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단독 주선 딜을 연이어 따내며 인수금융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대규모 물량을 우선 인수해 거래 종결성을 확보한 뒤, 기관 수요에 맞춘 신디케이션으로 미매각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 여파로 우려를 샀던 카카오게임즈 인수금융 배정 물량도 사실상 전액 소진하며 셀다운을 매듭짓고 있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단독 주선한 페트리코파트너스의 약 1900억원 규모 카카오게임즈 인수금융 신디케이션을 전량 완료했다. 참여 기관들은 이달 중 내부 투자 승인을 마무리하고 이달 말까지 대출채권 양도 등 최종 딜 클로징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게임즈 주가 하락에 따른 셀다운 차질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 원금 손실이나 미매각 리스크와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다. 주가 하락으로 페트리코의 자체 LP 모집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인수금융 의존도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한투증권이 셀다운해야 할 물량도 당초 예상보다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 측 자금이 대폭 보강되며 선순위 대출의 안정성은 높아졌다. 라인야후 측은 페트리코 펀드에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 자금을 출자했다. 페트리코의 최대 출자자인 LAAA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게임즈에 24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6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인수를 진행했다. 카카오 역시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출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가가 이미 상당 부분 조정을 거친 시점에서 보수적인 담보인정비율(LTV)을 책정해 대출을 실행한 데다, 이 같은 대규모 후순위 에쿼티가 손실 위험을 크게 낮췄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조건이 맞물리며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매입 수요가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한투증권은 올해 단독 주선 트랙레코드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인수금융 외에도 KKR의 센트럴터미널코리아 리파이낸싱과 칼라일의 카카오모빌리티 소수지분 리파이낸싱을 단독 주선했다. 지난 7월에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리파이낸싱도 단독 주선했다.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와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칼라일과 카타르투자청(QIA)의 독일 BASF 도료·코팅 사업부 인수 거래에서는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바클레이즈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함께 인수금융 공동주관을 맡았다.
앞서 2023년 칼라일 펀드에 3억달러 투자를 확약하고 연간 약 40억달러 규모의 해외 크레딧 상품 소싱 협력 관계를 구축한 데 이어, 올해 9월에는 자금 위탁운용 협약을 맺으며 협력 범위를 넓혔다. 미국에서는 스티펠 파이낸셜과 설립한 합작사 SF크레딧파트너스를 통해 현지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행보의 배경으로는 대규모 자금 조달력과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가 꼽힌다. 한투증권의 별도 자기자본은 약 13조원 수준으로, 발행어음(자기자본 2배 한도)과 종합투자계좌(IMA, 자기자본 3배 한도)를 활용해 대규모 유동성을 동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수금융을 단독 총액인수한 뒤 시장 상황에 맞춰 셀다운 시점과 규모를 조율하는 구조다.
의사결정 속도 역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연기금과 은행 등 복수 기관이 참여하는 대주단 방식은 기관별 투자심의위원회 절차로 확약서 발급까지 시일이 소요된다. 반면 한투증권은 단독 총액인수 방식을 통해 내부 자체 심사와 승인을 거쳐 대규모 자금을 즉시 확약할 수 있어 거래의 확실성과 속도를 중시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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