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단 5원이 부족했다. 코스닥 상장사 ‘세진티에스’가 30억원대 자사주 카드를 동원해 20거래일 동안 지켜온 시가총액 200억원선이 종가 한 호가 차이로 무너졌다. 관리종목 해제에 필요한 ‘45거래일 연속 충족’ 기록은 다시 처음부터 쌓아야 하지만,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이라는 상장폐지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300억원대 유동성과 무차입 재무구조를 갖춘 세진티에스가 남은 기간 추가 자사주 취득 등 또 한 번의 승부수를 띄울지 주목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세진티에스는 지난 16일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 관련 시장안내를 받았다. 당시 관리종목 지정 후 41거래일이 경과한 가운데 시가총액 200억원 이상 연속 충족일수는 ‘0일’로 집계됐다. 세진티에스는 지난 7월21일 시가총액 미달을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핵심은 ‘45거래일’ 카운트는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90거래일’ 카운트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닥시장 규정은 지난 7월부터 시가총액 상장유지 기준을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였다. 시가총액이 기준을 30거래일 연속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200억원 이상을 45거래일 연속 유지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일시적인 주가 부양만으로 상장폐지를 피하기 어렵도록 연속 충족 요건을 강화한 것이다.
세진티에스가 어렵게 쌓은 기록이 무너진 것은 지난 15일이다. 이날 종가는 2380원으로 발행주식총수 839만6593주를 적용한 시가총액은 약 199억8400만원에 그쳤다. 200억원까지 불과 약 1600만원이 부족했다. 세진티에스의 발행주식수를 감안하면 시가총액 200억원을 지키기 위한 사실상의 종가 마지노선은 2385원이었다. 단 한 호가, 5원 차이로 20거래일 동안 쌓아온 연속 충족 기록이 초기화된 셈이다.
다음날인 16일에도 종가는 2315원까지 떨어지며 시가총액이 약 194억원으로 내려갔다. 거래소는 이날 세진티에스가 관리종목 지정 후 41거래일을 경과했으며 시가총액 200억원 이상 연속 충족일수가 0일이라고 안내했다.
세진티에스가 200억원선을 지키기 위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관리종목 지정 전부터 잇달아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다. 지난 7월1일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대신증권과 1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달 말 49만3809주 취득을 완료하면서 계약을 조기 종료했다. 이어 7월31일에는 최대 100만주를 16억원에 장내 직접 취득하기로 결정했고, 8월25일까지 69만7719주를 약 16억4000만원에 사들였다.
자사주 매입이 진행되는 동안 주가도 반등했다. 세진티에스 주가는 7월31일 1711원에서 8월18일 2385원까지 상승했고, 이날부터 시가총액 200억원선을 넘어섰다. 이후 9월14일까지 20거래일 연속 기준을 유지했다. 관리종목 지정 사유 해소에 필요한 45거래일 연속 요건의 절반 가까이를 채운 것이다. 9월 초에는 장중 주가가 29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세진티에스는 이 과정에서 자사주 카드를 한 차례 더 꺼냈다. 지난달 31일 10억원을 추가 투입해 보통주 37만1747주를 장내에서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취득기간은 이달 1일부터 오는 11월30일까지다. 기존 10억원 규모 신탁계약과 약 16억4000만원의 직접취득, 추가 10억원 취득 결정을 합치면 7월 이후 결정한 자사주 취득 규모는 약 36억원에 달한다.
제한적인 자금 투입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20거래일간 기준선을 지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를 45거래일 연속 유지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오히려 전체 90거래일 가운데 41거래일이 흐른 시점에 연속 충족 기록이 다시 ‘0’으로 돌아가면서 시간 부담은 한층 커졌다.
아직 관리종목 탈피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세진티에스 주가는 17일 9.07% 오른 2525원으로 반등하면서 시가총액도 약 212억원으로 다시 기준선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200억원 이상 연속 충족 기록도 다시 쌓기 시작했다.
문제는 앞으로 허용되는 ‘실패’ 횟수가 빠르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16일이 관리종목 지정 후 41번째 거래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출발선은 46번째 거래일이다. 이후 시가총액이 단 하루라도 다시 200억원 아래로 떨어져 기록이 초기화되면 남은 기간 안에 45거래일 연속 기록을 새로 쌓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추가 대응에 활용할 재무여력은 남아 있다. 세진티에스는 지난 6월 말 별도 기준 단기금융상품 342억원과 현금및현금성자산 3억원 등 총 345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보유했다. 부채총계는 10억원에 불과하고 차입금도 없다. 단기금융상품 전액을 자사주 취득에 활용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재무제표상 추가 대응에 나설 여력은 비교적 충분한 셈이다.
이 때문에 주목할 부분은 남은 재무여력을 단기적인 주가 방어에 얼마나 더 투입할지다. 자사주 취득 기간 주가가 반등했던 만큼 추가 직접취득이나 신탁계약 체결이 선택지로 거론될 수 있다. 반면 200억원 이상을 45거래일 연속 유지해야 하는 만큼 자사주 매입만으로 상장유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도 뚜렷하다. 실적 개선과 사업 경쟁력 강화 등 시장이 기업가치를 재평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병행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이유다.
특히 6월 말 보유한 단기금융상품과 현금성자산만 345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을 웃도는데도 시장에서 2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세진티에스가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다. 보유 현금을 활용한 단기적인 시총 방어를 넘어 본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입증해 시장의 평가 자체를 끌어올려야 안정적으로 상장유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세진티에스가 추가 자사주 취득 등 새로운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딜사이트는 시가총액 200억원 유지와 관리종목 탈피를 위한 향후 계획을 확인하기 위해 세진티에스 측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후 담당자에게 관련 질의를 남겼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