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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3사, ESS 소듐이온 '차별화'로 중국 저가 공세 극복
조은비 기자
2026-09-17 08:00:00
3사 소듐 전략 제각각, LG엔솔 ESS·삼성SDI UPS 겨냥…CATL은 이미 양산 착수
이 기사는 2026-09-16 18:30:25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배터리 3사 소듐이온 전략.jpg
(그래픽=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리튬을 나트륨으로 바꾼 소듐이온 배터리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차세대 전지로 떠오르면서 국내 배터리 3사가 나란히 개발에 뛰어들었다. 중국이 저가 물량으로 소듐을 이미 양산하는 만큼, 국내 배터리 3사는 정면으로 맞붙는 대신 LFP가 닿지 못하는 고성능·틈새 영역을 겨냥하는 분위기다. LFP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렸던 경험이 진입 지점을 바꿔놓은 셈이다. 다만 소듐에 거는 무게는 회사마다 달라, 어느 접근이 시장에 먼저 안착할지 주목된다.


소듐이온 배터리는 리튬·니켈·코발트 대신 값싼 나트륨과 철·망간 계열 소재를 쓴다. 화재 안전성과 저온 출력이 상대적으로 높고, 무게와 부피 제약이 작아 대규모 설치 공간을 쓰는 ESS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에너지밀도가 리튬인산철(LFP)보다 낮고, 규모의 경제가 갖춰지지 않아 아직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소듐의 우선 적용처로 장주기 ESS를 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소듐이온전지가 UPS보다 ESS를 앞세운 배경은 낮은 에너지밀도라는 단점을 대규모 설치 공간과 저가 요구가 공존하는 ESS 시장에서는 장점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UPS는 작고 가볍고 강력해야 해 리튬이온전지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고, 장주기 ESS는 싸고 오래가면서 크고 무거워도 되기에 소듐이 선택된 것"이라고 밝혔다.


양산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회사는 2분기 실적발표 기준으로 내년 소듐이온전지 샘플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양산 로드맵은 내부 정보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원가 절감 수단으로는 소재 최적화와 공정 혁신을 꼽았다. 관계자는 "건식전극 공정은 용매를 제거해 건조 공정을 생략함으로써 생산비와 설비 공간을 줄이고 전극을 쌓는 높이를 높일 수 있는 공정"이라며 "다만 적용처별로 케미스트리와 소재·공정이 조금씩 달라 소듐 적용 시점 등 구체적 로드맵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소듐 배터리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소듐이온을 적용한 ESS 제품을 개발하고 양산 계획을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력을 수시간 이상 공급하는 장주기 ESS와 안전성이 요구되는 무정전전원장치(UPS) 시장이 우선 겨냥하는 영역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삼성SDI가 설계한 소듐 배터리는 LFP 대비 충전 속도와 출력 성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용 UPS 등 LFP가 대응하지 못하는 영역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SK온은 소듐을 당장의 주력이 아니라 LFP와 바나듐이온배터리(VIB) 뒤를 잇는 카드로 두고 있다. ESS용 소듐이온배터리(SIB)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7년 내 시제품 개발 완료,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전기차용 소듐이온배터리도 검토 중이다. 다만 회사의 현재 ESS 사업은 LFP 파우치 배터리로 대응하고 있다. SK온은 ESS 분야에서 LFP와 VIB에 이어 소듐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앞서 SK온은 지난 1월 SK이노베이션, VIB 기반 ESS 전문기업 스탠다드에너지와 이차전지 기술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관건은 소듐에서도 LFP의 전철을 밟느냐다. LFP는 중국이 저가 물량으로 시장을 먼저 장악한 뒤 국내 업체가 뒤늦게 따라붙었고, 국내 3사는 지금도 그 격차를 좁히는 중이다. 소듐 역시 중국이 앞서 있다.


CATL은 이미 전기차와 소형 트럭용 소듐 배터리를 양산하고 있고, 지난 6월에는 ESS 전용 소듐 배터리 '테너 소듐'을 공개하며 이달 중국 첫 납품, 연말 1기가와트시(GWh) 출하 일정을 제시했다. 앞서 4월에는 에너지저장기업 하이퍼스트롱과 3년간 60GWh 규모 공급 계약을 맺었다. 에너지밀도도 LFP에 근접한 수준까지 끌어올려 저가만이 아니라 성능에서도 격차를 좁혀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소듐 배터리 상용화 사례가 없고, 3사 모두 시제품 또는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다만 이번에는 3사가 중국이 앞서 잡은 저가 물량 시장에 정면으로 뛰어드는 대신, 고성능과 틈새 적용처로 진입 지점을 달리 잡았다는 점이 LFP 때와 다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CATL은 소듐이온전지 분야에서 기술 완성도와 양산 준비 측면에서 이미 중국 내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경쟁사의 선점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기업들이 기술적 우위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고성능화와 현지 생산을 통해 저가형뿐 아니라 고성능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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