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네이버와 브룩필드자산운용이 추진하는 13조원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를 계기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업은 단일 데이터센터를 짓는 수준을 넘어 초대형 디지털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향후 수년간 메가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건설사의 수주 시장이 증설 규모에 따라 25조에서 56조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브룩필드와 손잡고 2028년까지 200MW 규모의 AI 팩토리를 구축한 뒤 장기적으로는 1GW(기가와트) 규모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약 100억달러(약 13조원)로, 상당 부분이 토지 매입과 데이터센터 건축, 기계·전기설비(MEP), 냉각 시스템, 전력망 구축 등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기존 데이터센터 공사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단순 건축 도급이 아니라 디지털 인프라와 대규모 에너지·전력망, 글로벌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결합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시공사 역시 단순 공사를 수행하는 역할을 넘어 장기간 이어질 인프라 개발의 전략적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시공 후보군으로는 시공능력평가 상위권인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DL이앤씨 등이 거론된다. 현재까지 10MW 이상의 데이터센터는 대부분 대형사 위주로 시공이 이루어져왔다. GS건설과 자회사 자이C&A가 24개, 현대건설이 약 20개로 가장 많이 지어 경쟁력을 보인다. 이밖에 삼성물산 13개, DL이앤씨와 DL건설 11개, 대우건설 2개로 파악된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2020년대 초반에 수주했던 데이터센터는 MW당 50억원으로 수주했는데, 최근 수주하는 데이터센터는 MW당 80억~1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이번 네이버 AI 팩토리 딜과 관련해 건설업 수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봤다.
그는 “2030년까지 최소 3GW의 증설이 가능하다고 볼 때, MW당 80억원으로 보수적으로 가정할 시에 건설업이 수주 가능한 금액은 약 24조원”이라며 “여기에 5~7GW까지 증설된다고 가정하면 40조원에서 56조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상위권 건설사들은 네이버 또는 브룩필드와 데이터센터·대형 개발사업에서 협업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현대건설은 네이버의 두 번째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 본공사를 수행했다. 프리콘 단계부터 참여해 1단계 공사를 마쳤으며, 당시 투입된 공사비만 약 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향후 2·3단계 증설도 예정돼 있다.
브룩필드와의 협업 경험도 강점이다. 현대건설은 브룩필드의 아시아태평양 데이터센터 자회사 DCI가 추진하는 안산 시화 AI 데이터센터(SEL02) 프로젝트의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어 양측의 실무 협업 경험을 이미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GS건설 역시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 GS건설은 네이버의 첫 번째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을 시공한 회사다. 국내 초창기 대형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을 가장 많이 보유해 경쟁력있는 시공사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직접적인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은 없지만 AI 협력 관계가 강점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4년 네이버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AI, 로보틱스,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및 스마트시티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브룩필드의 국내 첫 대형 투자였던 여의도 IFC 인수 당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선순위 대주단으로 참여했던 점도 하나의 접점으로 거론된다.
DL이앤씨는 브룩필드의 데이터센터 자회사 DCI가 국내 시장에 진출할 당시 가장 먼저 손잡은 파트너다. 양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서울 가산 데이터센터 등 수도권 디지털 인프라 개발을 추진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의 시공 경험을 중요하게 선정한다면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이고, 입찰경쟁을 붙인다면 상위 10대 건설사는 시공할 능력이 있다고 평가된다”고 밝혔다.
건설업계는 이번 프로젝트로 과거 '각 춘천'이나 '각 세종'과는 차원이 다른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건축물과 달리 전력 공급과 냉각, 기계·전기설비가 전체 공사비의 60~70%를 차지하는 만큼 건물 자체보다 설비 통합 설계·시공 능력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누가 복잡한 전력·냉각 설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이번 프로젝트 역시 MEP(Mechanical·Electrical·Plumbing) 수행 경험이 풍부한 대형 건설사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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