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현대위아의 방산 부문을 현대로템으로 넘기는 사업 재편에 착수했다. 그룹 내 지상 방산 역량을 현대로템 한 곳으로 모아 K2 흑표 전차의 생산·공급망을 수직계열화하고, 급성장하는 K-방산 수출 시장에서 원가·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 사측은 최근 노동조합과의 임금·단체협약 교섭 자리에서 방산(특수)사업부를 이르면 연내 현대로템에 양도할 수 있다는 방침을 처음으로 공식 전달했다. 그동안 노조가 매각 여부를 여러 차례 확인해달라고 요구했으나 회사가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던 사안으로, 사측이 직접 재편 방침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회사 측은 구체적인 이관 시점과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관 대상인 특수사업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드는 K9 자주포 포신과 현대로템 K2 전차 주포 등 핵심 화포를 사실상 독점 생산하는 사업부다. 회사 내 매출 비중은 약 8%, 연간 규모로는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현대로템이 이 부문을 흡수하면 차체부터 포신까지 전차 생산 전 과정을 아우르는 단일 공급망을 갖추게 되며, 부품 조달 비용 절감과 납기 유연성 확보를 통해 수출 협상에서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위아가 축적한 인공지능(AI) 기반 원격사격통제체계(RCWS)와 함선용 근접방어무기(CIWS-II) 등 기술도 함께 넘어가면서, 현대로템의 유·무인 복합 지상 무기 및 해군 함정 무기체계 포트폴리오 확대에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위아는 특수사업부 매각으로 확보한 재원을 열관리 시스템, 공장 자동화,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은 앞서 올해 초 2028년까지 미래 사업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밝히고, 우주항공센터 확장과 메탄엔진 기반 우주 발사체 개발 등 육·공 융합 방산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그 시험대는 오는 10월 판가름 나는 '한국형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개발' 사업으로, KF-21에 장착할 미사일을 국산화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두고 종합방산기업으로 몸집을 키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경쟁 구도에 대응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변수는 노조의 반발이다. 노조는 이번 매각이 현대위아 차원의 판단이 아니라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을 위한 일방적 결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현대위아 노조 관계자는 이번 매각이 현대위아의 단독 결정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사안이라며, 노조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매각에 끝까지 반대하고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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