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농협경제지주가 유통부문 구조 혁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면서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 등 소매유통 계열사 수장들에게도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가 더욱 무거워졌다. 특히 두 계열사의 대표가 모두 현 농협중앙회 수장인 강호동 회장 체제와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유통 구조 혁신 성과는 강 회장 체제의 주요 경영 과제로도 평가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의 적자가 단순한 경영 효율성 문제를 넘어 2021년 유통 기능 재편 이후 굳어진 구조적 문제라는 점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농협경제지주의 주요 소매유통 계열사인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은 지난해 각각 339억원, 37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순손실을 합치면 713억원에 달한다. 농협경제지주가 지난해 연결 기준 3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간 가운데 소매유통 계열사의 부진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리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두 회사의 부진은 일시적인 실적 악화로만 보기 어렵다. 농협경제지주는 2021년 유통 계열사 개편 과정에서 농축협 구매와 판매, 상품 개발 등 일부 기능을 경제지주로 이전했다. 경제지주 차원에서 구매 기능을 통합해 규모의 경제와 협상력을 높이는 대신 개별 유통 계열사에는 판매 기능을 중심으로 남기는 구조다.
문제는 구매 기능 이전으로 유통 계열사가 확보할 수 있는 수익원이 줄어든 반면 점포와 인력 등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정비 부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농협하나로유통은 2021년부터, 농협유통 역시 2022년부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구조 개편을 통해 전체적인 구매 경쟁력을 높인다는 큰 그림을 그렸지만 유통 계열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농협경제지주가 유통 혁신 TF를 꾸린 것은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의 조치보다 유통사업 전반을 손질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을 이끄는 이동근·임영선 대표가 강호동 회장 체제에서 발탁된 인사라는 점에서 향후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이동근 대표는 농협중앙회 농업농촌지원본부 상무를 거친 뒤 2024년 8월 농협유통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24년 3월 강호동 회장이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된 이후 농협중앙회 핵심 보직에서 경제지주 산하 핵심 유통 계열사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강 회장 체제 출범 이후 주요 계열사 대표로 발탁됐다는 점에서 이번 유통 개혁에서 이동근 대표가 짊어진 책임도 작지 않다.
임영선 대표 역시 강 회장과의 연결고리가 부각되는 인물이다. 농협경제지주 산하 유통센터 지사장 등을 거친 유통 전문가인 임 대표는 강 회장의 농협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 캠페인 활동 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5년 농협하나로유통 대표이사에 올라 농협의 양대 소매유통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결국 강 회장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두 대표가 만성 적자에 빠진 유통 계열사를 맡아 구조개선에 나서는 구도다. 두 대표에게 단순히 개별 점포의 수익성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2021년 이후 고착화된 유통사업의 수익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이번 TF가 실질적인 유통 혁신으로 이어지려면 구매권과 판매 기능의 재조정까지 논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의 사업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비용만 줄이는 방식으로는 장기간 이어진 적자 구조를 끊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 회장 체제에서 발탁된 두 대표가 유통 계열사의 실적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농협경제지주뿐 아니라 중앙회 차원의 유통사업 개혁 성패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농협 유통계열사 관계자는 “하나로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및 이익이 감소는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 위주로 전환되는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다”며 “유통계열사의 자립경영을 목적으로 경영혁신 방안 수립을 위한 별도의 TF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