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한국자산신탁이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에 투입한 자금을 회수하며 익스포저 축소에 나섰지만 대손충당금은 오히려 늘어 잔여 사업장의 회수 불확실성이 지속됐다. 외형상 자금 부담은 줄었지만 과거 수주한 현안 사업장의 건전성 부담은 여전한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신탁의 올해 상반기말 연결 기준 신탁계정대 잔액은 7056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2.1% 감소했다. 상반기 997억원의 신탁계정대를 새로 투입한 반면 1967억원을 회수하면서 순회수 기조로 돌아섰다.
신탁계정대는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신탁사가 고유계정의 자금을 사업장에 빌려준 금액이다. 분양대금 등 사업수입으로 회수하지만 분양이나 준공이 지연되면 자금이 장기간 묶이고 손실 가능성도 커진다.
문제는 신탁계정대 감소가 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자산신탁의 대손충당금은 상반기말 2019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25.2% 증가했다. 충당금 설정률도 20.1%에서 28.6%로 8.5%포인트 상승했다.
신탁계정대와 충당금이 역방향을 나타내며 자금 회수와 별개로 잔여 사업장의 예상 회수율이 낮아진 것이다. 상대적으로 자금 회수가 원활한 사업장에서 신탁계정대가 빠져나간 반면 미분양과 공사 지연 등으로 회수 불확실성이 큰 사업장의 부담은 잔존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충당금을 차감한 신탁계정대 순장부금액은 5036억원으로 반년 만에 1377억원(21.5%) 줄었다. 신탁계정대 자체의 감소분보다 순장부금액 감소폭이 큰 것은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자산가치를 함께 낮춰 잡았기 때문이다.
건전성 비용도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연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4% 증가했다. 이 가운데 대손상각비가 545억원을 차지하면서 대출채권 관련 손실 인식이 영업비용 증가를 이끌었다.
대표적인 현안 사업장으로는 경북 경주시 외동읍 ‘경주 삼부르네상스 더테라스’가 꼽힌다. 이 사업장은 시공사 삼부토건의 자금난과 기업회생절차로 공사와 입주가 장기간 지연된 뒤 지난해 9월 준공됐다. 준공 이후 남아있는 미분양 물량의 처분가치와 분양대금 회수 여부가 관건이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해 경주 사업장을 포함한 7개 현안 사업장의 미분양 물량을 재평가해 충당금을 반영했다.
충당금 부담에도 수익성은 개선됐다. 상반기 연결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7% 증가한 1476억원, 영업이익은 60.7% 늘어난 418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상품 평가·처분이익이 49억원에서 431억원으로 확대되면서 건전성 비용을 상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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