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파크시스템스’가 세계 원자현미경(AFM) 시장 1위 경쟁력을 앞세워 반도체 전공정에서 첨단 패키징으로 계측장비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웨이퍼 공정에서 쌓은 정밀 계측 기술을 대형 인터포저와 패널레벨패키징(PLP)으로 확장하면서 후공정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확산으로 칩을 연결하거나 쌓는 첨단 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진 점도 사업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첨단 패키징에서는 접합면의 평탄도와 미세 배선의 높이 등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세한 탐침으로 표면의 입체 형상을 측정하는 AFM은 공정이 복잡해지고 미세화할수록 활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크시스템스는 첨단 패키징용 계측장비 ‘NX-TSH’의 고객사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과천 신사옥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와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며 연내 양산 공급 가능성을 제시했다. 대형·중량 시료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대면적 인터포저 등이 적용되는 첨단 패키징 공정으로 AFM의 활용처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후공정 계측 범위는 웨이퍼보다 면적이 큰 패널 단위로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패널레벨패키징용 ‘NX-TSH310PLP’의 첫 시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한 사실이 공개됐다. 회사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베타 버전을 선보이고, 내년에는 실제 양산 검증용 장비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NX-TSH에 이어 패널 단위 계측 수요까지 대응하면서 첨단 패키징용 제품군을 넓히는 전략이다.
파크시스템스가 후공정으로 보폭을 넓힐 수 있는 기반에는 기존 AFM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이 자리 잡고 있다. 파크시스템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세계 AFM 시장에서 회사의 점유율은 21.7%로 1위를 차지했다. 미국 브루커(15.8%), 영국 옥스퍼드인스트루먼츠(14.3%)를 앞선 수준이다. 기존 고객사의 공정 변화에 맞춰 제품 적용 범위를 넓힐 경우 AFM 시장에서 확보한 고객 기반과 기술력을 첨단 패키징 수요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AFM 자체의 시장 성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장비·탐침·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세계 AFM 시장은 지난해 5억4180만달러에서 2030년 7억6220만달러로 연평균 7.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크시스템스가 새롭게 공략하는 반도체 계측·검사장비 시장은 이보다 규모가 크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는 세계 반도체 계측·검사장비 시장이 올해 162억6000만달러에서 2034년 295억7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7.8%다. 반도체 미세화와 첨단 패키징 확산으로 공정 복잡도가 높아지면서 정밀 계측·검사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신규 장비 개발과 양산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재원도 확보했다. 파크시스템스는 지난 6월 키움증권과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측을 대상으로 발행한 10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납입을 마쳤다. 회사가 제시한 자금 사용 계획은 시설자금 400억원, 연구개발(R&D) 등을 위한 운영자금 20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400억원이다. 생산능력 확대와 AFM 기술개발뿐 아니라 M&A 등 외부 성장에 활용할 재원까지 선제적으로 확보한 셈이다.
관건은 신규 장비의 고객사 검증을 실제 양산 수주와 매출로 연결하는 것이다. NX-TSH는 아직 글로벌 고객사와 공급을 협의하는 단계이고 NX-TSH310PLP 역시 시제품 공급 이후 양산 검증을 거쳐야 한다. 설비투자까지 확대하고 있는 만큼 첨단 패키징용 장비의 고객사 채택과 양산 공급 여부가 향후 투자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파크시스템스 관계자는 “설비투자 확대와 M&A 등에 대비해 앞서 자금을 확보했다”며 “최근 IR에서는 주요 사업 현황을 중심으로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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