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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나트륨 SMR '투트랙'…테라파워 협력·원천기술 확보
김태은 기자
2026-08-21 08:00:00
원자력연구원과 장주기 소듐냉각고속로 개발…2035년 이후 독자 수주 노려
이 기사는 2026-08-20 16:44:29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 사옥 (제공=현대건설)

[딜사이트 김태은 기자] 현대건설이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나트륨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공략을 위해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 테라파워의 나트륨 SMR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 경험을 쌓는 한편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독자 기술 개발에 나서며 원천기술부터 상용화에 이르는 차세대 원전 밸류체인을 확보한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나트륨 SMR의 핵심 기술인 소듐냉각고속로(SFR)는 물 대신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제4세대 원자로다. 기존 경수로와 달리 고속중성자를 활용해 핵분열을 일으키며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라늄 이용률을 높이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발생량을 줄일 수 있어 차세대 원전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우선 테라파워의 나트륨 SMR 프로젝트를 교두보 삼아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한다. 독자 기술의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상용화에 앞선 테라파워와 협력해 시장 수요와 발주 구조를 파악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테라파워 프로젝트에서 나트륨 SMR의 설계·조달·시공(EPC)을, HD현대는 주기기 제작을 각각 맡는다. 테라파워는 현재 미국 최초로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4세대 원자로 건설 승인을 받아 와이오밍주에서 345㎿ 규모의 케머러 1호기를 건설하고 있다.


동시에 현대건설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나트륨 SMR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는 2024년 6월 '민관합작 SFR 개발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정부 주도로 축적된 소듐냉각고속로 원천기술을 공유하고 개발사업부터 국내외 실증, 상용화 및 수출, 지식재산권(IP) 기술이전, 전문인력 지원 등 전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나트륨 SMR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사업 초기 정부 예산이 대폭 삭감되며 차질이 우려됐지만 현재는 예산이 상당 부분 회복되면서 연구개발도 정상 궤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 중인 나트륨 SMR은 테라파워와 달리 장주기 운전을 목표로 한다. 테라파워가 상대적으로 연료 교체 주기가 짧은 단주기 설계를 적용한 반면 국내 기술은 10년 이상 연료 교체 없이 운전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연료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을 줄이고 원자로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용화 시점은 2035년 이후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테라파워가 시장에 먼저 진입하더라도 나트륨 SMR 시장의 선점 효과가 독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테라파워가 먼저 기술을 확보했다고 해서 나트륨 SMR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 규모가 크고 전략산업 성격도 강한 만큼 후발 주자도 국내외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라파워와 현대건설은 서로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할 수 있어 협력 관계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테라파워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규모 원전 시공 경험은 부족한 만큼 현대건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현대건설 역시 원천기술을 보유한 테라파워와 협력해 사업 기회를 넓힐 수 있어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현대건설이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나트륨 SMR 원천기술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시장 진입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고 분석한다. 우선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을 위해 필요한 우라늄 농축·재처리는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른 제약을 받는다. 나트륨 SMR에 필요한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역시 과제다. 원천기술 확보로 상용화가 완성되는 것이 아닌 만큼 연료 공급망과 제도적 기반을 함께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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