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최근 세 번의 선택은 모두 '수협맨'이었다. 2020년 김진균 전 행장을 시작으로 강신숙 전 행장, 신학기 현 행장까지 내부 출신이 연달아 Sh수협은행의 지휘봉을 잡았다. 차기 행장 자리를 놓고 벌어진 6파전에서도 신 행장을 포함한 내부 출신 3명이 다시 전면에 섰다. 특히 2년 전 현직 행장을 꺾고 자리에 오른 신 행장이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선 만만치 않은 외부 경쟁자가 등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정책국장과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친 현직 금융정보분석원(FIU) 수장 이형주 원장이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최근 세 차례 이어진 '내부 출신 행장' 흐름이 계속될지, 현직 금융당국 고위직이 이를 끊어낼지가 차기 수협은행장 인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가 지난 1일 차기 행장 공개모집을 마감한 결과 모두 6명이 지원했다. 내부 출신은 신 행장과 정철균·박양수 전 부행장 등 3명이다. 외부에서는 이형주 FIU 원장과 강철승 전 중앙대 교수, 일반 기업 출신 인사 1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인선 흐름만 놓고 보면 내부 출신 후보들에게 유리한 대목이 적지 않다. 수협은행은 2020년 김진균 전 행장을 시작으로 2022년 강신숙 전 행장, 2024년 신 행장까지 세 차례 연속 내부 출신을 행장으로 선택했다. 2001년 독립사업부제 도입 이후 민간 금융회사와 관료 출신 등이 번갈아 행장을 맡았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들어 내부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직전 인선에서도 조직에 대한 이해도는 후보자 평가의 주요 요소로 작용했다. 2024년 행추위는 신 행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하면서 내부 출신으로서 은행의 특수성과 경영이념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영 안정화와 경쟁력 제고를 이끌 적임자라는 게 당시 행추위의 판단이었다.
내부 후보 가운데서는 현직인 신 행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출발선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첫 임기 동안 외형 성장과 비은행 사업 확대, 내부등급법 승인 등의 성과를 거둔 데다 이번에는 현직 경영진 가운데 신 행장과 경쟁하는 후보도 없다.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됐던 도문옥 수석부행장은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부 경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2년 전 인선 자체가 이를 보여준다. 당시 현직이던 강신숙 전 행장이 연임에 도전했지만 행추위의 최종 선택은 신학기 당시 수석부행장이었다. 강 전 행장이 경영 성과와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도 내부 경쟁자에게 자리를 내준 만큼 이번에는 신 행장이 당시 강 전 행장과 같은 입장에 서게 된 셈이다.
신 행장에게 도전장을 던진 내부 출신은 정철균·박양수 전 부행장이다. 두 사람 모두 수협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며 영업과 관리 분야의 주요 보직을 거쳤다는 점에서 조직 이해도를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내부 평가도 나쁘지 않다.
정 전 부행장은 1992년 수협중앙회에 입사했다. 금융기획부 전략기획팀장과 감사실장, 서부·동부광역본부장을 거쳐 2021년 부행장에 올랐다. 기획과 감사 업무에 이어 일선 영업조직까지 경험한 것이 특징이다.
박 전 부행장은 1995년 입사했다. 비산동·방화동·연남동·여의도 등 지점장만 네 차례 역임한 영업통 인사다. 2022년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CRO)에 올라 '바젤Ⅲ 시장·운영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을 이끌었다. 영업과 리스크관리를 모두 경험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2024년에도 행장 공모에 지원해 강 전 행장, 신 행장 등과 경쟁한 바 있다. 이번이 2년 만의 재도전이다.
이른바 '낙하산' 인사를 경계하는 분위기도 신 행장에게 나쁘지 않은 요인이다. 올해 초 이재명 대통령과 대학 동문인 최기정 전 감사원 감사국장의 상임감사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논란이 불거진 뒤 노조 안팎에서는 외부 인사에 대한 경계 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상임감사에 이어 행장까지 외부 인사로 채우는 데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부 출신 중심의 최근 인선 흐름에 맞서는 가장 눈에 띄는 외부 후보는 이형주 FIU 원장이다. 현직 금융당국 고위공무원이 수협은행장 공모에 직접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이번 인선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 원장은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국장과 상임위원 등을 지내며 금융정책과 감독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현재 FIU 원장으로 가상자산을 포함한 자금세탁방지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금융정책과 감독에 대한 폭넓은 이해는 강점으로 꼽을 수 있지만 상업은행을 직접 경영한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는 내부 출신 후보들과 차이가 있다.
특히 이 원장은 오는 12월 임기가 끝나는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의 후임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내부 출신 중심의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직 금융당국 고위직이라는 경력이 행추위의 평가에서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강철승 전 중앙대 교수도 다시 도전장을 냈다. 강 전 교수는 1966년부터 14년간 농림수산부 수산청에서 수산직 공무원으로 근무한 뒤 학계로 자리를 옮겼다. 2004년부터 중앙대 산업창업대학원 교수로 재직했다. 2020년과 2022년, 2024년 세 차례 행장 공모에 지원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번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 도전이다. 나머지 외부 후보 1명은 일반 기업 출신으로 알려졌다.
행추위는 오는 9일 서류심사를 거쳐 면접 대상자를 선정한 뒤 21일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다면 지원자 대부분이 면접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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