 2018년 호반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경영 일선을 진두지휘하다 2022년 호반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는 대한전선의 인수 후 통합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대한전선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것은 2023년 5월이다. 송 부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성장동력 확대를 대한전선의 핵심 카드로 꺼내 들었다. 기존 초고압 케이블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해저케이블 공장 건립과 글로벌 생산법인 확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송 부회장이 특히 가장 강하게 힘을 실은 분야는 해저케이블이다. 대한전선은 2024년 당진 해저케이블 1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지난해 종합 준공을 마쳤다. 착공은 2022년 12월 이뤄졌지만 실질적인 공장 건설과 설비 구축의 상당 부분은 송 부회장 체제에서 진행됐다. 1공장은 해상풍력용 내부망과 외부망, 다이나믹 케이블 등을 생산한다.
생산기지 구축은 실제 사업 성과로도 이어졌다. 대한전선은 영광낙월 해상풍력 내부망을 비롯해 신안 비금 태양광 계통 연계 프로젝트의 154kV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공급하며 레퍼런스를 쌓았다. 여기에 전용 포설선을 확보하면서 케이블 제조에 더해 운송과 포설까지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사업 영역을 넓혔다. 생산부터 시공까지 해저케이블 밸류체인을 갖추겠다는 송 부회장의 구상이 구체화한 셈이다.
수주와 실적 역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한전선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28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13억원으로 117.8% 급증했다. 수주잔고는 4조629억원으로 향후 매출로 이어질 일감도 확대된 모습이다.
대한전선은 1공장을 통한 기반 마련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HVDC 해저케이블로 확장한다. 지난해 착공한 2공장은 총 4972억원을 투입해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기존 1공장 생산 제품에 더해 640kV급 HVDC와 400kV급 HVAC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도록 구축된다. 두 번째 케이블 포설선 확보에도 나서면서 대형 해저케이블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시공 역량을 함께 키우고 있다.
대한전선으로서는 1공장에서 시작된 해저케이블 사업의 성과를 이어가는 동시에 2공장을 기반으로 HVDC 해저케이블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향후 핵심 과제다. 그런 만큼 그간 사업을 이끌어온 송 부회장이 경영권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2025년 재선임된 것도 사업 성과와 향후 연속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평이 나온다. 송 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약 6개월을 남긴 상태다.
이에 대해 대한전선 관계자는 “아직 재연임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실적 개선과 미래 성장 기반을 위한 투자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돼 한 차례 연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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