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공사와 자산공사로 분리되면서 기존에 발행된 LH채의 채무를 어느 신설 공사가 승계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개발공사와 자산공사의 사업구조와 현금창출력에 차이가 예상되는는 상황이다. 다만 채권시장에서는 기발행 LH채의 경우 분할에 따른 상환 안정성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H 분할을 앞두고 시장에서는 기존 LH채의 채무 승계 방식과 채권자 권리 보호 방안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LH는 2025년 말 기준 총부채가 173조6600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차입금과 사채가 109조4500억원이다. 이 중 이미 발행된 LH채를 개발공사와 자산공사가 어떻게 나눠 승계할지가 향후 분할 과정에서 결정돼야 한다.
특히 개발공사와 자산공사는 분할 이후 사업구조에서 차이가 예상된다. 개발공사는 공공주택사업과 임대주택 운영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공익사업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자산공사는 자산 관리와 매각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존 LH채가 어느 공사에 귀속되느냐에 따라 개별 법인의 재무구조와 현금창출력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기존 투자자 입장에서는 채권이 어느 기관에 배분되는지가 직접적인 상환 위험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분할 과정에서 기존 채권자 보호를 위한 장치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기존 LH채에 적용되던 정부의 지원 근거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핵심은 기존 채권자에 대한 보호 장치다. LH 분할 과정에서 신설되는 두 공사에 기존 채무에 대한 연대책임을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두 공사가 기존 LH가 부담했던 채무에 대해 함께 책임을 지도록 함으로써 분할에 따른 채권자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회사분할에서는 이 같은 채권자 보호가 상법에 규정돼 있다. 상법 제530조의9에 따르면 회사분할 또는 분할합병으로 설립되거나 존속하는 회사는 원칙적으로 분할 전 회사의 채무에 대해 연대책임을 부담한다.
다만 LH 분할에 상법상 연대책임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LH는 상법상 주식회사가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따라 설립된 공기업이기 때문이다.
LH를 개발공사와 자산공사로 나누기 위해 국회가 별도의 분할 관련 법률을 제정할 경우, 기존 LH채에 대한 두 신설 공사의 책임 관계 역시 해당 법률에 별도로 규정해야 한다. 상법상 회사분할에서 채권자 보호를 위해 연대책임을 인정하는 점을 감안하면 LH 분할을 위한 특별법에도 이와 유사한 장치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법률안이나 부채 배분 기준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국토교통부도 현재 LH 분할과 관련한 부채 배분 기준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기존 LH채를 두 신설 공사가 어떤 방식으로 승계할지, 연대책임을 법률에 어떻게 규정할지는 향후 입법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신용평가업계 역시 기존 LH채의 상환 안정성이 분할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분할 이후에도 정부의 보전은 물론, 두 분할회사가 서로의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 의무를 지게 될 것”이라며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모두 기존 발행분에 대한 상환이 모두 이뤄질 때까지 유지되므로, 채권이 어떤 법인에 속하게 되는지는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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