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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8000원 고수하다 상폐 꼬이나…맥쿼리 발목 잡는 '38.5%'
조은지 기자
2026-08-21 07:00:00
③얼라인·미리캐피탈 현 조건 반발…추가 지분확보·가격 조정·물밑 협상 가능성 주목
이 기사는 2026-08-20 06: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맥쿼리자산운용이 공개매수를 통한 가비아의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면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시장가격에 상당한 프리미엄을 얹은 주주 엑시트 기회라는 평가와 중복상장으로 저평가된 기업의 미래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맞선다.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후 재투자와 이사회의 거래 검증 절차, 주요 주주의 공개매수 참여 여부도 변수로 떠올랐다. 딜사이트는 가비아 상장폐지를 둘러싼 가격과 절차, 거래 당사자들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가비아 기획 3편.jpg
가비아 공개매수 3사 의견(그래픽=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가비아 자진 상장폐지에 제동을 걸고 있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은 현재 공개매수가에 응하더라도 투자원금의 약 두 배를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공시상 취득내역을 단순 합산하면 얼라인이 가비아 지분 14.29%를 확보하는 데 투입한 금액은 약 465억원, 평균 취득단가는 주당 2만4200원 수준이다. 보유주식을 맥쿼리자산운용(맥쿼리)이 제시한 주당 4만8000원에 전량 매각하면 회수금액은 약 921억원으로, 잠재 투자차익은 456억원, 단순 수익률은 약 98%에 달한다.


그럼에도 얼라인은 공개매수에 응하기보다 가비아의 주당 내재가치를 6만5400~7만9900원으로 제시하며 4만8000원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여기에 가비아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겠다며 임시주주총회 소집까지 청구했다. 공개매수가 인상을 요구하는 미리캐피탈의 지분 24.2%까지 더하면 현 거래조건에 문제를 제기하는 두 주요 주주의 지분은 38.5%에 달한다. 공개매수 최소조건을 충족하더라도 자진 상장폐지와 완전자회사화까지는 또 다른 셈법이 필요한 이유다.


2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쿼리 측 특수목적법인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가 제시한 공개매수 최소수량은 326만7629주로 가비아 발행주식의 24.3%다. 여기에 김홍국 공동대표 등 기존 최대주주 측으로부터 인수하기로 한 327만248주를 더하면 자기주식을 제외한 의결권 기준 과반을 확보하게 된다. 공개매수 최소조건은 맥쿼리 측이 거래 이후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에 가까운 셈이다.

◆38.5% 안 팔아도 공개매수 가능…상폐는 별개


관건은 미리캐피탈과 얼라인의 선택이다. 미리캐피탈은 24.2%, 얼라인은 14.29%를 보유해 두 곳의 지분은 38.5%에 달한다. 두 곳이 모두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공개매수 자체가 곧바로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 최대주주 측과 두 주주, 자기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 가운데 충분한 물량이 공개매수에 응하면 최소매수조건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개매수 최소조건을 충족하는 것과 자진 상장폐지·완전자회사화를 마치는 것은 별개의 절차다. 공개매수를 통해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외부주주가 남아 있다면 상장폐지 이후 잔여지분을 정리해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예컨대 얼라인이 보유주식 191만7916주 전량을 공개매수에 응모하면 최소매수수량 326만7629주 가운데 약 192만주가 채워진다. 맥쿼리가 다른 주주로부터 추가로 확보해야 할 물량은 약 135만주로 줄어든다. 공개매수 최소수량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얼라인의 선택만으로도 맥쿼리의 지분 확보 부담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다.


두 주주의 요구에도 차이는 있다. 미리캐피탈은 데이터센터 성장성을 반영하면 공개매수가 4만8000원이 낮다며 가격 인상을 요구해왔다. 얼라인은 그동안 독립적인 가격 검증과 잠재 인수후보 탐색 등 거래 절차를 주로 문제 삼았다. 그러나 지난 19일 처음으로 자체 가치평가 결과를 공개하며 4만8000원이 내재가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하면서 가격 문제로 전선을 넓혔다.


얼라인이 최근 반기보고서를 토대로 SOTP(Sum-of-the-Parts) 방식으로 산출한 가비아 주당 내재가치는 6만5400~7만9900원이다. 공개매수가보다 36~66% 높은 수준이다. 얼라인은 코스닥 상장사 ‘케이아이엔엑스(KINX)’ 가치 등에 글로벌 데이터센터 비교기업과 관련 M&A 거래배수를 적용했으며, 제한적인 공개정보를 활용한 만큼 보수적인 평가라고 주장했다.


얼라인이 현재 가격에서도 상당한 잠재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과 4만8000원이 가비아 전체 주주에게 적정한 가격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공개매수가가 높아지면 얼라인 역시 추가적인 투자수익을 얻는 만큼 주주가치 제고 요구와 투자자로서의 경제적 이해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거래의 한 단면이다.


◆가격 넘어 이사회까지…얼라인, 임시주총으로 압박


얼라인의 대응은 가격 문제 제기를 넘어 가비아 이사회 구성 변경 요구로 확대됐다. 얼라인은 18일 가비아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고 현재 '3인 이상 5인 이내'인 이사 정원을 '3인 이상 7인 이내'로 늘리는 정관 변경과 독립이사 곽준호·조성문, 기타비상무이사 엄태현 선임을 안건으로 요구했다.


얼라인은 현 이사회 구성으로는 공개매수와 이후 조직개편 과정에서 전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이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맥쿼리와 비밀유지계약(NDA)을 맺은 뒤 19일간 재무실사가 진행됐지만 이해관계가 없는 이사들이 구체적인 거래 내용을 파악한 것은 7월 공개매수신고서 제출 시점이었고, 이후 설치된 특별위원회의 구체적인 활동도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사회를 7명으로 늘리는 방안 자체는 맥쿼리와 기존 최대주주 측도 이미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양측은 주주간계약을 통해 법령상·실무상 가능한 범위에서 가비아 이사회를 7명으로 증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임시주총이 실제 열릴 경우 이사회 확대 자체보다 확대된 이사회의 구성 주도권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공개매수 종료까지 남은 시간도 변수다. 얼라인은 가비아 이사회에 오는 25일까지 임시주총 소집 여부와 예정일을 밝히고, 다음달 2일까지 공개매수와 자체 가치평가 결과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했다. 맥쿼리의 공개매수 종료일은 다음달 17일이다. 얼라인이 '8월25일→9월2일→9월17일'로 이어지는 시간표를 제시하면서 공개매수 종료 전 이사회가 가격과 거래절차에 대한 추가 판단을 내놓도록 압박하는 모양새다.


임시주총 소집 요구가 다음달 17일 공개매수 종료 전 실제 이사회 구성 변화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가비아가 소집절차를 진행하지 않으면 얼라인은 상법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받아 임시주총을 직접 소집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일정한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다. 임시주총 카드가 당장 공개매수를 중단시키기보다는 공개매수 기간 중 이사회의 독립적인 판단과 추가 조치를 압박하는 수단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4만8000원 고수하는 맥쿼리…길어질수록 금융비용


맥쿼리가 이번 공개매수로 필요한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이후 잔여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적인 선택지가 필요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추가 공개매수나 후속 지분매입, 포괄적 주식교환 등이 가능한 수단으로 거론된다. 현재 진행 중인 공개매수의 조건을 변경하거나 향후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도 거래구조상 배제할 수 없지만 맥쿼리는 현재까지 주당 4만8000원이 최종 공개매수가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시간이 길어질 경우 인수금융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공개매수 자금 가운데 최대 약 3775억원은 미래에셋증권 차입으로 마련되며 금리는 연 5.60%, 만기는 2027년 6월15일이다. 최대 차입액이 전액 실행되고 해당 금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연간 이자비용은 약 211억원, 월평균 약 17억6000만원이다. 실제 금융비용은 차입 실행액과 시점, 상환구조 등에 따라 달라진다. 거래가 장기화될 경우 인수금융의 만기와 차환 조건도 맥쿼리가 고려해야 할 변수다.


이에 따라 공개매수 종료 전 맥쿼리와 얼라인·미리캐피탈 사이에 접점이 만들어질지도 관심사다. 얼라인이 자체 내재가치를 처음 제시하면서 양측의 가격 차이도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났다. 얼라인이 특별위원회의 가치평가나 거래절차 개선에 따라 공개매수 참여 여부를 달리할지, 맥쿼리가 현재의 4만8000원을 끝까지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맥쿼리 측은 얼라인과의 추가 협의 여부와 지분 확보 상황별 상장폐지 계획, 공개매수가 조정 가능성 등에 대해 "추가로 드릴 말씀은 없으며 후속 계획과 관련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분도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당 4만8000원이 최종 공개매수가라는 입장도 유지했다.


공개매수 최소조건을 넘는 것과 가비아를 실제 비상장화해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현 거래조건에 문제를 제기하는 미리캐피탈과 얼라인이 38.5%를 쥐고 있는 만큼 맥쿼리로서는 공개매수 이후에도 이들의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라는 숙제가 남는다. 두 주주가 끝까지 지분을 유지할지, 맥쿼리가 가격이나 거래조건에서 접점을 찾을지가 가비아 자진 상폐의 마지막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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