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인텔 오하이오서 메모리 생산?…하이닉스 앞에 놓인 '3대 관문'
이수민 기자
2026-09-17 15:02:44
공장 구축·기술 이전·높은 생산비 변수…인디애나 HBM 거점과 연계 가능성
이 기사는 2026-09-17 15:02:44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74a5b5a-6dd8-45e0-8a41-4f5a56deeb23.png
SK하이닉스와 인텔이메모리 생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픽=챗GPT)

[딜사이트 이수민 기자]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미국 공장을 활용해 메모리 생산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두 기업의 협상 소식에 16일(현지시간) 인텔 주가는 장 초반 5.5% 급등했고, 전 거래일보다 4.0% 오른 101.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통신은 16일 SK하이닉스와 인텔이 미국 내 메모리 생산을 위한 초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오하이오(Ohio) 반도체 공장 일부를 빌리거나 인텔·대형 클라우드 기업과 합작법인(Joint Venture, JV)을 만드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미국에 새 공장을 처음부터 짓는 것보다 인텔이 이미 구축 중인 인프라를 활용하면 초기 투자비와 건설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인디애나(Indiana)에 건설 중인 HBM 첨단 패키징 공장과 연결할 경우 향후 미국에서 전공정부터 후공정까지 이어지는 현지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공장을 확보한다고 곧바로 메모리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건설 중인 인텔 공장의 인프라를 메모리 생산에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부터 생산시설 구축과 기술 이전, 미국의 높은 생산비까지 넘어야 할 문턱이 적지 않다.


첫 관문은 공장로직 팹에서 메모리 생산 가능할까


인텔의 오하이오 공장은 현재 건설 중인 신(新)공장이다. 지난 2022년 인텔은 오하이오에 280억달러(386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두 개의 첨단 팹(Fab)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발표한 공장 가동 시점은 지난해 말이었다.


하지만 인텔이 반도체 수요보다 생산능력을 먼저 확대하면서 자본 부담이 커졌고 지난해 2월 인텔은 계획을 수정했다. 첫 번째 공장을 2030년 완공해 2030~2031년 가동하고, 두 번째는 2031년 완공해 2032년에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약에 인텔이 이번에 SK하이닉스와 협상에 성공한다면 오하이오 공사 일정을 앞당길 수 있고, 공장 가동 이후에도 안정적인 고객 수요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인텔 공장의 당초 용도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에 따르면 오하이오 공장은 인텔 14A 그리고 이후 세대의 첨단 로직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이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인텔과 생산할 것이라 추측되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는 로직 반도체와 생산 공정과 장비 구성이 다르다.


단순히 건물을 빌리는 것만으로 생산을 시작하기 어렵다. SK하이닉스가 어느 수준까지 인텔의 클린룸과 전력·용수 등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지, 메모리 생산을 위한 별도 장비와 라인을 얼마나 새로 구축해야 하는지가 투자비와 생산시점을 좌우한다.


두 번째는 기술韓 첨단 공정 미국으로 옮길 수 있나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첨단 D램이나 HBM D램을 생산하려면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조공정과 관련 기술을 미국 생산기지에 적용해야 한다.


인텔의 건물과 기반시설만 빌린다면 SK하이닉스 자체 장비와 인력을 통해 공정기술 공유를 어느 정도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인텔과 합작법인(JV)을 구성해 생산설비와 인력을 공동 운영할 경우 인텔에 더 많은 기술을 직접 공유해야 해 기술보호 체계에 대한 변수가 생기게 된다.


산업통상부는 16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계획과 관련해 기업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하면서도 국가핵심기술과 관련된 경우 산업기술보호법상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도 서울의 기술 이전 심사가 협상의 주요 변수라고 전했다.

마지막은 돈美 생산비 누가 부담하나


미국에서 메모리를 생산하면 고객과 가까워지고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 정책에도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생산비가 한국보다 높다는 점이다. 로이터통신은 높은 인건비와 건설비, 아시아에 집중된 반도체 공급망 등을 미국 생산의 비용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 6월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에 따르면 미국의 공장 건설비는 대만의 최소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높은 임금과 상대적으로 낮은 건설 생산성이 비용 격차를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생산비 부담 완화를 위해 클라우드 업체가 JV에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있는 클라우드 업체가 JV에 자금을 넣으면 미국 공장 구축에 필요한 초기 투자비를 나눌 수 있다. 동시에 장기 구매계약을 맺으면 생산 전부터 일정 수준의 메모리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인텔과의 협력이 SK하이닉스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텔이 이미 오하이오 공장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한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고객이나 투자자로 참여할 경우 오히려 추가 투자 부담을 나눠 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찬권 하이엔드테크놀로지 대표는 오하이오 공장의 가동이 당초 2025년에서 2031년으로 크게 늦어진 점을 들어 "인텔이 이미 상당한 투자비를 부담한 데다 정부 지원금 역시 상당 부분 소진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SK하이닉스가 실제 고객이나 투자자로 참여하면 인텔의 재정 부담을 함께 지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텔은 2022년 오하이오 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한 뒤 미국 정부의 반도체지원법(CHIPS Act)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오 대표는 “SK하이닉스도 미국 생산에 따른 비용 부담을 알고 있지만 미국 정부가 해외 반도체 기업에 현지 생산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이 이번 협상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한국·대만 등 아시아보다 인건비와 건설비가 높고 숙련된 제조인력 확보도 쉽지 않아 반도체 생산 여건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가 인텔과 협력하더라도 미국 내 투자비와 운영비 부담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가 사업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