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삼전닉스 시총 1조弗 뚫었지만…MSCI는 코스피 외면
김광미 기자
2026-08-26 07:05:00
④ 상반기 증시 46% 대세상승 증명 시가총액도 전세계 6위…하지만 선진 증시에 끼지 못하는 이유는
이 기사는 2026-08-25 06:05: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넘어섰다. 지난해 4월 9일 2293.70 포인트에서 출발한 지수는 올해 6월 19일 장중 9,385.59 포인트까지 오르면서 4.09배, 309% 상승했다. 하지만 코스피 1만의 문턱에서 고꾸라진 지수는 7월 한 달 새 5500선까지 밀렸고 변동성 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급락했던 시장은 7000선을 회복했지만 그 사이 두 가지가 확인됐다. 레버리지 투기수요와 외국인, 기관의 수급은 1만에 오히려 방해가 되고, 그 사이 흔들리지 않은 것은 기업 이익이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질문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다시 고지를 노려볼 것이냐에 집중된다. 퇴직연금이 바꿔놓은 수급 지형, 반도체 이익 사이클, 글로벌 자본의 달라진 시선, 자본시장 체질개선, 정책자금의 유입까지 코스피 1만을 향한 긍정적인 요소들은 충분하다. 대한민국 증시가 선진 시장의 증표로 받아들일 1만피의 조건을 점검한다.

글로벌 주요국 주식시장 비교 김광미.jpg
글로벌 주요국 주식시장 비교 (제작=김수진 기자)

[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코스피는 7~8월 급등락으로 상당한 불안정성을 보이지만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을 지난해와 비교하면 50% 넘게 증가한 대세상승의 흐름을 타고 있다. 글로벌 자본이 바라보면 한국 기업에 대한 평가 방식도 개발도상국을 벗어나 선진국 대열에 다름 없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 일어난 이벤트 가운데 전세계 시가총액 1, 2위를 다투는 엔비디아가 네이버에 1조원 넘게 직접 투자한 사실과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해 40조원의 자금을 끌어온 것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존재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을 증명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코넥스 시장의 시가총액은 약 5960조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약 4078조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약 1880조원, 46% 안팎 증가한 규모다.


국내 증시의 외형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의 국내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1조4809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엔비디아는 총 724만주를 배정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결과로 네이버 지분 4.5%를 확보하며 3대 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5월 나란히 시가총액이 1조 달러(약 1400조원)를 돌파하면서 미국 대표기업들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도 얻고 있다.


게다가 올해 이뤄진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은 세계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이 글로벌 자본시장으로 직접 진출해 알리바바 등 그동안의 중국계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가장 큰 규모의 조달액을 기록한 사례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미국 나스닥에 ADR을 상장해 265억달러(약 40조원)를 조달했는데 SK는 이를 국내 본주식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재원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ADR은 주당 149달러에 발행했는데 미국 시장에서 자국 외 기업이 단일 공모를 통해 조달한 규모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국내 기업과 글로벌 자본 간 연결고리가 확대된 배경에는 국내 증시 자체의 성장이 자리한다. 세계거래소연맹(WFE)이 발표한 지난 6월 말 기준 주요 시장별 시가총액은 미국 76조8700억 달러, 중국 17조3000억 달러, 일본 8조7200억 달러, 홍콩 5조5300억 달러, 대만 5조600억 달러로 집계됐다. 한국(4조8900억 달러)은 주요 시장 가운데 6위를 차지했다.

주요국 대표 지수의 올해 주가 상승률에서도 한국 증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12.93%, 32.39% 상승한 반면 한국은 63.69% 급등했고, 오히려 중국과 홍콩은 각각 1.13%, 3.80% 감소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외형 확대와 글로벌 기업의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제 투자시장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평가에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물음표와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요 시장을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시장분류다. 올 상반기 코스피가 9000포인트 이상으로 오르면서 MSCI 관찰국 가능성이 높게 여겨졌지만 끝내 지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국은 여전히 신흥시장(EM)에 머물고 있다.


MSCI는 경제발전 수준과 시장 규모·유동성, 시장 접근성을 기준으로 각국 주식시장을 선진시장·신흥시장·프런티어시장 등으로 분류한다. 미국·일본·홍콩 등은 선진시장으로 분류된 반면 한국은 신흥시장으로 묶어두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 초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내놓고 MSCI 선진시장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재등재를 추진했다. 하지만 6월 MSCI 시장분류 심사에서 한국은 관찰대상국에 오르지 못했고, 선진시장 편입을 위한 첫 단계부터 다시 과제로 남게 됐다. MSCI는 시장접근성 평가에서 한국의 외환시장,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정보 흐름, 청산·결제, 증권 이동성 등을 개선이 필요한 항목으로 평가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그간 한국 정부의 외환·자본시장 선진화 노력과 성과에 대해 MSCI도 인지하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의 필요와 일정에 따라 외환·자본시장 개혁을 꾸준히 추진해 나간다면, 자연스럽게 편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가 이미 규모와 유동성 측면에서 선진시장에 근접한 만큼 남은 과제는 외국인 투자자가 체감하는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상휘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한국 시장은 경제 발전도, 증시 규모 및 유동성 요건 측면에서는 선진국 시장으로 분류될 수준을 확보하였지만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결점들이 다수 있음을 이유로 선진국 시장으로 분류될 수 없었다"며 "정부는 내년 6월에 관찰대상국 등재 이후 오는 2028년 6월 선진국 지수 정식 편입을 목표로 정책 개선 드라이브를 추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