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미디어그룹 머니투데이 계열의 벤처캐피탈 패스파인더H가 펀드 만기 도래를 이유로 초기 발굴한 딥엑스 투자금 일부 회수에 나선다. 셀다운 형태로 기업가치가 할인됐는데도 10억원을 투자했던 원금의 멀티플이 최근 20배인 200억원을 넘겨 적잖은 금액을 출자자(LP)들에 배분할 전망이다.
19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패스파인더는 한 벤처 펀드에 담긴 딥엑스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래하는 펀드 만기를 추가 연장하지 않고 담겨 있는 딥엑스 지분을 구주 형태로 처분하기로 했다. 딥엑스가 최근 추진하는 60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라운드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지분을 거래할 것으로 보인다.
패스파인더가 이번에 처분하는 구주 규모는 약 200억원에 달한다. 청산 도래 펀드로 과거 딥엑스에 10억원을 투자했는데 초기에 발굴한 덕에 20배가 넘는 금액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게 됐다. 투자 당시 딥엑스의 기업가치는 프리머니 밸류에이션 기준 약 800억~1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가 최근 약 3700억원을 조달한 시리즈D 라운드에서 인정받은 프리밸류는 약 2조8500억원이다. 구주 거래 시 기업가치를 일부 할인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 하우스는 딥엑스 구주를 약 2조원대 초반 밸류에 매각하는 것이다.
패스파인더는 딥엑스의 잠재력을 일찍부터 알아보고 초기 투자를 주도한 VC로 평가된다. 2019년 시리즈A 라운드에서 패스파인더 스타트업 투자조합을 통해 5억원을 투자했고 2021년 시리즈B 단계에서 ▲패스파인더 스타트업 투자조합 ▲패스파인더 국토교통혁신 투자조합 ▲패스파인더 리본 투자조합 등을 통해 30억원을 더 집행했다. 이번 딥엑스 지분을 처분하는 펀드는 오는 12월 만기가 예정된 패스파인더 리본 투자조합으로 추정된다.
시리즈A 당시 딥엑스의 기업가치는 100억원, 시리즈B 단계에서는 800억~1000억원 수준이었다. 패스파인더 스타트업 투자조합에 담긴 지분을 기업공개(IPO) 시점까지 들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당한 회수 성과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이 하우스에서는 이종오 패스파인더 대표가 딥엑스를 직접 발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2번의 투자를 단행한 뒤 여러 VC와 프라이빗에쿼티(PE)에 딥엑스를 소개해 기관투자가를 끌어왔다. 딥엑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10%가 넘는 지분율로 2대 주주에 오른 스카이레이크PE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표는 딥엑스가 시리즈C 라운드를 추진할 당시 노무현 정부 정보통신부장관을 역임한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에 이 AI반도체 기업을 소개했다. 그는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실무 경험뿐만 아니라 서울대 전자공학 학사와 매사추세츠대 전자공학 석사, 스탠퍼드대 전자공학 박사 등 학위까지 겸비하며 반도체 등 공학 기술에 정통한 인물로 꼽힌다. 이런 진 회장이 3번의 면접을 거쳐 딥엑스에 투자를 결정한 사연은 투자 업계에서 유명한 일화다.
딥엑스는 애플 수석 연구원을 지낸 김녹원 대표가 2018년 창업한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신경망처리장치(NPU) 칩을 개발하고 있는데 글로벌 주요국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본격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오는 3분기 말 시리즈D를 최종 클로징하면 기업가치는 약 3조원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스파인더는 머니투데이 그룹을 이끄는 홍선근 회장의 VC로도 유명하다. 그룹 지주사 브릴리언트코리아가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으며 계열사인 머니투데이방송(MTN)과 코리아트래블즈(한국관광상품권)가 지분을 각각 30%씩 나눠 갖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과 코리아트래블즈는 브릴리언트코리아와 더벨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데 홍선근 회장은 이 두 회사의 최대 지분을 소유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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