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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 반토막 하나증권…증자 대신 CP마통 2조 개설
김현진 기자
2026-08-14 10:00:00
올해만 두번째 한도 증액…경쟁사에 자기자본력 밀리자 시장 변동성 대응 위한 유동성 여력 확보 조치
이 기사는 2026-08-13 17:57:56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증권 단기차입금 2026년 증액 현황 딜사김현진  복사.jpg

[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하나증권이 올 들어 금융기관 차입과 당좌차월 한도를 확대한 데 이어 기업어음(CP) 발행한도까지 2조원 추가로 늘리면서 자본력 확충에 나섰다. 실제 부채를 즉시 늘리는 것이 아니라 필요시 시장에서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할 단기차입 옵션 한도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영업 기동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단기차입 한도 확대는 한국투자증권이나 NH투자증권 등 초대형 경쟁사와 자본력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메우기 위한 생존 및 경쟁 전략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통해 CP 발행한도를 기존 4조원에서 6조원으로 2조원 늘렸고 이에 따라 단기차입금 한도 총액은 11조8947억원에서 13조8947억원으로 확대됐다.


하나증권이 단기차입금 한도를 늘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하나증권은 금융기관 차입 및 당좌차월 한도를 확대했다. 당시 금융기관 차입한도를 원화 5000억원과 외화 3억5000만달러 규모로 새롭게 설정하고 당좌차월 한도도 800억원 늘렸다. 이에 따라 단기차입금 한도는 기존 10조7568억원에서 11조7817억원으로 9.5% 증가했다.


하나증권이 차입한도를 잇따라 확대하는 것은 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유동성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증권사는 시장 상황과 투자·IB 업무에 따라 단기 자금 수요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실제 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조달 창구를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실제 하나증권도 한도 설정액만 늘린 상태로 아직 실제 차입으로 이어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대형 경쟁사와 차이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최근 자기자본이 모그룹의 지원 덕분에 약 11조 원 이상으로 늘었다. 후발주자인 메리츠증권도 8조원 안팎인데 비해 하나증권은 6조원에 못 미치는 중상위권 그룹에서 버티는데 퍼스트 티어그룹의 절반 수준이다.


하나증권도 한투처럼 지주사로부터 대규모 유상증자(자본금 직접 수여)를 받으면 가장 좋지만 현재 이 하우스의 상황은 차선책에 머물 수밖에 없다. 하나금융지주은 최근 주주환원(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어 증권사에 수천억~조 단위의 돈을 털어 넣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게다가 CP는 낮은 비용과 신속성이 있다. 유상증자는 주주총회 등 절차가 복잡하고 자본비용이 많이 들지만 한도 확대는 이사회 결의만으로 가능하며 당장 이자가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개념이라 비용 효율적이다.


더불어 종투사 레버리지 규제 대응이 가능하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1100%까지만 자산(부채 등)을 늘릴 수 있는 레버리지 비율 규제를 받는다. 하나증권은 최근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 비율을 겨우 맞춰놓았기 때문에 실제 대출을 일으키기 전 단계로서 '조달 한도'만 먼저 늘려놓는 게 안전하다.


하나증권의 유동성 지표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원화유동성비율과 외화유동성비율은 각각 117.7%, 120.2%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00%를 모두 웃돌았다. 다만 지난해 말 원화유동성비율 131.1%, 외화유동성비율 132.1%와 비교하면 각각 13.4%포인트, 11.9%포인트 하락해 유동성 여력은 다소 축소됐다.


하나증권이 CP 등 단기자금 조달 한도를 확대하는 것은 올해 들어 단기 조달시장으로 자금 수요가 쏠리는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식과 회사채 공모 발행액은 126조57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조3570억원(15.6%) 감소했다. 반면 CP와 단기사채 발행액은 1272조8483억원으로 같은 기간 68% 증가했다. 장기 조달시장인 회사채 발행은 위축된 반면 CP와 단기사채 등 단기자금 시장을 통한 조달은 크게 늘어난 셈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뿐만 아니라 비금융회사도 단기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며 "회사채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아서 장기보단 단기로 조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들어 주식 시장에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증권사도 단기 유동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인이 반영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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