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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Shame' 꺼낸 금감원…유증 주관사 CEO까지 압박
이광호 기자
2026-09-15 10:00:00
①11월 정정요구 차등화 시행…대표이사 직인 확약 요구에 IB업계 "한계기업 주관 기피 우려"
이 기사는 2026-09-14 15:44:06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광호 기자] 금융감독원이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심사 효율화를 명분으로 고강도 심사 지침을 내놓으면서 투자은행(IB)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부실한 증권신고서를 반복 제출하는 발행사와 주관사에 대한 심사 강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정정요구 사실을 시장에 공개해 이른바 ‘Name & Shame(네임 앤 셰임)’ 효과를 내고 증권사 대표이사까지 직접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불성실한 신고서에 심사역량이 소모되는 것을 막고 충실하게 신고서를 작성한 기업의 자금조달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IB업계에서는 시장의 평판 압박에 최고경영자(CEO)의 책임까지 더해지면 증권사들이 정정 가능성이 높은 중소·한계기업의 유상증자 주관을 기피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부실 공시를 걸러내기 위한 심사 강화가 기업의 시장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사실상의 ‘사전 필터’로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딜사이트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8월 말 ‘IPO·유상증자 주관업무 관련 증권사 간담회’를 열고 오는 11월부터 ‘정정요구 차등화’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핵심은 증권신고서 작성 수준에 따라 정정요구 방식을 Level 1과 Level 2로 구분하는 것이다.


Level 1은 최초 신고서나 정정신고서에 중요사항 누락 또는 보완 필요성이 있는 통상적인 경우다. 금감원이 보완 사항을 비교적 상세하게 제시하고 주관사 본부장 등이 확인한 ‘주의의무 이행내역서’를 받는다. 반면 1차 정정 이후에도 중요 요구사항의 상당 부분이 반영되지 않으면 Level 2로 분류한다. 이때는 구체적인 미비 내용을 다시 적시하지 않고 ‘정정요구 사항 반영이 미비했다’는 취지만 전달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Level 2 정정요구 사실을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개하는 목적이다. 금감원은 비공개 회의자료에 정정요구 차등화 내용을 시장에 공개해 ‘투자정보로서 활용도’를 높이겠다며 ‘Name & Shame 효과’를 명시했다. 반복적으로 정정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발행사와 주관사를 시장에 공개해 평판 압력까지 가하는 구조다. 사실상 ‘망신주기’로 시장에서 부실기업으로 낙인찍어 자금 조달을 스스로 접게 만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주관사에 대한 책임 수위도 Level 2부터 높아진다. Level 1에서는 IPO·ECM·DCM 본부장 등이 확인한 주의의무 이행내역서를 받지만 Level 2에서는 대표이사가 직접 확인하도록 했다. 특히 간담회에서는 Level 2 대상 주관사에 대표이사 직인이 찍힌 확약서를 제출받겠다는 방침도 구두로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건에 명시된 대표이사 확인에서 한발 더 나아가 CEO의 직접적인 책임을 강조한 조치로 받아들여지면서 참석자들의 부담도 커졌다는 전언이다.


소통 창구도 실무자에서 임원급으로 올라간다. 회의자료에는 Level 2 정정요구에 문의가 있을 경우 ‘실무자가 아닌 IB 담당 임원과 심사팀장이 소통’해 취지를 설명하도록 명시됐다. 서류 확인은 본부장에서 대표이사로, 금감원 대응은 실무자에서 IB 담당 임원으로 격상되는 셈이다.


금감원이 강수를 둔 배경에는 반복 정정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 일부 한계기업과 주관사가 미흡한 신고서를 제출한 뒤 정정요구를 받아가며 보완하면서 심사업무가 ‘한계기업과 주의의무 소홀 주관사의 신고서 제출을 보조해주는 형태’로 반복되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진단이다. 부실 신고서에 심사역량이 소모되면서 증자 절차가 지연되고 해당 기업의 자금조달과 주주의 투자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감원은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기업의 유상증자를 일률적으로 막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투자위험과 발행가 산정, 자금조달 목적 등을 충실하게 기재한 신고서는 신속하게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간담회에선 재무상황이 악화된 기업도 투자위험을 충실하게 기재하고 시설투자 필요성이 인정돼 유상증자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지원한 사례가 제시됐다.


현장에서는 제도 시행 전부터 반복 정정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A사는 최근 수백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금감원으로부터 60여쪽에 달하는 정정요구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신고서에 지분 희석과 경영권 영향, 자금 사용 목적 등을 상세히 기재했지만 추가 보완 요구가 대거 이어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발행사와 주관사 측에서는 요구사항이 방대한 데 비해 무엇을 어느 수준까지 보완해야 심사 기준을 충족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온다. 수십쪽에 걸친 요구사항을 반영한 뒤에도 추가 정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자금조달 일정 자체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정정요구와 보완 검토가 길어지는 과정에서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하는 사례까지 나타나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개별 기업의 유상증자 철회를 금감원 심사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기업별 재무상황과 주가, 증자 구조, 시장 여건 등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반복 정정에 따른 부담이 이미 커진 상황에서 오는 11월부터 Level 2에 ‘Name & Shame’과 CEO 책임까지 추가된다는 점이다. 불성실한 신고서를 걸러내고 주관사의 실사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수임 수익보다 감독·평판 리스크가 커지면 증권사가 고위험 유상증자를 애초에 맡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매번 정정명령서 수십 장씩 쓰기 피곤해지니 이제는 규정에도 없는 ‘대표이사 확약서’를 내라고 압박해 아예 자금조달을 접게 만들겠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며 “금융당국이 ‘한계기업’ 딱지를 붙여 자금 줄을 완전히 막아버리면 그 회사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은 그대로 고사하는데, 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심사를 어떻게 바꾼다는 거야?
11월부터 증권신고서 작성 수준에 따라 정정요구 방식을 Level 1과 Level 2로 나누어 차등화해요. Level 1은 통상적인 보완이 필요한 경우로, 주관사 본부장이 확인한 '주의의무 이행내역서'를 받아요. 반면, 1차 정정 이후에도 요구사항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Level 2는 구체적인 미비 내용을 적시하지 않고 정정요구 사실을 전달하며, 대표이사가 직접 확인한 확약서를 제출받을 방침이에요.
기사에서 말하는 'Name & Shame' 효과가 뭐야?
정정요구 사실을 시장에 공개해 평판 압박을 가하는 것을 의미해요. 금감원은 Level 2에 해당하는 정정요구 사실을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개하여 투자 정보로서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밝혔어요. 이를 통해 반복적으로 정정요구를 이행하지 못한 발행사와 주관사에 평판 압력을 가하겠다는 계획이에요.
IB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왜 우려하고 있어?
증권사들이 평판 리스크와 CEO의 책임 부담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한계기업의 유상증자 주관을 기피할 수 있다고 걱정해요. 부실 공시를 걸러내기 위한 심사 강화가 기업의 시장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사실상의 '사전 필터'로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금감원의 입장과 업계 관계자의 반응은 어때?
금감원은 부실 신고서에 심사 역량이 소모되는 것을 막고, 충실하게 신고서를 작성한 기업의 자금조달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해요. 반면,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매번 정정명령서 수십 장씩 쓰기 피곤해지니 이제는 규정에도 없는 ‘대표이사 확약서’를 내라고 압박해 아예 자금조달을 접게 만들겠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며 “금융당국이 ‘한계기업’ 딱지를 붙여 자금 줄을 완전히 막아버리면 그 회사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은 그대로 고사하는데, 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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