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LG AI연구원이 750B(7500억개) 규모의 ‘K-엑사원 2.0’을 앞세워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3차수에 진출했다. 이번 2차수에서는 모델 체급 자체를 3배 이상 키워 글로벌 프런티어 모델과 경쟁할 수 있는 초대형 모델 개발 기반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뒀다. 안정적인 학습과 추론 기반을 마련한 만큼 3차수에서는 추가 최적화를 통해 커진 체급을 실제 성능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의 K-엑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진행한 독파모 2차 단계 평가를 통과했다. LG AI연구원은 이번 2차수에서 이전 모델보다 규모를 3배 이상 확대한 K-엑사원 2.0을 선보였다. 1차수 모델이 236B 규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750B로 체급을 크게 끌어올렸다.
LG가 모델 대형화를 택한 것은 글로벌 프런티어 모델과 본격적으로 경쟁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모델 규모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파라미터 규모가 커진다고 성능이 비례해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모델의 잠재 성능을 높이려면 기본적인 체급부터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모델을 키운다는 것은 한마디로 ‘그릇’을 키우는 것”이라며 “작은 모델도 튜닝이나 데이터를 통해 단기적으로 벤치마크 격차를 줄일 수 있지만 글로벌 프런티어 모델과 근본적으로 경쟁하려면 모델 규모 자체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2차수에서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750B급 모델의 대규모 학습을 안정적으로 마치고 모델 평가와 추론이 가능한 전체 시스템을 구축했다. 모델 설계부터 데이터 학습, 분산 학습, 추론 환경 구축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했다.
성능 역시 1차수보다 개선됐다. LG AI연구원이 지난달 31일 K-엑사원 2.0 공개 당시 발표한 자체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9개 영역 24개 지표에서 평균 70.1점을 기록해 1차수 모델의 63.3점보다 10% 이상 높아졌다. 특히 코딩과 에이전틱 코딩 영역 주요 지표 3개의 평균 성능은 30% 상승했다. 장문 문맥 이해와 에이전틱 툴 사용 등 일부 지표에서는 중국 지푸의 GLM-5.1과 알리바바의 Qwen3.5 등 글로벌 모델을 앞섰다.
다만 LG AI연구원은 현재 성능이 750B급 초대형 모델의 잠재력을 충분히 끌어낸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정된 기간과 GPU 자원 안에서 모델 체급을 먼저 키우는 데 우선순위를 둔 만큼 추가적인 학습 최적화 과정이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GPU 자원과 개발 기간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2차수에서는 우선 모델 규모를 키우는 것을 선택했다”며 “규모 확대와 최적화를 모두 완성하면 좋았겠지만 주어진 시간과 자원에 한계가 있었던 만큼 3차수에서는 보다 완성된 형태의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성과 실사용성도 강화했다. K-엑사원 2.0은 한국의 특수성과 글로벌 윤리 기준 준수, 지정학적 맥락 판단 관련 안전성 평가에서 평균 94.6점을 기록했다. AAII 평가에서는 환각 최소화 지표 글로벌 9위에 올랐고 정부 전문가 평가에서도 에이전틱 AI의 차별성과 안전·신뢰성 확보 노력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실사용성 측면에서는 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경험을 모델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제조와 바이오, 금융, 공공 등으로 엑사원 적용 영역을 넓혀왔으며 최근에는 표 데이터를 분석하는 ‘엑사원 Tabular’와 시계열 데이터를 예측하는 ‘엑사원 Forecast’ 등 산업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산업 현장에 모델을 도입하면서 사용자들이 원하는 답변을 내놓고 필요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반영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실사용성과 관련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축적했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2차수에서 확보한 초대형 모델 학습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추가 최적화를 진행해 K-엑사원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소형 모델만으로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동일한 스케일 체급에서 동등 이상의 성능을 구현해 내는 것을 목표로 도전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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