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네이버클라우드가 전장에 흩어진 정보를 연결해 지휘관의 판단을 지원하고 통신이 끊긴 환경에서도 AI 서비스를 운용하는 국방 기술 구상을 공개했다. 개별 AI 모델의 성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와 지능, 인프라를 연결해 전력 전체의 효율을 높이겠다는 방향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방 AI 전략 세미나’에서 AI 모델과 데이터 플랫폼, 국방 특화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기술 전략을 발표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AI 기술 총괄 전무는 군의 전력을 ‘지능의 네트워크’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의 대규모 AI와 현장 장비에 탑재된 AI가 역할을 나누고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가 설계할 지능은 연결됐을 때는 더 강력하고 끊어졌을 때는 독립적으로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로 다른 관측 자산의 정보를 공통된 상황으로 이해하는 기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드론 영상과 각종 센서 정보를 연결해 전장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필요한 곳에 정찰 자산을 투입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성 전무는 드론 촬영 영상으로 3차원 공간을 복원하는 기술과 AI가 드론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시뮬레이션 사례를 소개했다.
행동 결과를 예측하는 ‘월드모델’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어떤 행동을 할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것”이라며 “예측할 수 있으면 진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AI가 가상 환경에서 다양한 선택의 결과를 학습하며 전력 운용 방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취지다.
군에 필요한 AI를 확보하려면 모델 개발 초기부터 군의 개념과 센서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성 전무는 개방된 환경에서 군과 가까운 ‘출발 모델’을 개발하고 이후 실제 군 데이터로 맞춤화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대규모 연산 자원을 결집해야 하는 학습과 현장에서 분산 운용할 수 있는 추론의 특성을 구분해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지능이 지휘관의 판단에 활용되려면 먼저 데이터의 의미와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 이소은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현재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결심에 필요한 전장의 이해를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이라며 “성공적인 국방 AI의 핵심은 AI 기술 적용 전 단계인 국방 데이터의 연결과 구조화에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데이터 패브릭’으로 정보를 연결하고 ‘국방 온톨로지’로 의미를 해석한 뒤 지휘 결심을 지원하는 3단계 구조를 제시했다. 데이터 패브릭은 각 부대와 체계의 데이터를 원래 위치에 둔 채 필요한 정보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기존 체계와 보안 정책을 유지하면서 영상·음성·텍스트 등 서로 다른 데이터를 활용하도록 지원한다.
온톨로지는 이렇게 연결한 데이터 사이의 관계와 맥락을 구조화하는 지식 체계다. 표적의 위치뿐 아니라 주변 부대와 전력, 지형, 과거 행동 등을 함께 분석해 작전상 의미를 파악하도록 돕는다. 이 이사는 “국방 온톨로지를 구축한다는 것은 군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판단하는지를 데이터 구조 안에 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부대 체계와 전력, 자산, 교범 등을 사전에 구조화한 한국형 표준 온톨로지를 기반으로 현장 적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참모가 자료를 찾고 대조하는 시간을 줄여 검토와 판단에 집중하도록 하고 스타트업의 전문 AI 솔루션도 연동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한다.
이날 공개한 시연 영상에서는 포격 징후와 해상 미상 선박·비행체 출현 상황을 가정해 레이더, 영상, 음성 보고 등을 연결하고 복수의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이 이사는 “AI는 방책을 결정하지 않는다”며 “여러 선택지와 효과, 위험을 분석해 지휘관이 직접 비교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능을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할 기반으로는 국방 특화 클라우드가 제시됐다. 박종건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국방 AI 인프라는 GPU나 서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배포·운영·개선을 연결하는 공통 실행 기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배치 형태는 중앙통합형, 임무거점형, 현장운용형으로 구분했다. 중앙에서는 공통 모델 학습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고 작전 거점과 예하 부대에서는 임무에 필요한 데이터 처리와 AI 추론을 수행하는 구조다.
박 이사는 “연결이 달라졌다고 해서 임무가 같이 멈춰서는 안 된다”며 통신이 제한되면 승인된 모델과 현장 데이터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계속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결이 복구된 뒤에도 중앙이 현장 정보를 일괄 덮어쓰는 대신 데이터와 로그, 모델 상태를 확인하고 군의 정책에 따라 필요한 항목만 동기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최종 통제권 역시 군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핵심 질문은 누가 운영하느냐보다 누가 최종 결정권을 갖느냐”라며 “현장의 데이터와 경험으로 AI를 개선하되 그 변화 또한 군의 검증과 승인 아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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