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경찰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한 조사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판단해 검찰에 넘겼지만 미진한 수사 내용에 더해 핵심 법리마저도 한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의 두 차례 구속영장 신청을 검찰이 모두 반려하며 지적한 이른바 ‘사회적 법익 침해’가 해결되지 못해서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3일 방시혁 의장과 하이브 전·현직 경영진, 사모펀드 관계자 등 5명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이들이 하이브 상장을 준비하면서 기존 투자자에게 상장 계획을 숨겨 특정 사모펀드 측에 지분을 매각하도록 한 뒤 상장 이후 차익을 나눈 것으로 봤다. 경찰이 산정한 5명의 부당이득은 총 2631억원이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기망 행위가 있었느냐'를 넘어 이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로 처벌할 수 있느냐에 집중된다. 경찰은 기존 주주에 대한 설명부터 사모펀드의 지분 인수, 상장 뒤 처분과 이익 배분까지를 하나의 계획된 행위로 봤다. 단순한 개별 투자자 피해가 아니라 정보 비대칭을 이용해 자본시장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하지만 검찰의 시각은 이미 사전에 어느 정도 나타났다. 서울남부지검은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돌려보내면서 방 의장 측 행위로 '사회적 법익이 침해됐다'는 부분을 더 소명하라는 취지의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방 의장의 행위가 자본시장 질서에 대한 침해라기보다 특정 초기 투자자의 '개인적 법익 침해'에 가깝다고 본 것이다. 자본시장법 적용의 전제가 되는 핵심 대목에서 검경의 판단이 갈린 셈이다.
검찰은 특히 방 의장 측 행위가 자본시장 전체의 공정성을 해치는 '사회적 법익 침해'에 해당하는지 추가 소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기존 판단을 유지하면서 후속 조치도 새로운 물증 확보보다는 국내외 판례 검토와 외부 전문가 자문에 집중했다. 법조계와 자본시장에서는 검찰의 보완 요구가 실질적으로 해소된 것인지 의문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경찰은 첫 영장 반려 뒤에도 이 부분을 별도로 보강하기보다 전체 수사 내용을 다시 검토해 같은 취지로 영장을 재신청했다. 검찰은 두 번째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이 방 의장의 구속 필요성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고 앞서 요구했던 보완도 충분히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후 경찰은 이후 세 번째 영장은 신청하지 못했다.
검경의 법리적 이견은 적용 죄명을 둘러싼 논의로도 이어졌다. 검찰이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대신 일반 사기죄 적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죄명 변경을 요구하거나 제안한 적은 없다"고 했다. 다만 검찰의 공식적인 죄명 변경 요청이 있었는 지와 별개로 두 차례 영장 반려와 보완수사 요구 과정에서 검찰이 기존 혐의의 법리적 성립에 의문을 제기한 점은 남는다.
두 번째 영장 반려 이후 경찰이 택한 방법은 판례 재검토와 외부 의견 수렴이었다. 학계와 금융당국 전문가의 의견을 추가로 들었고 최종적으로 기존 판단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부터 사회적 법익 침해에 초점을 맞춰 수사했다"며 “마지막 검토에서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경찰 스스로 수사와 법리해석의 측면에서 한계를 인정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두 번째 영장 반려 이후 이뤄진 보완은 새로운 사실관계나 물증을 확보하기보다 기존 수사자료를 토대로 법리적 타당성을 보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검찰이 문제 삼은 '사회적 법익 침해'를 새롭게 뒷받침할 만한 추가 증거가 확보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압수수색과 체포영장, 2631억원 규모 추징보전 과정에서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가 적용됐고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이런 이유로 검찰이 향후 경찰 논리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검경 시각차에 따라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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