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GS리테일이 수익성이 낮은 신사업을 정리하면서도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는 이어가고 있다. 과거 배달 플랫폼과 물류 스타트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기존 점포망을 활용한 퀵커머스와 리테일테크 등 본업과의 연관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 선별 작업에 나서는 모습이다.
GS리테일은 지난해 반려동물 플랫폼 어바웃펫을 매각했다. 어바웃펫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대여금 200억원 가운데 170억원을 탕감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슈퍼마켓 사업과 농산물 유통 자회사 퍼스프도 정리수순을 밟았다.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동시에 기존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는 투자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투자 방향성이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퀵커머스다. GS리테일은 올해 상반기 퀵커머스 플랫폼 비욘드아이앤씨의 45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만기를 연장했다. 2022년 투자했던 건으로 표면이율은 2%, 만기보장수익률 연복리 4.0%다. 올해 2월 만기가 도래했지만 2027년 2월로 만기 연장하며 투자를 유지했다. 투자 목적은 '퀵커머스 플랫폼 운영 관련 추가 투자'로 명시했다.
비욘드아이앤씨는 주문중개·배달·도보배달 등 라스트마일 배송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반려동물 사업은 빚까지 면제해주며 정리했지만 퀵커머스 관련 투자는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퀵커머스 육성 전략에 힘입어 GS더프레시의 올해 2분기 퀵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5%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9%까지 높아지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운영 점포는 596개로 1년 전보다 36개 늘었다.
GS리테일은 이미 보유한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퀵커머스 사업을 키우고 있다. GS더프레시 점포가 생활권 곳곳에 위치한 만큼 별도의 대규모 물류망을 구축하지 않고도 상품을 소비자에게 빠르게 배송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퀵커머스 매출 증가와 함께 슈퍼사업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GS더프레시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2% 증가했다.
이는 과거와 다른 접근법으로 풀이된다. GS리테일은 2021년 배달대행 플랫폼 메쉬코리아에 508억원을 투자했고,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에도 3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당시에는 외부 플랫폼 지분을 확보해 배달·퀵커머스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메쉬코리아의 경영난과 요기요의 적자 누적 등으로 투자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관련 투자자산에 대한 손상 부담도 발생했다.
GS리테일은 퀵커머스 육성과 더불어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한 벤처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GS와 함께 미국 신기술 기반 스타트업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한 GS Collective Fund I LLC에 9.6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추가 출자 가능 금액은 223만3000달러다. GS벤처스가 결성한 GS어쌤블 신기술투자조합에도 120억원을 납입했으며 추가로 80억원을 출자할 수 있는 약정을 맺었다. 본업과 시너지 낼 수 있는 퀵커머스, 리테일테크 투자 사례로는 GS어쌤블 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해 투자한 고피자, 채널톡 등 사례가 꼽힌다.
GS리테일이 과거에 외부 플랫폼을 인수하거나 대규모 지분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기존 자산을 활용해 투자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퀵커머스 서비스는 오프라인 매장의 상권,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효과를 창출하는 만큼 퀵커머스를 통해 가맹점 추가 매출 상승 동력을 지속 강화한다는 방침”이라며 “변화하는 유통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주력 사업과의 성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 추진 일환으로 퀵커머스와 리테일테크 분야 등을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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