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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5년·67세…iM금융 회장 '숫자 장벽'에 황병우만 웃나
이세정 기자
2026-08-27 07:00:00
차기 회장 자격요건 정량화…외부 후보 진입폭 좁아져 '현직 프리미엄' 확대
이 기사는 2026-08-26 06: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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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제미나이)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iM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인선 레이스를 앞두고 '20년·5년·67세'라는 숫자를 앞세워 후보 진입 문턱을 높였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자의적인 판단 영역을 줄이고 검증의 객관성을 높이려는 취지지만, 정량 기준을 촘촘하게 적용하면서 후보군이 좁아지는 효과도 예상된다. 특히 직전 회장 선임 당시 경쟁했던 외부 후보 일부가 새 기준 아래서는 후보 자격을 얻기 어려운 반면, 현직인 황병우 회장은 신설된 정량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기준이 결과적으로 현직 회장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iM금융은 다음 달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장후보추천위(회추위) 규정에 따르면 현재 CEO의 임기 만료에 따른 경영승계 절차는 임기 만료 최소 6개월 전에 개시해야 한다. 황병우 iM금융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28일자로 만료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오는 9월28일까지 관련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iM금융이 지난 20일 기존보다 한층 구체화한 최고경영자(CEO) 자격 요건을 공개한 것도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소극적 요건은 임원 결격사유 미해당이다. 적극적 요건은 CEO급 업무 경험과 전문성, 경영 역량, 도덕성과 윤리의식 등이다. 외국계 금융권 경력도 인정된다.


주목할 점은 적극적 자격 요건에 새롭게 명시된 정량 기준이다. iM금융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금융회사 및 이에 준하는 외국회사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5년 이내 국내·외 금융기관 CEO 또는 부행장·부사장 이상 경력'이라는 조건을 더했다. 주주총회 선임 시점 기준 만 67세 이하(1960년 3월28일 이후 출생자)라는 연령 제한과 직무수행이 가능한 건강 상태도 충족해야 한다.


이는 불과 지난해 말까지 적용되던 기준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다. 2025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등에 명시된 기존 승계규정은 ‘기타 세부적인 자격요건은 회추위에서 정한다’며 회추위 재량권을 넓게 열어뒀다. 자격 요건 역시 '풍부한 역량', '높은 도덕성' 등 추상적인 문구에 그쳤다.


iM금융 사옥 전경. (출처=iM금융)

새 기준은 회추위가 개별 후보의 경력과 역량을 판단하던 영역 일부를 객관적인 숫자로 제도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후보 자격을 사전에 구체적으로 공개한다는 점에서도 절차적 투명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숫자로 컷오프 기준을 고정하면서 회추위가 다양한 경력의 후보를 검토할 수 있는 폭은 이전보다 좁아졌다. 금융권에서 장기간 경력을 쌓았더라도 최근 일정 기간 고위직을 맡지 않았다면 후보군 진입 단계부터 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전 회장 선임 당시 후보군에 새 기준을 대입하면 이 같은 변화가 보다 선명하게 나타난다. iM금융은 2024년 2월 차기 회장 숏리스트(2차 후보군)로 3명을 압축했는데, 내부 출신인 황 회장(당시 DGB대구은행장)과 외부 출신인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이었다.


당시 후보군에 현재의 자격 요건을 적용했다면 김 전 사장은 후보 자격을 얻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사장은 2017년 금융권을 떠난 만큼 '최근 5년 이내 CEO 또는 부행장·부사장 이상 경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거 금융권에서 CEO를 지낸 중량감 있는 인사라도 현업에서 물러난 기간이 길면 새로운 기준 아래서는 후보군에 진입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현재 관리 중인 후보군에서도 정량 기준의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iM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내부 6명과 외부 9명 등 총 15명에 달하는 롱리스트 후보를 관리 중이다. 구체적인 후보 명단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유력한 내부 후보로는 현직 회장인 황 회장과 강정훈 iM뱅크 은행장, 박병수 iM금융 그룹리스크관리총괄(CRO) 부사장 겸 iM뱅크 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 부사장의 경우 '금융회사 20년 이상 근무' 요건을 충족하는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2024년 4월 iM금융에 합류한 박 부사장은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과 삼일PwC, NICE신용정보 등을 거쳤다. 이들 기관·회사는 금융사지배구조법 제2조가 열거한 금융회사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새 자격 요건이 규정한 금융회사 근무경력의 인정 범위에 따라 박 부사장의 후보 자격 여부도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이와 달리 황 회장은 새롭게 마련된 주요 정량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1998년 대구은행 입행 이래 20년 이상 장기 근속했고, 대구은행장과 지주 회장을 연이어 역임해 5년 이내 CEO 경력 요건에도 부합한다. 주주총회 선임 시점 기준 연령 역시 만 67세 이하 요건을 무난히 통과한다. 결과적으로 iM금융의 요건 강화가 현직 회장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시각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iM금융의 깐깐한 잣대가 중량감 있는 외부 인사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과거 금융권에서 굵직한 성과를 냈더라도 현업에서 물러난 지 5년이 넘은 인물은 기회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투명성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막상 바뀐 규정을 자연스럽게 충족하는 소수의 내부 고위급 인사들에게만 유리한 맞춤형 구도를 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iM금융 관계자는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구체적인 타임라인 등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과거 CEO 승계 계획에서 내부적으로 관리되던 요건을 구체화해 공개한 것은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전 공개를 통해 잠재 후보의 관심도를 제고하고, 다수 후보자 간 발전적 경쟁을 통한 최적의 CEO 선임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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