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변한석 기자] 티맵모빌리티가 비주력 모빌리티 사업들을 정리하고 20년 이상 축적한 지도·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정밀 3D 지도와 차량용 소프트웨어 사업을 확대해 자율주행 시장을 공략한다. 소비자 대상 모빌리티 서비스 확대보다 완성차에 지도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공급하는 기업간거래(B2B)에 무게를 두는 전략이다. 기존 내비게이션 사업을 자율주행 시대의 데이터·소프트웨어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풀이다.
자율주행 기술이 대규모 주행 데이터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고도화되면서 지도와 이동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티맵은 사람이 보는 지도에서 차량의 주행 환경까지 정밀하게 표현하는 내비게이션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자체 구축한 고정밀 지도를 기반으로 3D 차로 인식 내비게이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티맵의 강점은 장기간 축적한 이동 데이터를 이미 완성차에 공급 중인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티맵을 사용할 때 목적지를 검색한 뒤 경로를 선택하고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이동 과정 전반의 데이터가 축적된다. 단순히 도로의 위치와 형태를 기록한 지도 데이터를 넘어 이용자가 실제 도로를 어떻게 이동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티맵의 자율주행 전략은 실제로 자율주행 택시를 서비스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와는 다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차량을 직접 개발하고 이를 기존 모빌리티 플랫폼과 결합해 실제 운송 서비스로 확장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티맵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도 이 같은 방향을 보여준다. 회사는 2024년 택시 호출 플랫폼 우티(UT) 지분 49%를 매각하며 택시 호출 사업에서 철수했다. 올해 7월에는 공항리무진 보유 지분 40%도 매각했다. 지난해 서울공항리무진 지분 100%를 처분한 데 이어 리무진 버스 사업에서도 완전히 철수했다.
실제로 티맵은 리무진 사업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AI 에이전트와 자율주행 등 사업에 재투자할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와 데이터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운송 중개 서비스를 확대하기보다 기존 데이터를 기술과 결합해 기업에 공급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티맵의 3D 지도는 현재 운전자가 도로 구조와 경로를 쉽게 파악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향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센서 인식 정보와 차량 내 정밀 측위를 결합해 차선 단위 경로 안내까지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내비게이션 화면을 입체화하는 걸 넘어 차량에서 생성되는 정보와 지도 데이터를 연결해 자율주행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고도화한다.
기존 규칙 기반 자율주행이 미리 정해놓은 시나리오와 알고리즘을 중심으로 움직였다면 AI 기반 자율주행은 실제 도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학습할 수 있는 대규모 데이터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반 자율주행에 대해 결국 다양한 상황과 시나리오를 얼마나 많이 학습시키느냐가 중요하다”며 “사실상 기승전 데이터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티맵이 단순한 내비게이션 회사에서 지도·이동 데이터 사업자로 영역을 넓히는 것도 이런 변화에 대응한 사업 재편의 연장선이다. 회사는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동 패턴 분석과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완성차용 서비스 등으로 데이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도 있다. 회사는 차량용 플랫폼인 티맵 오토(TMAP AUTO)에 AI 에이전트와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등을 결합해 장소 추천과 이동 전후 탐색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운전자가 스마트폰에서 티맵을 실행해 길을 찾던 방식에서 벗어나 티맵의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자체에 들어가는 구조라는 풀이다.
티맵 오토는 올해 2월 기준 누적 탑재 차량 100만대를 넘어섰으며 20개 이상 자동차 브랜드에 공급되고 있다.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확산으로 자동차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역할이 커질수록 완성차에 직접 탑재되는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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