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차장] 최근 K뷰티 업계의 일부 도넘은 마케팅을 바라보는 시선이 편치 않다. 화장품 원료의 위해성 논란부터 미용의료 시술에 쓰이는 인체조직 유래 제품에 이르기까지, 안전성을 둘러싼 우려가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오고 있어서다. 소비자의 건강과 직결된 분야인 만큼 안전에 대한 민감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의 논란들이 기존의 관리·규제 체계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공포 마케팅과 의혹 제기 형태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K뷰티를 구성하는 각 영역은 이미 촘촘한 법적·제도적 울타리 안에서 관리되고 있다. 일반 화장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엄격한 성분 및 원료 규제를 받고, 미용 의료기기 역시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를 거친다.
최근 주목받는 인체조직 유래 세포외기질(ECM, Extracellular Matrix) 제품 등 고도화된 미용 바이오 영역도 예외는 아니다. ECM은 피부·조직 세포 사이를 채우며 구조를 지지하고 재생을 돕는 단백질 성분으로, 노화로 감소하는 이 물질을 인체조직 유래 방식으로 보충해 피부 재생을 유도하는 것이 관련 시술의 원리다. 국내 기업들은 이 ECM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일각에서는 "조직은행 허가만 받으면 제품별 심사 없이 유통할 수 있다"는 식의 '규제 공백' 논란이 일면서 제동이 걸렸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현재 인체조직은 의료기기와 규제 트랙이 다를 뿐, 식약처 바이오생약국 체계 안에서 조직은행 설립·조직취급허가와 별도로 조직별·처리가공방법별 자료 검토, 변경보고·승인 절차를 거친다. 신제품을 추가하거나 기존 제품을 변경할 때도 제품표준서와 공정 유효성평가 자료, 관련 로우데이터를 제출해 관할청 심사를 받아야 한다. "허가 체계가 다르다"는 것과 "제품별 심사가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규제 트랙의 차이를 곧장 '공백'으로 규정하는 것은 법적 구조를 오도할 소지가 있다.
이는 의료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열린 대한피부항노화학회(KAAD) 2026 하계학술대회에서는 미국조직은행연합회(AATB) 인증위원회 부회장을 지낸 페이스 P. 케이스가 참석해 선진국의 윤리·안전 관리 체계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기증자 검증부터 감염성 질환 검사, 제조 공정 검증, 추적 관리 시스템까지 이어지는 글로벌 표준 체계다. 국내에서 제기되는 안전성 우려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동일한 수준의 정밀한 검증을 거쳐 관리되고 있는 사안이라는 뜻이다.
제도적 안전장치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 배경에는 씁쓸한 시장의 속사정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당한 소비자 알 권리 요구 외에도 치열한 주도권 싸움 속에서 상대를 흔들기 위한 '발목잡기식 여론전'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적지 않다는 말이다.
'안전성 의혹'이라는 프레임은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기업의 이미지와 제품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힌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만으로도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늦추거나 흔들 수 있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내부의 흠집 내기가 개별 기업의 손실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K뷰티가 세계적인 위상을 갖추게 된 핵심 동력은 수년간 쌓아 올린 '품질과 안전에 대한 신뢰'였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안전성 이슈가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국내외로 확산하면, 해외 바이어와 소비자들에게는 '한국 뷰티 산업 전체의 불안전성'으로 오인될 수 있다.
안전성 검증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 맹목적인 산업 옹호 역시 경계해야 한다. 다만 논란이 불거졌을 때 해당 제품이 실제로 어떤 법적·제도적 관리 체계 아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국제 기준에 비추어 타당한 수준인지를 서둘러 따져보는 냉철함이 선행돼야 한다.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소문'이 아닌 '팩트'와 '제도'를 바탕으로 논의하는 냉정한 시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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