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전성시대를 맞았다. 그 중심에는 대형 뷰티기업뿐 아니라 저마다의 강점과 개성으로 무장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인디 브랜드들이 있다. 치열한 뷰티 시장에서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온 알짜 브랜드를 찾아 탄생부터 성장까지의 이야기와 그 안에 숨은 경쟁력 그리고 앞으로의 승부수를 들여다본다.[편집자주]
[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제가 아마 국내에서 유일한 사람이지 않을까요? 미용사 자격증이 있어요. 그만큼 헤어에 진심입니다."
애경산업이 헤어케어 사업의 새 판을 짜고 있다. 올해 헤어케어 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조직을 이끌 첫 사령탑으로 전현정 사업부문장을 영입했다. 올해 3월 태광산업에 인수된 데 이어 헤어케어 사업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전 부문장은 지난 4일 서울 성수동 무신사 메가스토어에서 열린 애경산업의 탈모·두피 케어 브랜드 '블랙포레' 체험형 브랜드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헤어케어 사업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약 20년간 뷰티업계에 몸담아온 전문가로 올해 4월 애경산업에 합류했다. 시세이도코리아를 시작으로 코웨이 코스메틱 본부, 고세코리아, 피에르파브르더모코스메틱코리아, 클라랑스코리아 등 국내외 뷰티기업을 두루 거쳤다. 여기에 직접 미용사 자격증까지 취득했을 정도로 헤어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전 부문장이 특히 기대를 거는 브랜드는 출범 3년째를 맞은 블랙포레다. 최근 탈모·두피 케어 시장의 외연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어서다. 대기업뿐 아니라 인디 브랜드까지 시장에 뛰어들었고 제품군도 샴푸에서 두피 에센스와 토닉 등 '리브인(leave-in)' 제품으로 확장됐다. 고객층 역시 30~50대 남성 중심에서 여성과 20대까지 내려왔다.
전 부문장은 "지금은 탈모 증상이 없어도 탈모 관리를 기본값으로 깔고 간다"며 "올리브영에 입점한 헤어 브랜드 대부분이 탈모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치열해진 시장에서 블랙포레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자가 발포'다. 내용물이 공기 중에 노출되는 순간 산소와 만나 스스로 미세한 거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전 부문장은 "기네스 맥주 거품을 떠올리면 된다"며 "생크림처럼 곱고 미세한 초미세 입자 거품이 두피를 섬세하게 커버해 딥클렌징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행보에도 나섰다. 최근 개그맨 김원훈을 블랙포레의 첫 모델로 발탁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 부문장은 전형적인 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김원훈의 이미지가 소비자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모발 이식 경험으로 탈모 관리에 관심이 높다는 점도 모델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는 탈모 샴푸를 넘어 스페셜 두피 케어 영역으로 블랙포레의 외연을 넓힐 계획이다. 내년 탈모·스페셜 케어를 강화한 신규 라인을 출시하고 특히 두피 항산화 영역을 공략할 예정이다. 리브인 영역도 세분화해 동성제약과 함께 두피 리브인 트리트먼트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도 블랙포레의 다음 무대다. 애경산업은 이미 케라시스 등을 통해 러시아·CIS와 미주·유럽에서 헤어케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핵심 전략은 '현지화'다.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FGI(표적집단면접)와 가정 방문, 인터뷰 등을 진행해 소비자 니즈와 문화를 파악하고 시장별로 최적화된 제품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전 부문장은 "국내 주력 제품을 모든 나라에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다"며 "나라별·니즈별로 타깃팅한 제품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공 방정식을 블랙포레에도 이식한다는 구상이다. 블랙포레는 현재 대만·홍콩 왓슨스에 입점을 제안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미국 코스트코에도 입점을 제안한 상태다. 전 부문장이 블랙포레의 첫 글로벌 경쟁 상대로 '헤드앤숄더'를 지목한 것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온라인 채널 강화에도 무게를 싣는다. 국내에서는 현재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출 비중이 비슷하지만 내년에는 온라인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네이버와 쿠팡을 중심으로 전용 상품이나 차별화된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해외 온라인 시장에서는 아마존에 집중한다.
전 부문장은 "아마존 전담 부문과 헤어케어 사업부가 협업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인력을 확충하고 전문성을 쌓아 내년 미주 지역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헤어케어 사업 자체의 체급을 키우는 것이다. 현재 애경산업 전체 매출에서 헤어케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다. 이를 내년 25%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미 올해 7월 누계 기준 헤어케어 매출의 5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사업 확대가 목표 달성의 한 축을 맡을 전망이다.
전 부문장은 "애경산업의 볼륨 자체가 커질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큰 챌린지이자 미션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운영 중인 제품뿐 아니라 내년에 선보일 신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헤어케어 부문의 의지를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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