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사조그룹이 식품 계열사 사조대림의 우호지분을 80% 가까이 끌어올렸다. 복잡하게 얽힌 순환출자 고리를 줄이는 한편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의 영향권에 있는 계열사들이 사조대림 지분을 잇달아 매수했다. 결과적으로 지배구조의 복잡성은 낮추면서 주 부회장 체제의 핵심 사업회사에 대한 지배력은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조대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보통주 지분율은 2023년 말 58.5%에서 2024년 말 64.7%, 지난해 말 72.6%를 거쳐 현재 76.9%까지 높아졌다. 3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보유 주식은 536만1023주에서 705만124주로 168만9101주 늘었다. 지분율 상승 폭은 18.43%포인트(p)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는 사조산업과 사조랜더텍, 캐슬렉스제주, 캐슬렉스서울 등 4개 계열사가 사조대림 주식 39만3963주를 장내에서 추가 매수했다. 사조랜더텍이 16만7954주로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였고 캐슬렉스서울 10만1405주, 사조산업 9만주, 캐슬렉스제주 3만4604주 순이었다. 이에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지난해 말보다 4.3%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올해 매수에 나선 회사들은 주 부회장의 지배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가장 많은 주식을 매수한 사조랜더텍은 주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캐슬렉스제주 역시 주 부회장이 지분 49.5%를 갖고 있다. 사조산업의 최대주주는 주 부회장이 지배하는 사조시스템즈이며, 캐슬렉스서울은 사조산업의 자회사다. 사조대림 지분을 한 회사로 집중하지는 않았지만 주 부회장이 직접 지배하거나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들이 나눠 매수하면서 우호지분의 총량을 늘렸다.
사조그룹의 핵심 지배축은 ‘주지홍→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으로 이어진다. 사조대림의 주주 구성은 지배축 상단에 있는 사조시스템즈나 사조산업보다 분산돼 있다. 사조시스템즈는 주 부회장이 지분 50.01%를 보유해 단독 최대주주 지위가 확고하다. 사조산업도 사조시스템즈가 지분 30.1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반면 사조대림은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사조씨푸드의 지분율이 17.12%에 불과하고 사조산업 15.74%, 사조시스템즈 14.06%, 사조동아원 9.89% 등으로 지분이 나뉘어 있다. 특정 계열사가 단독으로 지배하기보다 여러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결집해야 지배력이 형성되는 구조다.
단일 계열사 지분만으로는 절대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기 어렵지만 이들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치면 전체 보통주의 4분의 3을 넘어선다. 꾸준한 장내매수를 통해 최대주주 측은 사조대림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 안건까지 사실상 독자적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지분을 확보했다.
사조그룹은 이처럼 핵심 회사의 우호지분을 확대하는 동시에 복잡하게 얽힌 순환출자 구조를 정리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사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지난해 5월 1426개에서 올해 5월 220개로 1206개 감소했다. 사조그룹은 올해 3분기 말까지 이를 140여개 수준으로 추가 축소하겠다는 계획도 공정위에 밝혔다.
사조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대폭 줄이는 과정에서 지분구조가 유독 분산된 사조대림의 우호지분을 특별결의가 가능한 수준까지 높였다는 점에서 주지홍 체제의 기틀도 한층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이미 안정적인 의결권을 확보한 뒤에도 최근까지 계열사들의 장내매수가 이어진 만큼 사조대림을 주 부회장 지배체제 아래 확실하게 묶어두기 위한 지분 확대 작업은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사조그룹 관계자는 “각 사가 사조대림의 미래 성장성과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결정한 투자”라며 “별도로 정해둔 목표 지분율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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