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돈 잘 벌고 주식도 소각했는데…산돌 시총 80% '증발'
박준우 기자
2026-09-01 08:00:00
영업이익률 28%·주주환원 강화에도 330억 수준…성장성 증명 과제
이 기사는 2026-08-31 11:37:01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영업이익률은 30%에 육박하고, 지난해 순이익을 웃도는 규모의 주주환원에도 나섰다. 그런데 코스닥 상장사 '산돌'의 기업가치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상장 첫날 1600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300억원대 초반까지 쪼그라들었고, 내년부터는 관리종목 지정 기준인 300억원까지 신경 써야 하는 처지가 됐다. 높은 수익성과 KCGI 합류, 자사주 소각에도 시장의 눈높이를 돌려세우지 못한 배경으로는 좀처럼 커지지 않는 외형과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꼽힌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산돌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02억원,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1% 늘었고, 영업이익은 0.4% 줄었다. 외형 성장세는 둔화했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견조하다. 산돌은 올 상반기 28.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28.6%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산돌 실적 추이. (그래픽=김민영 기자)

산돌이 매년 20~3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배경에는 고마진 사업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폰트 콘텐츠를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 사업 특성상 제품 생산에 직접 투입되는 원재료 부담이 사실상 없다. 제조업과 비교하면 생산설비에 대한 의존도 역시 낮은 편이다. 여기에 구독과 라이선스를 중심으로 반복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가 높은 수익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익성과 달리 기업가치는 내리막을 걸었다. 상장 초기 산돌에 부여됐던 기업가치 프리미엄은 빠르게 축소됐다. 2022년 10월27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당일 약 1600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이달 28일 종가 기준 330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상장 당일과 비교하면 80%가량 감소한 규모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6배에 그친다.


내년부터는 단순한 주가 부진을 넘어 상장 유지 측면에서도 시가총액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코스닥 시총 요건은 내년 1월부터 300억원으로 상향된다. 시총이 기준치를 30거래일 연속 밑돌면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한다. 현재 시총 330억원은 기준선을 웃돌고 있지만 300억원까지 남은 여유는 약 10%에 불과하다. 당장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현실화한 것은 아니지만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기준선에 근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산돌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지난해에는 KCGI와의 동행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산돌의 최대주주인 산돌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보유 지분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산돌 지분 19.72%(298만4226주)를 KCGI에 양도했다. 매각 목적은 2024년 별세한 산돌커뮤니케이션 창립자 석금호 전 의장의 상속 지분에 따른 세금 마련이었지만, 행동주의 투자로 이름을 알린 KCGI의 지분 참여는 주주환원 강화와 경영 효율화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계기가 됐다. 당시 KCGI 고위 관계자는 "펀드가 아닌 자기자본으로 투자한 만큼, 장기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산돌 이사회 현황. (그래픽=김민영 기자)

지난해 10월에는 강성부 KCGI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후 산돌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산돌은 올해 2025년 결산배당으로 총 14억6900만원을 지급했다. 올 들어서는 20억원을 투입해 자사주 49만5273주를 취득한 뒤 전량 소각했다. 기존 보유분을 더하면 올해 소각한 자사주는 총 91만418주다.


올해 지급한 결산배당과 신규 자사주 취득액을 합치면 34억6900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28억원의 약 124%에 해당한다.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을 웃도는 규모의 자금을 배당과 자사주 취득에 투입한 셈이다. 그럼에도 기업가치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단순한 주주환원을 넘어 향후 성장성에 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산돌이 상장 당시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배경도 높은 수익성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에 있었다. 폰트라는 다소 생소한 사업 영역을 사업화한 데다 국내 주요 폰트 업체 가운데 하나로 입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폰트 업계 2위로 평가되던 윤디자인을 인수하며 성장 기대감을 높였다. 산돌은 2024년 6월 약 156억원을 들여 윤디자인 지분을 인수하며 국내 폰트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강화했다.


하지만 시장의 재평가를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로는 절대적인 외형과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꼽힌다. 산돌의 연결 매출은 상장 첫해인 2022년 183억원에서 2023년 142억원으로 감소한 뒤 2024년 157억원, 지난해 199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최근 2년간 외형은 우상향하고 있지만 상장 이후 줄곧 100억~200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과 별개로 시장이 기대할 만한 추가적인 성장 여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가 남은 셈이다.


윤디자인 인수도 외형 확대에는 기여했지만 아직 산돌의 체급을 크게 바꾸는 수준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인수 효과가 온기로 반영된 2025년 매출은 2024년 대비 26.8% 증가했다. 성장률 자체는 크게 높아졌지만 절대 규모는 199억원으로 여전히 200억원 안팎에 머물렀다. 국내 2위 폰트 기업을 품고 시장 지위를 강화한 이후에도 외형이 단숨에 확대되지 않았다는 점은 국내 폰트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는 것만으로 성장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폰트 사업은 구독형 수익구조와 높은 고객 유지율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국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본업만으로 외형 성장을 꾀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이 산돌의 높은 수익성보다 향후 성장 여력에 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주주환원만으로 기업가치 반등을 이끌어내기 어려운 만큼 기존 사업의 해외 확장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통해 이익 규모 자체를 키우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산돌 역시 성장동력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산돌구름을 '베이키'로 리브랜딩한 것도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행보다. 비슷한 시기 기업설명회(IR)에서 이종사업 인수합병(M&A) 계획을 밝힌 것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대한 고민과 무관치 않다. 높은 수익성과 적극적인 주주환원에도 기업가치가 반등하지 않는 상황에서 해외 사업과 이종사업 M&A를 실제 외형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재평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딜사이트는 산돌 측에 해외 시장 진출 현황과 이종사업 M&A 진행 상황, 시가총액 관리 등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산돌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