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업스테이지가 AI 모델·에이전트·포털을 하나로 묶은 '업스테이지 컴퍼니' 출범을 선언하며 포털 '다음'의 주간 이용자 1000만명을 토큰 소비 기반으로 삼아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포털·에이전트 플랫폼을 자사 AI 모델의 토큰 소비 창구로 활용하는 독자적인 수익 모델이다.
업스테이지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업스테이지 AI 모델을 중심으로 기업과 일반 사용자, 에이전트까지 아우르는 '모두를 위한 AI'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와 함께 이 같은 청사진을 공개했다. 업스테이지 컴퍼니는 업스테이지를 중심으로 포털 '다음' 운영사 AXZ, 범용 AI 에이전트 플랫폼 '타임리'로 구성된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업스테이지의 성장 배경으로 엔터프라이즈 고객 확대를 꼽았다. 현재 200개 이상의 기업이 업스테이지 AI를 도입했으며 "올해 상반기 신규 계약 금액이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을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금융 비중이 높았지만 현재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IT·커머스·AI 제조·공공 등으로 고객군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사도 25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번 라운드 전체 규모는 5600억원이며 그중 국민성장펀드 첨단전략기금 1000억원이 포함됐다. 누적 투자액은 약 7300억원으로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 최초로 유니콘에 올랐다.
실제 투자금의 절반 이상은 모델 학습에 투입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GPU 구매와 사업 운영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후에는 모델이 스스로 학습해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단계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현재 최우선 과제라고도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의 핵심 엔진은 이달 말 공개 예정인 솔라 오픈2다. 업스테이지는 이날 독자 파운데이션 AI 모델(독파모)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 중인 오픈소스 모델 '솔라 오픈2' 프리뷰 버전의 성능을 처음 공개했다.
AI 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에 공식 의뢰해 측정한 인텔리전스 지수(AAII) 결과 44.4점을 기록했다. 기존 솔라 프로 약 26점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미스트랄(39점)·코히어(37점)를 압도하고 GPT-5, 클로드 소넷4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에이전트 역량을 평가하는 타우2 벤치마크(τ²-bench)에서는 98%를 달성해 딥시크 'V4 프로'(96.2%)를 넘어서고 앤트로픽 '페이블5'(98.5%)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김 대표는 "아티피셜 애널리시스는 지표 내용의 디테일을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객관성이 확보된다"고 설명했다. 타우2 벤치마크 역시 해당 기관이 앤트로픽 페이블5까지 포함해 직접 조사한 결과라고 밝혔다.
공개 시점에는 AAII 기준 45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달 말에는 상용화 모델 '솔라 프로4'도 출시된다. 김 대표는 "목표가 많이 상향됐다"며 "실제로 모델을 만들다 보니 처음에 목표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성능이 좋게 나와서 내부적으로도 놀라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연말까지 오픈소스 중 가장 뛰어난 모델로 만들어보자는 목표도 있다"고 공개했다. 이어 "1차 모델은 챗 정도에는 쓸 수 있었지만 에이전트 시대가 열리니까 툴을 잘 못 부르는 문제가 있었다"며 "2차 모델은 에이전트에 쓰기 충분한 성능"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소버린 AI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AI가 국가 전략 자산이 됐다"며 "마음만 먹으면 기술을 가진 나라에서 갑자기 끊을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기술을 최대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의 앤트로픽 페이블5 외국인 접근 차단 등 글로벌 AI 접근성에 제약이 커지는 가운데 전 세계를 잠재 고객으로 한국의 소버린 AI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지금보다 한 10배 이상의 지원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높아진 모델 성능은 수익 모델 구체화로도 이어진다. 김 대표는 수익성의 핵심을 '토크노믹스'로 설명했다. 자사 모델로 얼마나 많은 토큰이 소비되느냐가 회사의 수익을 결정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우리가 만든 모델이 얼마나 많은 토큰을 생산하고 만들어진 토큰이 얼마나 많이 소비되느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다음 인수 이유도 이 맥락에서 설명했다. 김 대표는 "주간 1000만명이 검색을 하루 10개씩 하면 1억 쿼리가 나오는데 그걸 토큰으로 태워 쓴다고 계산해보면 업스테이지 혼자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토큰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GPU·데이터센터·전기 등 인프라 비용과 토큰으로 생산하는 부가가치는 다르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앤트로픽도 GPU를 많이 쓰지만 큰 돈을 버는 것처럼 우리가 윗 단계로 올라갈수록 부가가치가 커진다"고 말했다. 글로벌 토큰 마켓인 오픈라우터에 솔라 모델을 올려 추가 수익을 확보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하반기나 내년 초에 토큰이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를 가지고 한 번 더 설명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에이전트 시대 대응 전략도 공개했다. 김 대표는 에이전트를 "내가 하는 일을 네가 대신 해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로 정의하며 자율형과 절차형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도 68%가 수작업으로 일하고 있다"며 금감원 정확성 점검에 매월 480시간이 수작업으로 투입되고 한 기업은 1만 건의 문서를 여전히 타이핑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사례를 들었다. 기업들이 자율형 에이전트 도입을 꺼리는 이유로는 절차 준수를 꼽았다. 같은 절차로 일해야 동일한 결과가 나오고 중간 관리자 승인도 가능하며 과정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업무 절차를 블록 형태로 조합해 자동화하는 절차형 에이전트 '업스테이지 스튜디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병원 사례를 예로 들며 다른 병원 환자 기록을 통합 정리하는 데 기존 20분이 걸리던 것을 5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B2C 생성형 AI 서비스를 직접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챗 같은 서비스는 이제 지나가고 있다"며 타임리·다음 에이전트를 통해 국민들이 AI를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업스테이지는 연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관 대상 IR에서 기업 가치는 약 3조5000억원~5조원으로 측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해 하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