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저가 드론을 비롯한 수천~1만대 규모의 무인체계가 군집으로 투입되고 인공지능(AI)이 표적을 식별하는 미래전에 대비해 국방 AI의 무게중심도 개별 무기체계의 성능 향상에서 정보융합과 자율 군집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병력과 화력 규모가 승패를 좌우하던 과거와 달리 정보와 기술력을 활용해 적은 비용으로 상대의 고가 무기체계를 무력화하는 '가격 비대칭'이 중요해지면서다.
김상희 KAIST 을지연구소 교수는 3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마키나락스 'ATTENTION 2026'에서 ‘전장환경을 혁신하기 위한 국방 AI 기술 발전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현대전은 정보와 기술력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양상"이라며 국방 AI 기술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변화가 저가 드론을 활용한 대규모 군집 공격이다. 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사례로 들며 고가 무기체계 중심의 전쟁에서 저가 드론을 대량으로 투입해 상대의 방어 능력을 넘어서는 방식으로 전쟁 양상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드론뿐 아니라 미사일 등 서로 다른 무기체계를 섞어 대량으로 투입할 경우 기존 방어체계의 대응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1000대 안팎의 무인체계가 군집을 이뤄 공격하는 상황을 상정했다면 앞으로는 5000~1만대 이상이 동시에 투입되는 상황까지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5000개, 1만개가 들어오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상대 군집에 대응해 우리 역시 군집체계를 투입하고 소프트킬과 하드킬 방식으로 방어하는 기술 연구가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투 현장에 가까운 부대의 AI 역량도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 김 교수는 미래전에서는 전구급보다 실제 전투를 수행하는 대대·중대·소대급 단위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며 "대대급의 AI 역량을 강화시키면 굉장히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신이나 위성항법시스템(GPS)이 끊기거나 교란되는 환경에서도 자체적으로 위치를 파악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I를 활용한 정보융합도 핵심 기술로 꼽았다. 북한이 기존에 파악된 발사장이 아닌 열차나 예상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표적의 위치와 행동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영상정보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영상·지리공간·신호·계측·공개·인간·사이버 정보 등을 AI로 종합하는 '전 출처 정보융합'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장에서 AI 활용이 보편화되면 'AI 대 AI'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대방의 AI가 표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특정 패턴 등을 활용해 탐지 성능을 떨어뜨리는 '적대적 AI 공격'과 이를 다시 식별하는 방어 기술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김 교수는 "이제는 육안으로 판독하고 분석하는 시대가 아니라 우리도 AI를 쓰지만 상대국도 전부 AI를 쓰기 때문에 AI 대 AI를 얼마나 잘 속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관련 공격·방어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개별 무인체계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을 넘어 다수의 무인체계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군집 지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무인 복합체계에서 유인 전력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단순한 명령만으로 무인체계들이 상황을 판단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군집 AI의 핵심 요소로 지능성과 자율성을 꼽았다.
그는 국방 AI의 시험·평가 체계도 이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군집을 구성하는 일부 개체가 GPS 교란이나 격추 등으로 임무에서 이탈하더라도 전체 군집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군집 임무에 대한 시험평가는 개체 성능과 협업 지능, 손실 허용성, 통제 회복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엔드투엔드 평가가 돼야 한다"며 "몇 개가 떨어지고 잘못되더라도 원하는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으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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