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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행렬 속 홀로 회장 교체…지배구조 논란 비켜선 KB
차화영 기자
2026-09-16 08:00:00
금융당국, CEO 승계·지배구조 잇단 압박…이재근 후보도 '시스템 경영' 예고
이 기사는 2026-09-15 10:50:4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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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자로 추천된 이재근 KB금융 부문장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 1층에 마련된 인터뷰장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최근 주요 금융지주에서 잇따랐던 현직 회장 연임 흐름이 KB금융지주에서 끊겼다.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양종희 회장을 대신해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택하면서다. 다른 주요 금융지주가 모두 현직 회장의 연임을 선택한 데다 양 회장 역시 실적과 주주환원 성과를 앞세워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만큼 예상 밖 결과라는 평가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이례적인 선택을 최근 달라진 금융지주 지배구조 환경과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과 현직 회장에게 유리한 승계구조를 잇달아 문제 삼은 가운데 KB금융이 차기 회장 인선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기 전 인선이 마무리됐지만 회추위 입장에서는 달라진 정책 기조와 시장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최근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이 후보는 오는 11월20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무엇보다 경영 성과가 뒷받침됐다. KB금융은 지난해 5조843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3조88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에서도 성과를 냈고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 역시 40%대로 올라섰다. 성과만 놓고 보면 연임에 걸림돌이 될 만한 요인을 찾기 어려웠던 셈이다.


최근 금융권에 이어진 연임 흐름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다시 한번 그룹을 이끌 기회를 얻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 역시 연임에 성공했다. 주요 금융지주가 잇따라 '안정'을 선택한 상황에서 KB금융만 '교체'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진 점도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초 KB금융 회장 선임 과정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로 꼽혔지만 후보 검증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개선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 도입이 늦어졌다고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둘러싼 정부와 금융당국의 문제의식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KB금융은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내내 금융당국이 제시할 새로운 지배구조 기준의 첫 시험대로 거론됐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문제 삼아온 핵심은 현직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는 승계구조다. 현직 회장이 이사회와 후계구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연임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이른바 '참호 구축' 문제와 폐쇄적인 내부 승계구조가 대표적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금융권 CEO 선임구조를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이후 금융당국은 회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이사회 독립성과 승계절차의 공정성을 높이는 방향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금융당국의 시선은 KB금융의 회장 선임 일정에 직접 닿았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 KB금융의 차기 회장 숏리스트 확정 일정을 직접 거론하며 그 전에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개선안 발표는 이후 미뤄졌지만 금융감독당국 수장이 특정 금융지주의 회장 선임 일정을 직접 언급했다는 것 자체가 KB금융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회장 선임 막바지에는 검사와 조사 일정까지 겹쳤다. 금감원은 KB금융과 KB국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나서면서 CEO 승계 절차와 지배구조를 점검 대상에 올렸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도 지난달 KB국민은행을 상대로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세무조사의 구체적인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고 회장 인선과의 연관성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시점에 금융당국의 검사와 국세청 조사가 잇따르면서 KB금융을 둘러싼 대외적 부담감이 높아졌다는 시각이 금융권에서 나왔다.


이 같은 환경에서 KB금융도 승계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이전보다 전면에 내세웠다. 경영승계 절차를 과거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후보자 검증 기간을 늘렸고 외부 후보에게도 충분한 정보와 준비 기간을 제공해 내부 후보와의 정보 격차를 줄이는 데 공을 들였다. 현직 회장이 구조적으로 유리하다는 금융지주 승계 논란을 의식해 절차적 정당성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결과가 현직 양종희 회장이 아닌 이재근 부문장의 낙점이었다. 회추위는 '변화'와 '세대교체'를 선택 이유로 내세웠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이끌 적임자로 이재근 부문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 개인의 경쟁력도 선택의 이유로 꼽혔다. 회추위는 이 후보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서 전문성을 쌓았다고 평가했다. 재무·전략·글로벌 부문의 식견과 통찰력도 높게 봤다. 은행장과 지주 부문장을 거치며 보여준 경영 능력 역시 강점으로 꼽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회추위가 내세운 '변화'의 방향과 이 후보가 내놓은 첫 메시지가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이 후보는 "조직을 회장의 힘이 편중되고 집중되기보다는 프로세스하고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지향하고 싶다"고 말했다. 계열사 대표 인사 역시 회장 개인의 판단이 아닌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회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시스템과 프로세스로 분산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금융지주 회장이 이사회와 계열사 CEO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장기 집권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지적에 새 회장 후보가 취임 전부터 '권한 분산'을 화두로 꺼낸 셈이다.


회추위가 의도했는지와 별개로 이번 인선으로 KB금융은 이번 선택을 통해 금융지주 지배구조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한발 비켜설 수 있게 됐다. 다른 주요 금융지주와 달리 현직 회장의 연임 대신 새로운 내부 후보를 선택하면서 '장기 집권'이나 '현직 프리미엄'을 둘러싼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개선안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더라도 KB금융으로서는 다른 금융지주보다 부담이 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번 인선은 금융당국이 새 지배구조 기준을 내놓기 전에 KB금융이 스스로 회장 교체와 승계절차 개선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 회장의 실적이나 경영 능력만 놓고 보면 연임하지 못할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달라진 만큼 회추위도 이런 분위기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으로는 누가 선정됐어?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이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됐어요. 오는 11월 20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에요.
양종희 회장의 실적이 매우 좋았는데, 왜 교체가 결정된 거야?
양종희 회장의 경영 성과가 우수했음에도 불구하고, KB금융은 '변화'와 '세대교체'를 선택했어요. 양종희 회장은 지난해 5조84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3조88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어요.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도 40%대로 올라섰고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성과도 냈어요. 이에 대해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이끌 적임자로 이재근 부문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어요.
다른 금융지주들의 상황과 비교하면 이번 인선이 어떤 의미가 있어?
다른 주요 금융지주들이 현직 회장의 연임을 선택한 것과 달리 KB금융은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어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모두 연임에 성공했어요. 반면 KB금융은 이번 인선을 통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문제 삼아온 '장기 집권'이나 '현직 프리미엄' 등 지배구조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있어요.
새로 뽑힌 이재근 후보는 앞으로 어떤 경영 방식을 지향한대?
회장 개인에게 권한이 집중되기보다 시스템과 프로세스로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에요. 이재근 후보는 "조직을 회장의 힘이 편중되고 집중되기보다는 프로세스하고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지향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또한 계열사 대표 인사 역시 회장 개인의 판단이 아닌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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