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메디콕스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현 경영진 간 법적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 현직 대표집행임원이 동료 경영진을 배임 혐의로 고소한 당일 이사회에서 해임된 데 이어, 해임 당사자가 해당 이사회 결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까지 신청하면서다. 기존 횡령·배임 사건에 대한 상장폐지 심사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현 경영진을 둘러싼 새로운 배임 혐의와 경영권 분쟁까지 동시에 불거진 모습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메디콕스는 지난 17일 '이사회결의 효력정지 및 직무집행정지 등 가처분'이 제기됐다고 공시했다. 지난 7일 이사회에서 대표집행임원 해임 등을 결의한 데 대해 해임 당사자인 조모씨 측이 해당 결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다. 가처분 신청은 지난 9일 접수됐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발단은 지난 7일 불거진 현 경영진 간 배임 고소다. 당시 대표집행임원이던 조씨는 또 다른 대표집행임원 윤모씨와 사내이사 우모씨를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상 혐의 금액은 85억8281만5733원으로 자기자본 594억4538만9249원의 14.43%에 해당한다. 한국거래소는 같은 날 이번 횡령·배임 혐의 발생을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른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추가로 판단했다. 기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가 진행되는 도중 새로운 횡령·배임 혐의가 심사 변수로 추가된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배임 고소가 이뤄진 당일 조씨의 대표집행임원 해임도 결정됐다는 점이다. 메디콕스가 지난 10일 제출한 대표이사 변경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어 조씨를 대표집행임원에서 해임하고 손모씨를 새 대표집행임원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기존 조씨·윤씨 각자 대표집행임원 체제는 손씨·윤씨 각자 대표집행임원 체제로 바뀌었다. 회사는 변경 사유를 '조씨의 대표집행임원 해임으로 인한 재선임'이라고 밝혔다.
조씨의 해임을 의결한 당시 이사회에는 사외이사 2명이 모두 불참했고 감사도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사외이사와 감사의 불참만으로 이사회 결의의 절차적 하자나 효력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해임의 구체적인 사유 역시 공시되지 않았다. 조씨 측이 이후 해당 이사회 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가처분을 제기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상태다.
이번 배임 혐의는 메디콕스가 이미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고 있는 기존 횡령·배임 사건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기존 사건은 박모·이모 전 사내이사 등 전직 임원 6명과 전 자회사 임원 1명 등 총 7명이 대상으로, 혐의 금액은 163억5245만원으로 자기자본의 27.51%에 달한다. 검찰이 이미 공소를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미확정 사안이다.
기존 횡령·배임 사건에 대한 개선 여부를 심사받는 과정에서 현 경영진 관련 배임 혐의가 새로운 실질심사 사유로 추가되고, 대표집행임원 해임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까지 발생한 셈이다. 상장폐지 여부를 판단하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경영의 안정성과 투명성 등을 다시 들여다볼 변수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감사의견에 따른 별도의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메디콕스는 2025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범위 제한과 계속기업 존속능력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다. 직전인 2024사업연도 감사의견은 적정이었다.
2026년 반기에도 연결·별도 재무제표에 대한 검토의견 거절이 이어졌다. 기존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에 더해 기초 재무제표에 대한 검토범위 제한과 주요 검토절차의 제약 등이 제시됐다. 2025사업연도 감사의견 거절에 이어 올해 반기 검토에서도 회계법인의 의견거절이 이어진 것이다.
재무 상황도 녹록지 않다. 15대1 무상감자를 거치면서 자본금은 414억원에서 28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무상감자는 자본 내부의 계정 조정인 만큼 그 자체로 자본총계를 감소시키지는 않는다. 별개로 손실이 이어지면서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52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445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했다. 영업손실 21억원, 당기순손실 26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손실 규모는 줄었지만 감사의견 문제를 해소할 정도의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메디콕스에는 현재 서로 다른 두 갈래의 상장폐지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우선 횡령·배임 등에 따른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와 관련해 회사는 지난해 12월10일 코스닥시장위원회로부터 8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개선기간은 지난달 10일 종료됐고 회사는 이달 1일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인 다음달 1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이 실질심사 사유에 따른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7일 발생한 85억원대 배임 혐의가 새로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로 추가됐다.
2025사업연도 감사의견 거절에 따른 형식적 상장폐지 절차는 별도로 진행된다. 메디콕스는 지난 4월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했고 거래소는 관련 규정에 따라 2027년 4월10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코스닥시장위원회의 판단을 회사의 모든 상장폐지 사유에 대한 '최종 결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기존 횡령·배임 사건에 대한 개선 여부를 평가받아야 하는 시점에 새로운 배임 혐의와 대표집행임원 해임, 이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까지 잇따르면서 메디콕스는 상장 유지 여부를 가를 심사를 앞두고 지배구조 안정성을 다시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와 관련해 메디콕스의 입장을 듣기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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