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메리츠증권이 국내 9번째 발행어음 사업자로 합류했다. 인가 신청 이후 1년2개월 만에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지난해 발행어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5개 증권사 가운데 마지막으로 인가 절차를 마쳤다.
23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6차 정례회의에서 메리츠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인가로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 업무를 영위할 수 있게 됐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금융상품이다. 발행어음 사업자는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단기금융업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합류로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종투사는 9개사로 늘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이 초기 사업자로 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키움증권이 지난해 11월,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지난해 12월 인가를 받았다. 이달 9일에는 삼성증권이 인가를 받으면서 8개사로 늘었고, 메리츠증권이 9번째 사업자로 합류하게 됐다.
메리츠증권은 2017년 11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로 지정됐지만 발행어음 사업에는 진출하지 않았다. 이후 금융당국이 지난해 7월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재개하면서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삼성증권과 함께 인가를 신청했다.
다만 같은 시기에 인가를 신청한 증권사 가운데 메리츠증권의 심사는 가장 늦게 진행됐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가 발행한 4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한 뒤 주식을 매각한 것과 관련해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와 별개로 금융감독원의 영업점 검사도 진행됐다.
금융투자업 인가 과정에서는 형사소송이나 금융당국의 조사·검사가 진행 중인 경우 심사가 중단될 수 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이화전기 BW 관련 검찰 수사와 금융당국의 검사 등이 이어지면서 인가 심사가 장기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4월에는 삼성증권과 함께 증선위 심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메리츠증권 안건은 최종 심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후 금융당국이 관련 수사와 검사 경과 등을 검토하면서 심사가 재개됐고, 증선위는 지난 16일 메리츠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안을 의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번 메리츠증권 인가로 인해 단기금융업무 영위가 가능한 종투사는 모두 9개사가 됐고 모험자본 공급 등 기업의 다양한 자금수요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의 상반기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8조3495억원에 이른다.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을 단순 적용하면 이론적으로 16조원대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셈이다. 발행어음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업금융(IB)과 모험자본 공급 등에 활용하면서 기존 IB 사업과의 시너지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해 온 IB역량과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혁신기업과 성장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안정적 자금조달을 기반으로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테일 고객에게는 양질의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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