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현대건설 지분 5%를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투자 목적은 단순투자지만 소형모듈원전(SMR)과 수소 등 에너지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는 현대건설 입장에선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영향권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향후 에너지 전환 전략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자본배분 등을 둘러싼 블랙록의 의결권 행사 가능성도 조심스레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블랙록은 최근 장내매수를 통해 현대건설 지분 5.01%(558만455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지분율은 기존 4.96%에서 0.05%포인트 확대됐다.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다.
블랙록의 지분 취득은 현대건설이 추진 중인 에너지 사업 확대와 맞닿아 있다. 현대건설은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수소·암모니아,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등을 신성장 사업으로 낙점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 건설사업을 넘어 에너지 분야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지속가능경영 전략에도 이 같은 방향성이 반영됐다. 현대건설은 원전과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등을 연계한 사업모델을 확대하고 저탄소 인프라를 중장기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투자 기회를 중시하는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투자 방향과 현대건설의 사업 전략이 맞물리는 대목이다.
블랙록은 기후 리스크와 에너지 전환을 장기 투자전략의 핵심 축으로 관리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운용사다. 단순히 기업가치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투자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ESG 정책, 자본배분, 기후 대응 전략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스튜어드십 활동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 장내매수로 향후 주주총회에서 블랙록의 존재감도 확대될 전망이다. 의결권은 기존에도 보유 지분만큼 행사할 수 있었으나 지분율이 5%를 넘어서면서 주주총회 주요 안건에서 블랙록이 내놓을 입장과 스튜어드십 활동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공시는 단순투자를 목적으로 한 만큼 당장 블랙록의 경영 참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통상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은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의결권을 행사한다.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정책, ESG 체계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블랙록의 지분 참여가 현대건설의 해외 투자자 기반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에너지 전환 전략의 실행력과 자본배분, 주주환원 정책 등이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검증 대상에 오르면서 회사의 중장기 경영 전략에도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블랙록은 단기 차익보다 장기 기업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투자자로 평가받는다"며 "현대건설이 추진하는 에너지 사업이 실제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으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투자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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