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LB인베스트먼트가 무신사와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등을 담은 ‘LB유망벤처산업펀드’의 만료 예정일을 내년 3월까지 1년 연기했다. 펀드 운용기간은 끝났지만 핵심 비상장 지분을 서둘러 매각하지 않고 기업공개(IPO)나 구주거래를 기다려 회수금액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이 펀드의 잔존자산은 결성액 1456억원의 두 배가 넘는 3392억원에 달한다.
7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는 LB유망벤처산업펀드의 만료 예정일을 2027년 3월 28일에서 1년 뒤로 미뤘다. 해당 펀드는 올해 상반기 중 해산돼 청산 목적의 범위에서 존속하고 있는 상태다. 쉽게 말해 신규 투자는 끝났지만 남아 있는 투자자산을 처분하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해진 것이다.
비상장 주식은 펀드 만기에 맞춰 한꺼번에 매각하면 적정 가격을 받기 어렵다. IPO나 신규 투자유치가 예정된 기업이라면 당장 구주를 할인해 파는 것보다 회수 시점을 늦추는 편이 출자자에게 유리하다.
현재 남은 자산가치도 상당하다. 지난 6월 말 기준 LB유망벤처산업펀드의 자산은 3392억원,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은 약 3389억원이다. 2018년 결성 당시 약정총액 1456억원과 비교하면 순자산이 2.3배가량 많다. 다만 이는 실제 현금 회수액이 아니라 무신사와 에이블리 등 비상장 주식가치가 포함됐다.
LB인베스트먼트가 직접 출자한 지분에서도 펀드 성과를 엿볼 수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 펀드에 총 143억800만원을 납입해 현재까지 71억2200만원을 배분받았다. 남아 있는 출자지분의 장부가치는 약 339억8700만원이다. 누적 배분액과 잔존가치를 단순 합산한 금액은 약 411억원으로 납입액의 약 2.9배다.
최종 수익률을 좌우할 핵심 포트폴리오로는 무신사가 꼽힌다. LB유망벤처산업펀드는 2018년 무신사에 34억원을 투자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별도 펀드를 통해 84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두 펀드의 무신사 투자금은 총 118억원이다.
무신사는 기업가치 7조원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다. 상장이 구체화하면 투자 지분의 시장가격이 형성되고 보호예수 종료 이후 장내매각도 가능해진다. 반대로 상장이 늦어지면 LB인베스트먼트는 구주 거래를 추진하거나 펀드 회수기간을 다시 늘려야 할 가능성이 있다.
에이블리 역시 LB유망벤처산업펀드의 주요 포트폴리오다. LB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해당 펀드를 통해 에이블리에 처음 40억원을 투자한 뒤 후속투자를 이어갔다. 세 차례에 걸친 전체 투자금은 200억원이다. 에이블리는 2024년 중국 알리바바로부터 1000억원을 유치하면서 약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LB인베스트먼트는 국내 기관투자자 가운데 가장 많은 에이블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에이블리는 아직 구체적인 상장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다. 추가 투자유치 과정에서 기존 주주 지분을 함께 매각하는 구주 거래가 성사될 지가 회수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청산기간 연장은 투자자산을 헐값에 처분하지 않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반면 회수가 길어질수록 출자자 자금이 묶이고 펀드의 연환산 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 LB인베스트먼트로서는 내년 3월까지 무신사와 에이블리의 기업가치를 지키며 지분을 현금화할 과제를 안았다.
무신사 IPO와 에이블리 지분 매각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펀드 청산과 함께 추가 배분이 이뤄질 전망이다. 두 회사의 실제 회수 가격에 따라 LB유망벤처산업펀드의 최종 수익률과 LB인베스트먼트가 받을 성과보수 규모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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