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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이 채운 금융지주 곳간…하반기엔 누가 빈자리 메우나
차화영 기자
2026-08-14 08:00:00
증권 4사 이익 증가분 1.44조, 그룹 전체 추월…NIM·보험·카드가 하반기 '바통'
이 기사는 2026-08-13 10:15:39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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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증권 계열사 상반기 순이익. (그래픽=챗GPT)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올해 상반기 5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증가분보다 증권 계열사들의 이익 증가분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활황과 거래대금 증가를 등에 업은 증권사들이 다른 계열사의 이익 감소분을 메우며 그룹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떠오른 셈이다. 하반기에는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수익 둔화가 예상되면서 증권 계열사가 금융지주 실적의 '효자'에서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로 바뀔 가능성이 제기된다.


증권의 이익 기여도가 낮아지더라도 금융지주 전체 실적에 미칠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개선 기대와 함께 보험·카드 등 다른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회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들은 단기적인 업황 둔화 가능성과 별개로 증권사 자본 확충과 고객 기반 확대에 나서며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13조11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7% 늘었다. 주목할 부분은 증권 계열사의 기여도다. 전체 순익 증가분은 1조1642억원인 데 비해 KB·신한·하나·농협 계열 증권사 4곳의 순이익 증가분 합계는 약 1조4400억원에 달했다. 증권에서 늘어난 이익이 금융지주 전체 증가분을 웃돈 것으로, 다른 계열사에서 발생한 이익 감소분까지 메우고도 남았다는 의미다.


증권 계열사의 약진에는 증시 호조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가 크게 작용했다.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늘었고 증시 활황에 힘입어 자산관리(WM) 부문의 금융상품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투자은행(IB)과 운용 등 다른 사업부문의 실적 개선도 힘을 보탰다.


특히 하나증권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하나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7% 증가했다. 5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1분기 1033억원이었던 순이익은 2분기 1698억원으로 64.4% 늘며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하나증권은 상반기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1위 자리도 1년 만에 되찾았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상반기 내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796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5.0% 늘며 그룹 내 은행 다음으로 높은 이익 기여도를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3.1% 증가하며 신한금융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두 곳 모두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IB·WM 부문 회복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 역시 상반기 실적 개선을 통해 농협금융의 비은행 이익 확대에 힘을 보탰다. 전년 동기 대비 107.5% 증가한 96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증시 활황에 따른 브로커리지와 WM 부문의 성장 효과를 누렸다.


문제는 상반기 증권사들의 실적을 끌어올렸던 거래대금이 하반기 들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반기 증시 활황으로 급증했던 거래대금이 7월부터 낮아지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의 성장세도 둔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iM증권에 따르면 일평균 거래대금(NXT·ETF 포함)은 6월 약 137조7000억원에서 7월 약 99조5000억원으로 한 달 새 27.7% 감소했고, 8월 들어서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3분기부터 금융지주의 위탁매매수수료 등 브로커리지 관련 수익이 상반기보다 부진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일수록 하반기 이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 높아진 거래대금을 바탕으로 이익 기여도가 확대된 증권 자회사 실적의 지속가능성 여부”를 KB금융의 투자 리스크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증권 계열사의 이익 증가폭이 줄더라도 금융지주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은행권의 NIM 개선 기대와 보험·카드 등 다른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회복이 증권의 빈자리를 일정 부분 메울 수 있어서다. 설 연구원 역시 신탁수수료와 카드신용판매수수료 등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상반기 부진했던 보험손익이 회복되면서 비이자이익 감소분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브로커리지 수수료 둔화 가능성에도 WM 수익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카드·라이프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도 회복되면서 증권의 이익 기여도 하락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나금융도 은행 NIM 상승과 함께 카드·캐피탈 등 다른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력 회복이 증권업황 둔화에 따른 부담을 분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 계열사의 단기적인 이익 기여도 하락 가능성과 별개로 금융지주들의 증권 경쟁력 강화 움직임은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사가 금융지주 내에서 단순히 브로커리지 수익을 내는 계열사를 넘어 IB와 WM, 모험자본 공급 등 그룹의 자본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금융지주가 증권 경쟁력을 계속 강화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실제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올해 증권 계열사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했다. KB금융은 지난 2월 KB증권에 7000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진입 기준인 자기자본 8조원을 충족하기 위해 1조원을 추가 출자했다. 올해 투입된 자본만 총 1조7000억원에 달한다. 단기적인 브로커리지 호황을 넘어 IMA 등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자본 기반을 갖추고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행보다.


우리금융도 지난 4월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을 투입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은행에 집중된 그룹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증권을 핵심 비은행 계열사로 키우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은 고객 기반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신한금융의 통합 금융 플랫폼과 연계한 'SOL링크'를 선보이는 한편 낮은 주식 거래 수수료 등을 앞세워 신규 증권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힘쓰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그룹 고객을 증권으로 연결해 자본시장 고객 기반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상반기에는 증권 계열사가 금융지주의 이익 증가를 주도했다면 하반기에는 거래대금 감소 속에서도 어느 정도의 이익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 셈이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증권사의 수익구조를 브로커리지에서 IB·WM·모험자본 등으로 넓혀 증시 등락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낮추는 과제도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 등 정부 정책 기조와 맞물려 증권 계열사의 존재감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며 “상반기 금융지주 실적이 크게 좋아진 데는 증권 자회사 영향이 상당히 컸던 만큼 하반기 증권업황이 그룹 실적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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