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펄어비스가 올해 2분기 '붉은사막' 출시 효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많이 감소했다. 붉은사막 판매량은 200만장을 웃돌았지만 평균판매가격(ASP)이 낮아지면서 회사가 제시했던 실적 가이던스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붉은사막 효과가 집중되는 올해가 단기 실적의 정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차기작 '도깨비' 출시 목표가 2028년 하반기인 만큼 향후 2년여간 대형 신작 공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붉은사막의 DLC(다운로드 가능한 콘텐츠)와 플랫폼 확장, 기존작 '검은사막'의 라이브 서비스 성과가 실적 하락 폭을 얼마나 방어할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게임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수익 1926억원, 영업이익 676억원, 당기순이익 709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영업수익은 41.4%, 영업이익은 68.1%, 당기순이익은 58.3% 각각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붉은사막 출시 효과에 힘입어 영업수익은 247.7%, 영업이익은 7411.1%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전분기 대비 실적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1분기 집중됐던 붉은사막 출시 효과의 약화다. IP별로 보면 붉은사막의 2분기 영업수익은 1361억원으로 1분기(2665억원) 대비 48.9% 줄었다. 검은사막은 5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7% 감소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붉은사막의 판매량 자체는 견조했다. 2분기에만 약 211만장이 판매됐다. 문제는 판매량보다 매출로 인식되는 금액이었다. ASP가 1분기 7만4000원에서 2분기 6만3000원으로 낮아지면서 판매량에 비해 매출 감소 폭이 커졌다.
이는 판매금액의 일부만 매출로 인식하는 채널의 판매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다. 여기에 피지컬 패키지는 도매와 소매 간 정산 절차로 실제 판매와 매출 인식 시점에 차이가 발생했고, 정산 대상 금액의 20%를 환불 보증 목적으로 이연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붉은사막 판매량은 유지됐지만 회계상 매출 인식이 뒤로 밀리면서 2분기 실적은 회사의 기존 가이던스를 밑돌았다.
영업비용도 늘었다. 2분기 영업비용은 12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4% 증가했다. 특히 인건비가 748억원으로 94.8% 급증했다. 붉은사막 출시에 따른 성과급이 일회성으로 반영된 결과다. 지급수수료는 306억원으로 28.0%, 광고선전비는 91억원으로 61.1% 각각 감소했다.
예상보다 빠른 붉은사막 매출 감소는 연간 실적 눈높이까지 끌어내렸다. 펄어비스는 기존 올해 영업수익 전망치 8790억~9754억원을 7098억~7438억원으로 낮췄다.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4876억~5726억원에서 3155억~3452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기존 전망치와 비교하면 영업수익 하단은 약 19%, 영업이익 하단은 약 35% 낮아진 수준이다. 그럼에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약 1259~1387% 증가하고 영업이익률도 44.4~46.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붉은사막이 올해 연간 실적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는 구조 자체는 유지되는 셈이다.
관건은 올해 이후다. 붉은사막에 이은 차기 대형 신작 '도깨비'는 2028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본격적인 마케팅 역시 2027년 하반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붉은사막 출시 효과가 약화되는 시점부터 도깨비 출시까지 발생하는 신작 공백을 기존 IP와 추가 콘텐츠로 메워야 하는 구조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간 이어질 신작 부재 구간의 초입에 위치했다”며 “붉은사막 DLC 출시만으로는 유의미한 매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기작 도깨비는 연기 이슈가 없다고 해도 2028년 하반기에나 출시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붉은사막의 생명주기를 얼마나 연장할 수 있느냐가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펄어비스는 연내 DLC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구체적인 가격과 구성은 3분기 중 공개할 예정이다. 신규 플랫폼을 통한 판매 확대도 추진한다. 스위치2 버전은 2027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기술 검토가 진행 중이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붉은사막 판매금액의 일정 부분을 매출로 인식하는 채널의 판매 비중이 증가해 평균판매가격이 낮아진 영향으로 가이던스를 하회했다”며 “이연된 매출은 하반기에 순차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정된 가이던스를 달성하기 위해 검은사막의 라이브 서비스 강화와 붉은사막의 판매량 증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존작인 검은사막도 신작 공백기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탠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기존 콘텐츠 개선 위주로 업데이트했으나 하반기에는 신규 클래스 ‘에이전트’, 신규 지역 ‘에다니아 파트 2’ 등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성과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펄어비스의 다음 과제로 붉은사막의 '출시 흥행'을 장기 매출로 이어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도깨비가 등장하기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DLC와 플랫폼 확장으로 붉은사막의 매출 감소 속도를 늦추고, 검은사막의 라이브 매출을 유지하는 것이 신작 공백기의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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