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은 기자] 이재명 정부의 지난 1년간 기후·에너지·환경 정책에 대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수요관리, 지역 참여, 생물다양성 보전 등 정책 간 균형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에너지 전환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지만 에너지 가격체계와 수요관리 등에서 보다 적극적인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혜·안호영 의원,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과 한국기후변화학회, 한국환경정책학회, 혜화포럼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재명 정부 1년 기후·에너지·환경 정책 성과와 향후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재명 정부의 지난 1년간 기후·에너지·환경 정책을 돌아보고 2년차 주요 과제를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다.
발제를 맡은 추장민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기후위기 대응을 개별 기후 환경 정책에서 산업 정책, 에너지 전환 및 전략 시스템 혁신, 지역 발전 등 경제 성장과 국가 시스템의 대전환 정책으로 재정의했다"며 “산업과 경제를 중심에 두면서도 사회·규제적인 접근을 함께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 위원은 지난 1년을 이러한 대전환 정책의 설계와 기반을 구축한 시간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기후·에너지·환경 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9.9% 증가한 19조1662억원으로 편성됐다. 이 가운데 에너지 분야 예산은 36.4%(7174억원)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법·제도 측면에서도 지난해 6월 이후 총 42건의 법률이 제·개정됐고 이 중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관련 법률이 9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추 위원은 “재생에너지 보급과 전력망 구축 중심의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전통적인 환경 분야의 정책과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며 “설비 투자와 보급 중심의 하드웨어 정책에서 나아가 전력시장 개편 등 수요관리 중심의 소프트웨어 정책에도 속도를 내야한다”고 전했다. 이어 "중앙 정부 위주의 정책 추진을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지자체의 집행력을 보장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발제자인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은"1년차가 전환의 기반을 마련하는 시기였다면 2년차는 전환의 실행에 속도를 붙여야 할 시기"라며 “방향은 지키면서 실제 전환의 속도를 높이고 성과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이행 속도를 강조했다. 그는 “2024년 잠정 배출량을 기준으로 보면 2030년까지 약 2억톤을 추가로 감축해야 하고 매년 36% 이상을 줄여가야 한다"며 “관건은 결국 이행 속도이고 핵심 수단 가운데 하나가 재생에너지 확대”라고 말했다.
이어 윤 원장은 2년차의 핵심 과제가 전환의 사회적 설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필요한 전기 수요, 시간대와 입지 요금에 따라 관리할 수 있는 수요, 사회적 편익과 계통 입지를 따져봐야 하는 대규모 신규 수요가 있다”며 “AI 전력 수요도 총량이 아닌 사업 구체화 수준과 국내 편익, 공공성, 계통비용에 따른 수요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수요 관리를 먼저 하고 입지와 계통을 검토하고 저장과 유연성을 확보한 뒤 그래도 필요한 발전 설비가 얼마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체계와 수요관리, 생물다양성, 시민 참여 등에서 적극적인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재경 경기연구원 초빙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발 에너지 위기 당시 정부가 전기요금과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단기 보조금 정책에 의존하면서 에너지 절약과 효율 투자, 연료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가격 신호를 차단했다"고 지적했다. 또 "총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 산업 전환 성과 등을 중심으로 정책을 평가해야 하며 재생에너지 설비뿐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도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찬 서울시립대 교수는 "기존 환경영향평가 제도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관련해 자연과의 관계 및 위험요인에 대한 논의를 잘 수용해 입지를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환 정책을 추진한다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면서도 정책 집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물 다양성 전략에서 외래종 문제나 특정 종의 대발생 등 자연자산 변화에 대한 논의를 정책 목표에 반영하고 시민사회와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우현 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과정에서 국회가 시민대표단의 숙의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범위형 경로라는 우회적 방식으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현재 기후위기 대응에 산업계의 감축 부담만이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을 뿐 시민의 현재나 미래의 피해 및 생태계 영향은 비현실로 취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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