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가 업스테이지와 SK텔레콤, LG AI연구원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벤치마크에서 국내 모델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고배를 마셨다. 이번 평가가 모델 성능뿐 아니라 기술적 독자성과 사용성, 산업·생태계 파급효과 등을 폭넓게 반영하면서 단일 벤치마크 성적이 최종 결과로 직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독파모 2차 단계평가 결과 업스테이지와 SK텔레콤, LG AI연구원 등 3개 정예팀이 다음 단계에 진출했다.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탈락했다. 정부는 개별 종합점수와 순위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4개 팀의 최종 결과가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는 벤치마크 40점과 전문가 평가 35점, 사용자 평가 25점 등 총 100점으로 진행됐다. 1차 평가보다 글로벌 고난도 벤치마크를 강화하는 동시에 산업 현장 적용과 생태계 확산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일반 국민이 직접 모델을 사용하는 평가도 새롭게 도입했다. 단순 모델 성능 경쟁에서 실제 활용과 확산 가능성까지 함께 검증하는 방식으로 평가 범위를 넓힌 셈이다.
벤치마크 평가는 글로벌 AI 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A)의 인텔리전스 인덱스(AAII) 25점과 NIA 벤치마크 15점으로 구성됐다. AAII에서는 에이전트와 코딩, 일반, 과학적 추론 등 4개 영역의 고난도 벤치마크 9종을 활용했다. NIA는 수학과 지식, 장문이해, 지시이행, 한국어에 안전성과 신뢰성까지 더해 국내 환경에서의 종합적인 모델 성능을 살폈다.
전문가 평가에서는 개발 전략 및 기술 10점, 개발 성과 및 계획 10점, 파급효과 및 기여계획 15점을 반영했다. 기술적 독자성과 자원 활용 효율성뿐 아니라 독자 기술이 실제 성능 향상으로 이어졌는지를 평가하고 현재 모델의 사용성·실용성, 다양한 산업으로의 적용 가능성도 살폈다. 향후 글로벌 AI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무빙타겟' 전략과 차세대 기술 도입 계획도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산업·생태계 확산에 대한 평가가 한층 강화됐다. 국민의 AI 접근성과 산업 전반의 AI 전환(AX), 모델 공개를 통한 생태계 확장, 대학·스타트업과 국산 AI 반도체 지원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과 국가 AI 경쟁력에 대한 기여까지 평가했다. 이에 따라 파급효과 및 기여계획 배점은 1차 평가 10점에서 이번에 15점으로 늘어난 반면 개발 성과 및 계획은 15점에서 10점으로 줄었다. 기술적·정책적·윤리적 측면의 독자성 최소기준 충족 여부도 별도로 점검했다.
실제 평가별 팀 간 격차도 차이를 보였다. 벤치마크 평가에서 4개 팀 평균은 40점 만점에 22.5점으로 1위와 4위 간 격차는 4.0점이었다. 전문가 평가는 평균 28.8점으로 격차가 2.4점에 그쳤다. 반면 AI 전문 사용자 49명과 일반 국민 185명이 직접 참여한 사용자 평가에서는 평균 17.6점으로 1위와 4위 간 격차가 5.0점이었다.
다만 정부가 영역별 팀 점수와 순위를 공개하지 않아 각 평가에서 어느 팀이 앞섰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3차 평가의 구체적인 항목과 배점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의제기 절차를 마친 뒤 다음 단계에 진출한 3개 기업과 협의를 거쳐 세부 평가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에서는 국내 모델의 전반적인 성능 향상이 확인됐다. 4개 정예팀 모델 모두 AAII에서 31점 이상을 기록한 가운데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Motif 3'가 47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 세계 AI 기업별 최고 득점 모델을 기준으로도 글로벌 10위에 올랐다. 정부는 국내 최고 모델과 글로벌 최상위 모델의 AAII 점수 격차가 지난 1월 19점에서 이달 16점으로 줄었으며 국가별 최고 모델 기준으로 한국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에 자리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AAII 최고점을 기록한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최종 3개 팀에 들지 못했다. AAII는 전체 100점 가운데 일부에 반영되는 지표로 최종 결과에는 NIA 벤치마크와 전문가·사용자 평가 등이 함께 반영됐다.
정부는 다음 단계에 진출한 3개 정예팀에 대한 컴퓨팅 자원 지원을 확대한다. 올 상반기 B200 GPU 768장 수준이던 지원 규모를 하반기 1000장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업스테이지와 SK텔레콤, LG AI연구원은 예정된 3차 단계평가를 거쳐 내년 초 최종 2개 팀으로 압축될 예정이다.
다만 정부는 독파모의 단계별 탈락 방식과 별개로 AI 기업에 대한 지원체계 전반을 재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소수 기업만 선별해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글로벌 프런티어 기업에 버금가는 모델 경쟁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지원체계를 관계부처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추후 정부 예산이 확정되는 대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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