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캄투자일임이 올해 상반기 33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금융투자업권 전체 10위에 올랐다. 임직원 15명이 하나증권과 토스증권은 물론 모든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를 앞질렀다. 자기자본 규제와 인력 비용을 짊어진 기존 금융투자업 모델과 소수 인력으로 운용에만 집중하는 일임업 모델의 수익 효율 격차가 수치로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캄투자일임의 올 상반기 영업수익은 3536억1000만원, 영업이익은 3303억5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영업비용이 232억5000만원에 그치면서 영업이익률은 93.4%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수익이 1372억4000만원, 영업이익이 1245억10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반기 만에 연간 실적의 2.6배를 넘어섰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일임사, 신탁사, 선물사를 통틀어 캄투자일임보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많았던 곳은 9곳뿐이었다(12월 결산 기준). 한국투자증권이 1조541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증권 1조2581억원, 키움증권 1조2257억원, 삼성증권 1조2059억원, NH투자증권 1조1808억원 순이었다. 이어 KB증권 1조245억원, 신한투자증권 7736억원, 메리츠증권 6488억원, 대신증권 5338억원이 자리했다.
10위 캄투자일임 아래로는 하나증권(3213억1000만원)과 토스증권(3195억4000만원), 제이피모간증권(2698억3000만원) 등이 이어졌다. 영업수익 20조1435억원을 올린 하나증권이 3536억원을 벌어들인 캄투자일임에 영업이익에서 90억원가량 뒤진 셈이다.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386억2000만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캄투자일임에 918억원 못 미쳤다. 금융투자업권 전체 영업이익 16조7700억원 가운데 캄투자일임 한 곳이 2.0%를 차지했다.
수익성 격차는 비용 구조에서 갈렸다. 캄투자일임의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는 20억5600만원으로 영업수익의 0.6%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급여가 6억400만원(임원 1억5300만원, 직원 4억5100만원)이었고 임차료와 전산운용비, 광고선전비, 접대비는 아예 계상되지 않았다.
유형자산은 8500만원, 임차보증금은 1억4900만원 수준이다. 6월말 기준 임직원은 15명으로 1인당 순이익은 220억원, 1인당 반기 급여는 4027만원이다. 반면 하나증권은 영업수익 20조1435억원을 올려 영업이익률 1.6%에 그쳤고, 영업이익 1위 한국투자증권도 영업수익 22조37억원에 이익률은 7.0%였다.
영업수익 구성도 증권사와 뚜렷하게 갈린다. 3536억1000만원 가운데 증권 평가 및 처분이익이 3213억2000만원으로 90.9%를 차지했고 전액 주식에서 발생했다. 처분이익이 1401억6000만원, 평가이익이 1811억7000만원이다. 투자일임 보수로 잡힌 수수료수익은 309억8000만원이었다. 고객 자금을 운용해 받는 보수보다 회사가 자기 자금으로 굴린 주식에서 나온 이익이 훨씬 큰 구조다. 6월말 기준 투자일임재산은 2조3047억원으로 국내가 1조7709억원(76.8%), 해외가 5339억원(23.2%)이다.
이익의 절반가량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평가이익이다. 주식평가이익 1811억7000만원에서 평가손실 170억2000만원을 뺀 순평가이익은 1641억5000만원으로 순이익의 49.7%에 해당한다. 보유 주식을 시가로 재평가해 잡아둔 장부상 이익이어서 하반기 주가가 되밀리면 그만큼 되돌아간다. 국내와 미국 상장주식을 사서 오래 보유하는 롱온리(매수 후 보유) 전략을 쓰는 만큼 매매 회전율이 낮아 미실현 비중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다만 업권이 다른 만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사의 영업수익에는 위탁매매 수수료와 이자수익뿐 아니라 자기매매에 따른 증권 평가·처분 손익이 총액으로 계상돼 영업이익률이 구조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점포와 리테일 조직, 자기자본 규제에 따른 비용 부담도 일임사와는 성격이 다르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와 투자일임사는 수익 구조와 비용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 이익률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절대적인 이익 규모에서 임직원 15명의 일임사가 대형 증권사를 넘어섰다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주식시장이 그만큼 좋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캄투자일임은 이호걸 대표가 2023년 3월 자본금 17억원으로 설립한 투자일임사다. 같은 해 7월 투자일임업(고객 계좌를 주문대리인 권한으로 직접 운용하는 형태의 금융투자업)을 등록했다. 이 대표는 레인메이커자산운용을 공동 창업해 대표이사를 지내다 2023년 초 지분을 정리하고 독립했다. 회사명 '캄(Calm)'은 평정심을 뜻하며, 개별 기업 분석에 기반한 바텀업 방식의 가치투자를 운용 원칙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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