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구동휘 LS MnM 대표가 취임 2년 차를 맞아 본업인 동제련에서 가파른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으로만 지난해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구 대표에게 남은 시험대는 이렇게 확보한 본업의 체력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LS MnM은 기존 제련 기술과 원료 조달 역량을 기반으로 황산니켈을 비롯한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온산 배터리소재 공장이 양산을 앞둔 데 이어 인도네시아까지 니켈 공급망을 확장하면서 구 대표의 신사업 성적표도 본격적인 검증 시점을 맞고 있다.
구 대표는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의 장남으로 LS일렉트릭과 ㈜LS, E1 등을 거쳐 지난해 LS MnM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이미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춘 그룹 핵심 계열사를 맡은 만큼 단순히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취임 이후 성적은 나쁘지 않다. LS MnM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65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대비 63.5% 증가했다. 전기동 프리미엄 상승과 금·은 등 귀금속, 황산 제품 가격 강세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구 대표 취임 이후 LS MnM이 추진한 제련사업 효율화와 판매처 다변화도 맞물렸다. 회사는 제련소 설비와 생산 프로세스를 손보고 원료 확보 방식을 다변화하는 한편 전기동을 뉴욕상품거래소 그레이드 1으로 등록해 미국 시장 판매를 확대했다. 금 판매 채널도 KRX로 넓히고 신규 리사이클링 원료를 도입했다.
다만 본업을 둘러싼 사업 환경이 완전히 개선된 것은 아니다. 동정광 부족과 중국·인도·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규 제련설비 증설이 맞물리면서 제련업체가 광산업체로부터 받는 제련수수료는 압박을 받고 있다. 광산을 보유하지 않은 LS MnM으로서는 원료 확보와 수익성 방어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구조다.
이런 가운데 구 대표가 본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꺼내 든 승부처가 이차전지 소재다. LS MnM은 온산제련소 인근에 6700억원을 투자해 EVBM온산을 건설하고 있다. 니켈 중간재인 혼합수산화물(MHP)과 폐배터리에서 나온 블랙매스를 함께 처리해 황산니켈과 황산코발트, 황산망간 등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황산니켈 생산능력은 니켈 메탈 기준 연간 2만2000톤이다.
LS MnM 전략의 핵심은 새로운 사업을 기존 제련사업과 연결하는 데 있다. 온산제련소 인프라와 습·건식 제련 기술, 글로벌 원료 조달망을 활용해 투자비와 원가 부담을 낮추는 구조다. LS MnM은 2026년 준공·시운전을 거쳐 2027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그러나 온산사업 자체는 구 대표가 CEO에 취임하기 전부터 시작됐다. LS MnM 이사회가 6700억원 규모 투자를 승인한 것은 2023년 도석구 부회장 체제에서다. 구 대표의 성과를 평가할 때 투자 결정 자체보다 이미 시작된 사업을 계획대로 완공하고 수익사업으로 안착시키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대신 구 대표 체제에서 사업의 무게중심은 생산시설 건설을 넘어 원료 공급망 확보까지 넓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네시아다. LS MnM은 현지 비철금속 업체 PT TMI에 2653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예상 지분율은 78%였지만 투자 파트너 참여가 확정되면서 41%로 조정됐다. 투자금액과 취득 주식 수는 그대로다.
인도네시아 투자의 목적은 황산니켈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다. PT TMI에서 생산한 니켈 중간재를 국내로 들여와 LS MnM이 황산니켈로 정련한 뒤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의 전구체, 엘앤에프의 양극재까지 연결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려는 구상이다. LS MnM 역시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투자의 목적을 배터리 소재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니켈의 안정적 확보로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기존 동제련 사업에서 쌓은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제련업은 원료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수익성을 좌우한다. 동정광 확보가 기존 사업의 과제였다면 배터리 소재에서는 니켈 공급망을 선점하는 게 경쟁력의 출발점인 셈이다.
관건은 이 같은 강점이 실제 수익성으로 이어지느냐다. 온산에만 6700억원이 투입됐고 인도네시아 지분 투자도 진행 중이지만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LS MnM 실적에 본격적으로 기여하는 시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니켈 가격 약세로 배터리 소재업계의 투자 환경도 사업 구상 당시와 달라졌다.
새만금 투자도 향후 신사업 확대 속도를 가를 변수다. LS MnM은 2023년 새만금에 1조1600억원을 투자해 연산 4만톤 규모 황산니켈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계획은 2026년 착공해 2029년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었지만 전기차 캐즘 이후 실제 투자 일정이 어떻게 조정될지가 관건이다.
결국 구 대표의 경영 성적표는 2027년부터 보다 선명해질 전망이다. 온산공장이 계획대로 양산에 들어가면 황산니켈의 생산량과 판매처, 수익성이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본업에서 확보한 제련 기술과 원료 조달 능력을 배터리 소재에서도 경쟁력으로 전환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이다.
LS그룹 오너가 3세인 구 대표에게도 의미가 크다. 이미 갖춰진 동제련 사업의 수익성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해 두 번째 수익원을 만들어낸다면 LS MnM의 사업구조를 바꾼 경영 성과로 남을 수 있다. 반대로 대규모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신사업 투자 부담이 고스란히 남는다.
JKL파트너스의 4706억원 투자금 회수와 기업공개(IPO) 문제도 남아 있지만 이는 결국 신사업 성과 이후의 문제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계획대로 매출과 이익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대규모 투자와 재무 부담에 FI 엑시트 과제까지 겹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S 관계자는 “구동휘 대표는 2025년 CEO로 취임 후 효율 중심 경영과 다양한 혁신을 통해 기업 생존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며 “특히 다양한 직무와 세대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기 위해 다양한 현장과 자리에서 직원들과 소통하는 활동들을 실천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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