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상호 기자]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광주에서 3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복합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호남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핵심 거점에 압도적 규모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춘 랜드마크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정 회장은 그간 성공을 이끌어 온 ‘지역 1번지’ 전략으로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신세계에 따르면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신세계 및 유스퀘어 종합버스터미널 일대를 개발하는 ‘더 그레이트 광주’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더 그레이트 광주 프로젝트는 사업지에 백화점과 특급호텔, 대형 공연장, 업무 및 주거시설 등을 결합한 초대형 랜드마크 복합단지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자회사인 광주신세계가 주도하며 투입되는 사업비는 약 3조원에 이른다.
사업 추진을 위해 광주광역시와 진행해 온 사전협상은 약 1년 6개월 만인 2026년 상반기에 마무리됐다. 현재 교통영향평가 등 남은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며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2033년까지 최종 준공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신세계가 광주에 대규모 투자를 쏟아붓는 것은 호남권에 확실한 지역 1번지 점포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전국에서 단일 점포 기준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넘기는 점포를 5곳이나 보유 중이다. 서울 강남점을 비롯해 부산 센텀시티점, 대구신세계, 서울 본점,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등이 각 지역 상권을 대표하는 점포로 자리 잡고 있다.
신세계가 전국 주요 지역권 가운데 거래액 1조원 단위 점포를 보유하지 않은 곳은 호남권과 강원권뿐이다. 신세계는 더 그레이트 광주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적으로 결실을 거두면 호남권에도 첫 1조원 단위 점포를 확보하게 된다.
신세계의 랜드마크 중심 출점 기조는 정 회장의 확고한 경영 전략이다. 그는 2015년 말 신세계 총괄사장에 오르며 백화점 부문 경영을 본격적으로 지휘하기 시작했다. 2024년 회장으로 승진하고 계열 분리를 공식화하면서 독립 경영 체제를 확립했다.
정 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줄곧 지역 1번지 전략을 펼쳐왔다. 다점포 중심의 외형 확장 대신 지역 상권을 압도할 수 있는 소수의 초대형 핵심 점포를 세우는 방식이다.
디자인을 전공한 정 회장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 건축 외관과 동선, 실내 조경, 예술품 배치 등 백화점 공간 구성을 직접 챙기며 핵심 점포의 경쟁력 확보에 공을 들였다.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상위 10개 점포가 전체 백화점 거래액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점포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시장 흐름은 정 회장이 지역 1번지 전략을 이어가는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 회장의 지역 1번지 전략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가장 뚜렷한 결실을 맺었다. 신세계 강남점은 올해 사상 첫 단일점포 거래액 4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23년에 3조1025억원으로 처음 3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4년에 3조3269억원, 2025년에 3조6717억원으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 강남점이 2026년 상반기에 거래액이 20%가량 성장했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4조4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에 이르는 거래액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1위 점포로 연간 4조8000억원 규모의 거래액을 내는 영국 런던의 해러즈, 연간 거래액 4조3000억원 수준의 일본 도쿄 이세탄 신주쿠 본점과 경쟁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셈이다.
핵심 점포의 경쟁력 강화는 신세계 백화점 전체의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신세계백화점은 2025년 기준으로 13개 점포에서 연간 거래액 13조3435억원을 냈다. 31개 점포를 운영하며 14조2525억원의 거래액을 거둔 롯데백화점을 바짝 추격하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1980년 이후 40년 넘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더 그레이트 광주 프로젝트는 현재 지자체 인허가 등 관련 절차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미 광주신세계가 8000억원 규모의 거래액을 내고 있는 만큼 이번 프로젝트를 거쳐 1조원 규모의 점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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